문재인 정부 국민명령 1호인 장애등급제 폐지에는 시각장애인의 욕구가 반영돼 있지 않다. 장애인을 1급부터 6급까지 의료적으로 줄 세워 낙인찍는 기존의 등급제를 폐지하고, 개개인의 욕구와 사회적 환경에 따라 판단한다는 목적으로 진행된 장애등급제 폐지는 방향을 잃은 지 오래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장애인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도구의 평가지표 중 일상생활동작 영역의 ‘옮겨 앉기’ ‘누운 상태에서 자세 바꾸기’ ‘앉은 자세 유지’ ‘배변배뇨’ 등의 항목은 운동성 장애의 특성과 욕구를 반영하고 있고, 인지행동영역의 평가지표인 주의력, 환각, 환청, 망상, 돌발행동 등은 정신적장애의 특성과 욕구를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시각장애 등 감각장애의 특성과 욕구를 반영한 평가지표는 없다.

이는 시각장애인의 특성과 욕구를 철저히 짓밟은 것은 물론이거니와 맞춤형 서비스의 근간인 개개인의 욕구와 환경을 반영하기는커녕 장애유형별 특성조차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가 활동 지원서비스뿐만 아니라 보조기기지원, 응급안전지원, 거주시설입소 및 이동지원서비스와 소득보장 등 장애인복지서비스 지원의 준거틀이라는 점에서 시각장애인들은 생존의 커다란 위협을 받고 있다.

또한 보건복지부는 장애인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의 내용 및 점수 산정방법에 관한 고시를 행정예고 중이며, 장애인 당사자와의 합의 없이 일방적 시기를 정해놓고 밀어붙이고 있다.

소통은 일방적 의사전달이 아니라 상호의사교환이다. 일방적 소통의 결과 장애당사자와 복지 당국자들 간의 갈등과 불신을 조장시키고 있음은 물론이거니와 장애당사자들에게 상실감과 좌절감만 안겨주고 있다.

현재의 장애등급제 폐지 과정은 그야말로 장애정책의 난맥상을 낱낱이 보여주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은 무엇을, 누구를 위한 장애등급제 폐지이고,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인지 다시 한 번 되새겨보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한시련이 보건복지부의 종합조사도구에 동의를 하였고, 평가매뉴얼에서 보완하기로 하였다는 주장들에 대하여 한시련은 동의한 바도 없거니와 합의한 바도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평가지표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으며 이는 장애유형별 특성이 반영된 평가지표로 개정되어야 한다는 것은 변함없는 한시련의 입장이다.

우리 연합회는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도구의 평가지표를 시각장애의 특성과 욕구를 반영하여 개정할 것을 요구하며, 이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때에는 우리 연합회의 모든 자원을 총동원하여 투쟁할 것임을 천명한다.

1.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 도구에 시각장애 특성이 반영된 평가지표를 포함시켜라.

1. 시각장애인의 욕구와 환경을 고려한 진정한 맞춤형 서비스 실현을 위한 예산을 확보하라.

1. 보건복지부는 장애인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의 내용 및 점수 산정 방법에 관한 고시 제정안 행정예고를 즉각 중단하라!

2019년 5월 28일

(사)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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