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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장애인의 날, 진정한 ‘탈시설’ 로드맵 수립 촉구

[논평]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12월 3일)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8-12-03 15:42:30
“진정한 탈 시설 정책은 시설 폐쇄(예산 축소)정책과 지역사회 중심적인 장애인 개별지원 구축이 병행되어야 한다!”

오늘은 세계장애인의 날이다. 그러나 우리는 며칠 전에 TV를 통해 또 한 번 믿고 싶지 않는 현실을 마주해야 했다.

25년 전인 1993년 SBS 아침방송을 통해 처음으로, 그리고 2년 후인 1995년 <그것이 알고싶다>를 통해 더 심층적으로 열악한 실태가 고발되었던 경기도 광주의 장애인 복지시설.

당시 방송을 계기로 큰 사회적 이슈가 되고 시설 명칭과 운영주체도 바뀌었다. 그러나 지난 2월, 경기도 광주시 탄벌동에 소재한 사회복지법인 한국발달장애복지센터 산하의 장애인 거주시설 ‘동산원’에 거주하던 지적장애인 7명이 경찰과 인권센터의 보호 하에 분리조치 되었다.

해당 법인의 이사장은 과거 문제가 있었던 ‘혜인원’을 인수해 법인명을 ‘한국발달장애복지센터’로 이름을 바꾼 후 23년간 운영해 온 치과의사 출신의 서씨에게 실제 원내에서 학대를 당한 장애인들을 확인할 수 있었고, 우선 2월에 7명, 9월에 2명을 추가로 동산원에서 분리조치 했다.

이들 중에는 학대를 비롯해 성폭행 피해가 의심되는 원생도 있었다. 이 뿐만이 아니라, 장애인 거주인들을 성폭행과 강제 노역에 동원했으며, 심지어 장애인 거주인 가족들에게 친권 포기를 종용하여 정부 보조금을 허위로 받아왔으며, 이와는 별도로 가족들에게 강제로 후원금까지 걷었다.

반복적으로 터지는 장애인 거주시설의 비리와 장애인 인권 문제! 아직도 그 끝을 알 길이 없다.

‘폭력과 착취’의 대상으로 낙인찍힌 시설장애인들의 처참한 삶, 이와 대조되는 시설장과 그 추종자들의 부하고 안락한 삶. 왜 국가는 아직도 시설에 막대한 예산을 투여하고 있는가. 왜 국가는 시설장애인들의 처참한 삶을 묵인하고 있는가. 왜 국가는 변화하지 않는가.

국가는 이제 더 이상 시설들의 반인권적 행태를 눈감아서는 안 된다. 이 괴물 같은 장애인 시설 감금의 역사가 어떻게 출현했는지, 다른 국가들은 장애인 거주시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고 있는지, 그리고 근원적으로 우리나라의 탈 시설 정책 방향을 다시 수립해야 한다.

시설 감금의 역사가 태동하게 된 배경이 장애인 등의 열성적인 인간들을 학살, 단종 수술로 씨를 말리거나, 집단으로 수용하여 철저하게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한 우생학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알 것이다. 이는 장애인의 의료화, 시설화로 발전했다. 다시 말해서, 시설 감금은 그 시작 자체가 장애인을 죽이거나 이 사회에서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한 ‘악의 근원’이다.

그렇다면, ‘악의 근원’으로 시작한 시설 수용을 다른 국가들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가.

먼저 미국은 ADA(미국장애인차별금지법)를 통해 시설 장애인의 소송들이 줄줄이 이어져서 거주시설의 문제들이 폭로되었다. 이 후에 수많은 장애인들이 지역사회로 나왔으며, 이를 통해 장애인을 개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강하게 대두되었다.

미국의 대표적인 탈 시설 정책은 “Money follow Person(이하 MFP, ‘사람을 따라다니는 돈’)”이다. 이 정책은 시설에 쓰이는 돈보다 지역사회에서 복지서비스를 받는 것이 예산이 적게 쓰인다는 점에 착안하여 2005년 ‘적자예산 절감을 위한 법(Deficit Reduction Act (DRA)’에 의해 실시됐다.

‘사람을 따라다니는 돈’이라는 정책은 시설 서비스 예산을 줄이고, 지역사회 서비스를 확충하는 것이 목표였다. 이는 장애인 개별예산(Individual budget)으로 발전되었다.

캐나다의 경우에는 1973년에 정부가 더 이상 대형 정신병원과 거주시설을 더 이상 짓지 않겠다고 발표하고 1977년부터 1986년까지 대형 5개 시설들을 폐쇄했으며, 나머지 시설들도 축소했다. 폐쇄되고 축소된 시설들에 들어갔던 예산은 지역사회 중심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재투자 되었다.

시설 폐쇄가 진행된 이후에 발달장애인 부모 조직과 장애인 단체들은 장애인 개별 계획에 근거해서 예산을 지원할 것을 거세게 요구했으며, 이 결과 여러 차례 시범사업들을 통해 자기 주도적인 장애인 개인예산이 정식으로 시행되었다.

영국의 탈 시설 운동은 1960년대 후반부터 시작되었고, 1980년대에 시설 학대가 이슈화 되면서 1985년 사회서비스 선정위원회(Social Service Select Committee)는 대형 정신병원과 시설을 폐쇄하고 지역사회 중심 서비스 예산을 확충할 필요성을 인정했다.

이후에 복지서비스를 결정할 때에 장애인 당사자의 가족 의사 중심으로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했으며, 이것은 영국의 직접지불제도의 기반이 되었다. 영국 등의 유럽 국가들이 탈 시설을 추진한 국제법 근거는 장애인의 선택 자유와 자율을 명시한 유엔장애인권리협약 제3조, 장애인의 법적 권한 관련 조항인 제12조, 장애인의 자립과 지역사회 참여를 명시한 제19조이다.

해외의 탈 시설 정책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점은 시설폐쇄와 지역사회 중심적이고 장애인 개별지원 정책(개인예산)이 함께 발전했다는 것이다. 거주시설 예산 중단과 시설 폐쇄와 함께 시설에 들어갔던 예산이 지역사회 중심 서비스 예산으로 전환되고 더 나아가 개별 서비스와 개인예산으로 발전되어, 모든 유형의 장애인이 거주시설에서 나와서도 지역사회에서 고립되지 않도록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제 결론은 나왔다. 거주시설 폐쇄와 시설예산 축소를 통해 지역사회 중심, 장애인 개인 중심의 서비스 수립을 빼고 탈 시설을 말하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그러나 정부는 시설의 폐쇄는 고사하고 축소할 의지조차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제5차 장애인종합계획(2018〜2022)」의 탈시설 내용을 보면 ‘시설 폐쇄’, ‘시설 축소’라는 글자는 어디에도 없다.

‘정상화된 사회’, ‘사람 중심’을 외치는 문재인 정부가 장애인을 때리고, 죽이는 거주시설을 아직도 ‘정상’으로 보는 이 현실이 개탄스럽다.

따라서 우리는 문재인 정부가 즉각 거주시설을 폐쇄하고 획기적인 거주시설 예산 축소와 거주시설에 들어갔던 예산을 지역사회 중심적이고 장애인 개별에게 지원하는 복지예산으로 전환하여 종국에는 장애인 개인예산까지 도달할 수 있는 진정한 「탈 시설」정책의 로드맵을 즉각 수립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18. 12. 3.
(사)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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