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의 발달장애인과 가족들은 2014년 4월 발달장애인도 사회의 온전한 구성원으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으리란 희망을 가졌었다.

그러나 지금 20만 명이 넘는 발달장애인과 그보다 훨씬 많은 발달장애가족들 중에 4년 전 그토록 꿈꾸었던 희망을 온전히 가지고 있는 사람은 더 이상 없다.

심하게 말하면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이후 지난 4년여의 세월은 발달장애인에게는 꿈과 희망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시간이 아니라 다시금 절망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고 할 정도이다.

발달장애인법은 지난 수십 년간 국가와 사회로부터 소외되었던 발달장애인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장애여부에 관계없이 동등하게 존중받으며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게 할 수 있게 하는 최소한의 기대였다.

그러나 정부와 지자체는 지난 3년간 전국에 고작 18개의 발달장애인지원센터를 만든 것 말고는 그동안 발달장애에 대한 그 어떤 정책의지와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보여주지 못하였다.

실제로 중앙과 전국에 설치된 18개의 발달장애인지원센터는 법이 요구하는 최소한의 기준만을 형식적으로 지킨 것으로서, 장애인의 수가 적고 관할 구역이 좁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차라리 없느니 만도 못한 면피용 도구라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세월 우리사회가 쌓아올린 경제성장과 복지확대라는 성과는 적어도 발달장애인과 가족들에게는 우리의 이야기가 아니라 남의 나라 이야기였으며 여전히 발달장애인들의 삶은 새로운 정부가 출범했음에도 요지부동 변하지 않고 있다.

이에 전국의 발달장애인과 가족들이 발달장애인법의 온전한 시행과 낮 시간 활동보장을 위한 주간활동서비스의 제도화, 발달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직업재활지원 사업의 확대 그리고 장애인 가족지원 체계의 구축 등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를 요구하며 삭발과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4월 2일은 “세계자폐인의 날”로 자폐성장애에 대한 사회적 이해와 공감을 높여 자폐인과 가족이 우리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함께 살아가는 것을 촉구하기 위해 유엔이 만장일치로 제정한 날이었지만 이 날 조차도 발달장애인과 가족은 여전히 메아리 없는 외침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과연 언제까지 발달장애인에 대한 책임을 올곧이 가정에만 부담시킬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이에 우리 협회는 현재 진행 중인 발달장애인과 가족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온 마음으로 적극 지지하며 정부는 더 이상 이들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고 전향적이고 책임있는 자세를 요구하는 바이다.

2018년 5월 4일

사단법인 한국자폐인사랑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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