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장애인 건강권 및 의료접근성 보장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건강권법)에서 제정된 이유는 장애인의 건강은 개인의 노력만으로 달성할 수 없고, 국가와 지역사회의 개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이에 따라 장애인건강권법 제2조는 장애인들이 최적의 건강관리와 보호를 받을 권리, 장애를 이유로 건강관리 및 보건의료에 있어 차별대우를 받지 아니할 권리, 건강관리 및 보건의료 서비스의 접근에 있어 비장애인과 동등한 접근성을 가질 권리를 명시하여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건강권을 구축하기 위한 국가정책의 방향을 분명하게 명시하였다.

특히 중증장애인중에 와상장애인은 건강문제 해결에 있어 가장 기초적인 단계인 병원방문마저도 현 의료 인프라 상황 속에서 거의 불가능한 상태이다. 지금까지 국가가 장애인의 건강문제 해결에 의료환경 구축과 의료서비스 이용에 기반을 둔 권리를 철저하게 외면한 처사이다.

와상장애인의 건강문제를 가장 기본적인 진료문제만이라도 해결시키고자 장애인건강권법 제9조에 방문진료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라고 분명하게 명시하였지만 입법예고된 하위법령안에는 전혀 그 세부추진을 위한 조항이 전혀 없는 상태이다.

장애계는 그간 국회정책간담회 등 몇 차례 진행된 정책건의를 통하여 방문진료에 관한 하위법령안 개정의견을 제시하였지만 복지부는 전혀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그 입장은 방문진료가 일반 진료에서 활성화되지 않았기에 마련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른 주장이다.

의료법 제33조는 왕진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면서도, 응급환자인 경우, 환자나 환자보호자의 요청이 있는 경우,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공익상 필요하다고 인정하여 요청하는 경우, 가정간호를 하는 경우, 그 밖에 이 법 또는 다른 법령으로 특별히 정한 경우나 환자가 있는 현장에서 진료를 하여야 하는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 등을 예외적으로 적법하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더욱이 장애인건강권법 제9조에서 대통령으로 정하라고 분명하게 명시했다는 것은 공익상 필요사항이란 점을 법률적으로 명시하여 의료법 33조와 일맥상통하는 적법한 것임에도 아무런 시행령 조항을 마련하지 않은 것은 직무유기에 해당한다.

과연 장애인 방문진료사업이 일반진료에서 꺼리는 사업이라 안하는 것인가? 이미 안양시, 전주시 등 많은 지방자체단체는 ‘방문보건센터 설치 및 운영 조례’를 통해 ‘방문보건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전주시의 경우, 조례를 통해 방문보건사업이 ‘주민의 의료이용 편의제공, 건강유지ㆍ증진을 통해 가족의 자가관리 능력 및 삶의 질을 향상하여 건강한 지역사회를 조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포괄적인 건강관리 사업(전주시의 경우)’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지역사회에서 이미 조례를 통하여 방문진료가 활성화되고 있는데 중앙정부가 철저하게 외면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 이유가 의료계가 제기하는 방문진료 수가의 현실성에 관한 것이라면 지난 7월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이 입법 발의한 ‘보행이 곤란하거나 불가능한 환자, 의료취약지 거주자 또는 그 가족의 요청으로 의사의 왕진 시 소요되는 시간, 노력 등을 고려하여 일정한 금액을 가산하여 요양급여비용을 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국민건강보험법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주요 골자를 참조하여 시행령에 명시하면 해결될 문제이다.

중증의 와상장애인 진료문제는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 언제까지 의료계가 주장하는 현실성 타령만 할 것인가? 이를 위해 장애계는 최소한 수정보완할 것을 다음과 같이 강력히 요구한다.

- 보건복지부장관은 장애인주치의의 방문진료에 소요되는 시간‧노력 등을 고려하여 일정한 금액을 가산하여 달리 산정할 수 있다.

- 특별교통수단 등을 이용하기 어려운 상태의 중증장애인은 장애인주치의에게 방문진료를 요청할 수 있다.

- 장애인주치의의 방문진료를 통해 중증장애인에게 제공하는 의료서비스는 다음과 같이 제공되어야 한다.

1. 장애유형별 특성에 따른 주장애 및 일반질환 진료

2. 일상적인 질환의 예방 및 관리 서비스

3. 질환 및 건강상태에 따른 전문적 의료서비스의 연계 조정

4. 지역사회 장애인 건강보건관리사업의 안내

2017.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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