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의 관피아 척결은 말뿐이었다.

2017년 1월1일자로 단행된 대구시 국 · 과장급 인사에서 2014년 ‘희망원 관피아’ 주동자로 징계까지 받은 A씨가 문화체육관광국 과장으로 복귀했다. 당시 A씨 직속상관이던 정남수 복지정책관은 보건복지국장으로 발령받았다.

이번 권영진 대구시장의 인사는 초선이 아니라 벌써 3선 임기 말기인 것처럼 신선함과 변화가 없다. 관피아 척결 등 공직사회개혁은커녕 비리 연루자를 주요 요직에 발탁하는 ‘인사 역주행’ 기현상마저 벌어졌다.

희망원의 비리와 인권문제를 잉태시키고 눈덩이처럼 키운 장본인은 희망원과 유착한 대구시 공무원이다. 그 비리와 부패 사슬은 유착으로부터 시작되었고, 공무원 친인척 채용이라는 희망원 관피아 사건으로 일부 드러났다. 그러나 그 부패의 고리는 지금까지도 뿌리 깊게 박혀 지금의 희망원 사건을 발생시켰고, 검찰 수사 과정에서 관피아에 의해 채용된 공무원 친인척 일부 희망원 직원은 인권유린으로 구속까지 되었다.

바로, 그 유착의 고리에 오랫동안 핵심적 역할을 한 인물이 바로 A씨라는 것이 중론이다. A씨는 복지기획계, 복지시설계 등 희망원과 관련한 직, 간접적 보직을 오랫동안 맡으면서 예산과 행정을 동원해 희망원을 지원하고 보호해 준 의혹을 받고 있다. 당연히 공무원으로서 해야 할 지도감독은 제대로 할 리 없었다. 제대로 감사했으면 희망원 사태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언론보도에 의하면, A씨는 징계를 받은 후에도 교육 및 해외연수를 다녀왔고, 승진까지 했다. 그야말로 행정의 ‘미꾸라지’라 할 만하다.

적어도 2014년 희망원 관피아 사건이 터졌을 때, 제식구 감싸기 식 부실징계만 안했어도, 희망원에 대한 철저한 감사만 했어도, 희망원의 인권유린과 횡령 사건은 발생하지 않을 수 있었다.

따라서 행정의 곪은 상처는 인사로 도려내야 한다.

그러나 권영진 시장은 치부를 감추지 않고 치료하기보다 조용히 잊혀 질 때까지 1년간 있다가 복귀시켰다. 시청 내외로 후견인이 있다는 합리적 추론까지 가능한 대목이다.

또한 부패연루 구체제 인물을 가장 창조적인 분야인 문화컨텐츠를 맡기는 것 자체도 참으로 가당치 않다.

무능하고 부패한 공무원을 요직에 발탁한 권영진 시장, 관피아 척결과 공직사회 혁신은 그야말로 공염불이 되었다. 이는 기존의 낡은 행정, 구태의연한 행정 운영을 과감히 청산하고 새로운 시대를 만들고자 하는 대구시민의 열망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다.

이번 인사는 최악의 인사로, 역주행 인사다. 권영진 시장은 관피아 척결 의지가 없다. 있다면, 스스로 증명해라.

2017년 1월 5일

대구시립희망원 인권유린 및 비리 척결 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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