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복지가 최대 위기를 맞았다. ‘증세 없는 복지는 거짓말’ 이라는 그럴 듯한 논리로 증세를 미끼로 복지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가운데 뒤늦게 공영방송인 KBS 한국방송에서 국내 유일의 기부를 위한 모금 프로그램인 <사랑의 리퀘스트>가 폐지된 사실이 알려져 사회복지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사랑의 리퀘스트>는 1997년에 신설되어 17년 동안 한국의 기부 문화를 이끌어왔다. 전화 한통으로 2천 원을 기부할 수 있는 ARS모금 방식이어서 누구나 쉽고 부담 없이 작은 선행을 실천해왔다.

17년 동안 모금한 액수는 864억 원으로 이 기부금으로 4만6천여 명이 단비 같은 도움을 받았다. <사랑의 리퀘스트> 애청자인 故강태원 옹이 2002년 270억 원을 기부하여 KBS강태원복지재단이 만들어질 정도로 <사랑의 리퀘스트>는 사회복지 활동을 활발히 전개해왔다.

이러한 역할을 해온 <사랑의 리퀘스트>를 폐지하며 KBS는 모금 방식이 낡아서 아이스버킷 챌린지 같은 새로운 기부 형태의 프로그램을 신설하겠다고 하였다.

프로그램 형태를 바꾸는 것은 동의한다.

하지만 대체 프로그램을 마련하지 않고 폐지하는 것은 복지의 단절을 가져오는 위험한 발상으로 기부 프로그램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더욱이 아이스버킷 챌린지 같은 프로그램은 새로운 기부 형태가 아니라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는 사회복지를 예능 오락 프로그램으로 변질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모금 방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여 소액 기부로 소외된 이웃들의 어려움을 해결해주며 의미있는 나눔 문화를 확산해가고 있는데 한국의 대표 모금 프로그램인 <사랑의 리퀘스트>를 폐지한 것은 더불어 살아가는 복지사회 구현에 반하는 조치이다.

KBS는 <사랑의 리퀘스트> 폐지 후 어떤 모금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는지 자세히 밝히고 공영방송이 갖고 있는 나눔문화의 가치에 대한 확실한 입장을 표명해줄 것을 촉구한다.

2015. 2. 12

전국사회복지대학원 총연합회 회장 정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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