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 원장이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인사추천위원회를 구성하여 공개모집 공고를 하고, 그 중 4명을 면접 심사를 했다.

면접심사를 통과한 인물은 차현미(전 복지부 장애인권익지원과장), 박춘우(전 한국장애인개발원 본부장) 등 장애인 2인과 비장애인 이순홍씨로 3배수 추천되었다.

장애인들은 장애인계에 아무런 업적이나 경험이 없는 이순홍씨에 대하여 의혹의 눈을 보내고 있다.

면접심사에서 가장 먼저 심사장에 들어간 이순홍씨는 면접을 보고 나와서 내가 장애인 일을 전혀 해 보지 않아서 답변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다른 면접심사 대기자에게 자신을 소개하기를 장안동에서 왔다고 하였는데, 금융계통에 있었다고 기억하는 사람도 있고, 토지주택공사에서 일했다고 기억하는 사람도 있다.

물론 고용개발원장이 반드시 장애인이어야 한다는 법은 없다. 그리고 정치권에서 추천한 사람이라고 모두 무능력하거나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이순홍씨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실세 모 국회 의원이 강력한 뒷배가 되어주는 있는 인물이라든가, 장애계와 아무런 인연이 없고 연구실적이나 장애관련 박사학위가 있는 것도 아닌데 이순홍씨가 고용개발원장의 면접을 통과한 것은 그만큼 힘이 있는 것이고, 심지어 내정되어 있어 다른 장애인들은 들러리라는 말까지 돌고 있다.

지난 고용개발원장 역시 비장애인으로서 한반도연구소에서 북한학을 연구하던 사람이었다.

당시에도 장애인단체들은 장애인관련 학자나 장애인 당사자 중에서 고용개발원장이 되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었지만 그 소망은 실패로 돌아갔다.

그것이 사례가 되어 전에도 비장애인이 원장직을 했는데 왜 장애인만이 해야 한다고 하느냐는 변명을 만들어 주고 있다. 한번 잘못되었다고 계속 잘못되어도 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으며, 장애인의 노동연구 책임자마저 나눠먹기식 관직이 되어버린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지울 수가 없다.

이러한 비전문가를 정치권에서 내려보내기에 장애인고용이 발전이 없는 것이다. 최근 관피아를 척결한다면서 장애인계는 그들이 숨어들기 딱 좋다고 생각한다면 너무나 장애인을 얕잡아 보는 것이다.

공단은 3배수로 추천만 되었을 뿐 현재 신원조회 중이며, 결정권은 최고 결정자만이 하는 것이라 아무것도 결정된 바는 없다고 하겠지만, 최종 발표가 나고 나면 번복할 기회가 완전히 사라져버리는 것이기에 현재 시점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장애인계에도 인물은 많다. 장애인 당사자가 오히려 감수성과 애정을 가지고 더 잘 할 수 있다. 장애인이 아닌 사람이 온다면 장애계에 활동을 하거나 연구실적이 있거나, 무엇인가 연관성이 있어야 한다.

이런 이유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상근이사로 노동부 쪽 인사가 왔을 때에는 그나마 연관성이 있어 이해할 수 있었지만, 전혀 아무런 연관도 없는 인사가 서류를 제출하고 응모할 용기를 낸 것 자체가 정치적 배경에 의한 낙하산이 아니면 생각할 수 없다는 점에서 장애인계는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장애인 고용을 연구하는 자리가 비장애인 고용을 위한 자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최소한 장애인 고용 관련 연구나 종사 경력이라도 있어야 한다.

단순히 공무원 경력이나 간부로 일한 경험만 있으면 맡을 수 있는 자리라면 이에 해당되는 인물들은 너무나 차고 넘친다. 그 많은 공직자들이나 간부자들만 영원히 이 세상의 권력과 양질의 자리를 차지하고 말 것이다.

장애인고용개발원장 자리가 이런 자들의 휴식처나 정치권의 자리나누기에 희생될 자리는 분명 아니다.

확정이 되지 않았고,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이 없는데 왜 문제를 제기하느냐고 하겠지만, 이미 한 사람으로 정해진 것이 기정 사실이라는 풍문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으며, 그것이 아니라면 3배수 추천 통과 자체가 불가능한 인물이라는 점, 여기저기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들이 장애인의 봉사직이 정치권에 유린되었다는 말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장애인의 참여보장은커녕 장애인을 위한 자리를 자격 없는 비장애인이 차지하는 일이 없도록 언론과 정치권이 막아 주어야 마땅하다.

만약 이순홍씨가 충분한 자격이 된다면 인사추천위원회에서는 점수를 공개하고 낙점된다면 그 분의 낙점의 배경을 낱낱이 밝혀야 할 것이다.

만약 낙하산이라면 우리 장애인계는 공단을 버릴 것이며, 관계자를 타도하고 장애인의 유린과 공단 정상화에 역행한 것에 대하여 끝까지 투쟁으로 맞설 것이다. 밀실 인사가 아닌 투명한 인사선정을 요구한다.

장애인 관련 업무가 전혀 없는 사람이 후한 점수를 받아 직을 맡는 것을 명백히 반대하는 바이다.

2014년 10월2일

사단법인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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