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국회의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을 촉구하며

- 부양의무자 기준 개정,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

‘화장실 거주 삼남매’ ‘창고에서 지내는 소녀’ 사건이 일어나자 보건복지부는 허겁지겁 ‘복지소외계층 전국동시 일제조사’를 실시하였다. 그리고 열흘 만에 복지소외계층 1721명을 찾아냈다고 보도했다. 그 중 230명(13.4%)은 긴급생계비와 기초생활보장급여 안내 등의 지원을, 71명(4.1%)에게는 민간단체가 실시하는 지원을 연결해줬다고 자랑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나머지 1420명은 국가차원의 지원도, 민간차원의 지원도 받지 못하고 또다시 소외 된 것이다.

현장에서 일하는 우리들은 이러한 문제가 일시적인 것이 아님을, 앞으로도 끊이지 않고 일어날 사건임을 잘 알고 있다. 그 이면에는 구멍이 숭숭 뚫린 사회안전망, 곧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멍 가운데에서도 ‘부양의무자 기준’이 바로 이러한 사태를 만들어내고 있는 주범이다. 오죽하면 복지부가 대통령의 ‘하명’을 받아 실시한 조사에서 발굴된 소외계층마저 ‘기초법’이라는 안전망 안으로 포괄하지 못하고 ‘긴급생계비’ ‘안내’ ‘민간단체 지원 연결’밖에 할 수 없었으며 그나마 그 숫자가 소외계층의 20%에도 달하지 못한단 말인가!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시행 11년 동안 수급권자 수의 변동을 살펴보면 전체인구대비 3%를 유지하고 있다. 예산과 연동된 3%가 실제 빈곤과 상관없이 수급권자의 규모를 결정하는 보이지 않는 손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보이지 않는 손을 없애는 것이야말로 자본주의 사회의 무한경쟁과 고용 없는 성장으로 인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저소득, 저임금, 반실업 상태의 빈곤층을 제대로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최우선으로 해야 할 일이 바로 부양의무자기준의 폐지이다. 현재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사각지대에 있는 410만 명 가운데 103만 명이 부양의무자 기준 때문이다. 이렇듯 부양의무자 기준은 빈곤문제를 가족에게 떠넘기고 있는 것으로서 국민의 ‘기본 생활’을 보장한다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취지를 정면으로 배반하는 대표적인 독소조항이다.

현재 18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는 이와 관련된 기초법 개정안이 상정되어 있으며 시민사회단체들은 당사자단체와 더불어 법의 통과를 적극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예산의 문제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국민의 복지를 위해 장단기계획을 세우고 예산계획을 수립하는 것은 정부가 당연히 해야 할 역할인데도 당장의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청사진을 제시하지 않는 것이 과연 올바른 행태인가!

이에 전국실업단체연대는 전국의 근로빈곤층과 함께 제18대 국회에서 이 문제를 해결해줄 것을 적극 촉구한다. 고용 없는 성장, 항상적 고실업상태, 급속한 고령화, 사회보장제도의 미흡 등으로 인해 늘어나고 있는 근로빈곤층의 문제는 국회에서 먼저 실마리를 풀어야 한다. 상정된 기초법 개정안의 통과가 바로 그 실마리이다.

- 가난은 가족이 아니라 국가의 책임이다!

- 18대 국회는 기초법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하라!

2011년 6월 9일

전국실업단체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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