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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성폭행 수사에 분노하는 장애인계

법무부, 수사지침 마련 등 요구안 조속히 실행해야

국회, 제출된 ‘성폭력처벌법 개정안’ 의결 서둘러야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0-10-23 00:20:00
민주당 박은수 의원, 민주노동당 곽정숙 의원과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한국제나가족지원센터, 전국성폭력상담소·보호시설협의회 소속단체 146개소가 지난 21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불합리한 수사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대전 발달장애여성 성폭력 사건에 대한 법무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는 모습. ⓒ박은수 의원실 
에이블포토로 보기 민주당 박은수 의원, 민주노동당 곽정숙 의원과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한국제나가족지원센터, 전국성폭력상담소·보호시설협의회 소속단체 146개소가 지난 21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불합리한 수사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대전 발달장애여성 성폭력 사건에 대한 법무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는 모습. ⓒ박은수 의원실
장애인계가 울분에 차 있습니다. 대전지방경찰청 성폭력특별수사대가 지난 13일 지적장애인여성(15세, 3급)을 성폭행한 A(17)군 등 대전지역 고등학생 16명을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불구속 입건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부터입니다.

불구속 입건 이유는 “가해 학생이 미성년자인데다 피해자가 강하게 저항하지 않았고 폭력이 행사되지 않았다”라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장애인계는 ‘피해자가 강하게 저항하지 않았다’는 이유에 대해 경찰이 장애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며, 구속수사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쟁점으로 떠오르는 것은 ‘항거불능 상태’의 인정여부입니다. 현행 성폭력처벌법 제6조에는 ‘신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장애로 항거불능인 상태에 있음을 이용하여 여자를 간음하거나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사람은 형법 제297조(강간) 또는 제298조(강제추행)에서 정한 형으로 처벌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그렇지만 ‘항거불능 상태’임이 입증되지 않는 지적장애인 등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장애인 성폭행 사건의 경우, 특성상 정확한 진술을 할 수 없고 진술을 번복해 가해자 처벌은 더욱 힘듭니다.

서울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 민병윤 소장이 지난 21일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장애인성폭력사건 쟁점 토론회’에 참석, 제시한 사례를 옮겨보겠습니다.

“지적장애 2급의 이모(15)양은 전과 23범인 김모(57·무직)씨의 집에 끌려가 성폭행을 당했다. 이양은 김씨에게 끌려가는 도중 주변사람들에게 ‘도와 달라’고 도움을 청했고, 성폭행 전 ‘싫다. 하지 말라’며 저항하기도 했지만 ‘강제로 끌려갔다’는 중요한 진술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양은 법정 증언에서도 지적장애인의 특성대로 사실을 증언했지만 판사는 피해자 진술의 일관성 결여, 진술의 신빙성 의심 등의 이유로 김씨에게 무죄를 판결했다.”

이 같은 사례는 지적장애인 등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장애인에 대한 법제도 정비 및 장애특성을 고려한 수사 지침이 마련되지 않는 한 현재에도, 앞으로도 다시 생겨날 수 있습니다.

법무부는 조속히 장애인계가 요구하는 ‘발달장애여성을 보호하기 위한 현실적 구체적인 수사지침 및 계획 수립’, ‘발달장애여성 성폭력 사건 지원을 위한 정책 마련’, ‘전 경찰 및 검찰 대상으로 한 장애인 성폭력사건 이해 향상 교육 의무화’를 받아들여 실행에 옮겨야 합니다.

국회 또한 민주당 최영희 의원이 지난 20일 제출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의 의결을 서둘러야합니다. 개정안에는 성폭력처벌법 제6조(장애인에 대한 간음 등)에서 명시하고 있는 ‘항거불능’ 요건 삭제 등 장애인 성폭행 피의자에 대한 처벌 강화의 내용이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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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중훈 기자 (gwon@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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