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사진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집행위원장이 악수를 하고 있다. 2009년은 에이블뉴스를 통해 소통의 길이 열리길 기대한다. ⓒ서울시

어느덧 2008년의 마지막 주간브리핑을 적고 있습니다. 주간브리핑은 2008년 에이블뉴스가 야심차게 기획한 새로운 코너였습니다. 매주 놓쳐서는 안될 핵심 장애인뉴스들을 모아서, 엮어서 설명하고 분석해서 보내드리는 코너입니다. 주간브리핑은 매번 주말판 에이블뉴스인 에이블위클리의 메인을 장식했습니다.

주간브리핑에 보내준 여러분들의 성원은 정말 뜨거웠습니다. 여타 기사들보다 조회수가 월등히 앞섰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주간브리핑에 보내준 여러분들의 성원에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내년에도 주간브리핑과 에이블위클리는 변함없이 계속됩니다. 한 주도 빠짐없이 꼬박꼬박 챙기겠습니다. 애독자 여러분들도 변함없는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다음 주면 해가 바뀝니다. 에이블뉴스는 여러분들이 뽑아준 10대 키워드를 중심으로 한 해를 결산하는 특집을 시작했습니다. 마무리가 정말 중요한데요. 이제 2개 키워드에 대한 결산이 나갔는데, 참 마무리가 되지 않습니다. 산 넘어 산이라고 했나요? 그렇게 열심히 했어도 풀어야할 과제가 아직도 산적한 현실이어서 마무리가 안되는 것입니다.

지금 주간브리핑을 쓰고 있는 현재, 크리스마스 이브인데요. 에이블뉴스 메일함에는 쉬지 않고 보도자료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공무원들의 전화도 걸려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도 없이 활동하고 있는 수많은 장애인들과 관련 종사자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저도 여러분들 덕분에 아직 퇴근을 못하고 있고요. ^^;

다행히 오세훈 서울시장과 탈시설공투단의 만남이 성사됐습니다. 면담결과야 양측이 서로 만족스럽지는 못하더라도 어쨌든 한 고비를 넘은 것 같아서 마음이 한결 가볍습니다. 자주 만남이 이뤄지길 기대합니다. 서로 얼굴 붉히지 않고, 웃으면서 과제를 해결해가길 기대합니다. 시장과 시민, 공무원과 민원인이 만나는 것은 너무 당연한 것이니까요. 너무 이상적인가요?

'탈시설' '자립생활'은 그야말로 대세입니다. 12월에만 해도 관련된 행사가 셀 수도 없이 열렸습니다. 자립생활 실현을 위해 빼놓을 수 없는 장애인 주거권 실현방안이 구체적으로 논의됐고, 장애인자립생활센터 내실화를 위한 토론회도 진행됐습니다.

주목할만 것은 자립생활 비용에 대한 분석 결과입니다. 한국장애인인권포럼 부설 장애인정책모니터링센터가 관련 연구를 진행했는데, 장애인 1인당 연평균 자립생활 비용은 1,752만원으로 나타났고, 시설 생활 비용은 자립생활보다 약 391만원이 많은 2,144만원으로 나타났습니다. 비용적인 측면에서 시설생활보다 자립생활이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박숙경 성공회대 외래교수(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상임활동가)는 지난 23일 토론회에서 시설보호의 역사를 되짚으면서, 또 장애인당사자들의 육성을 전하면서 탈시설화 정책방안을 제시했습니다. 보건복지가족부가 지난 4월께 내놓은 장애인거주서비스 개편계획이 안고 있는 문제점도 지적하면서 보완을 요구했습니다.

복지부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4월 발표된 내용과 관련해 현재 실행계획이 만들어지고 있는 중입니다. 각 지자체로 보낼 구체적인 계획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장애인시설 소규모화와 관련해서는 시행령과 시행규칙까지 바꿔야한다고 하니 좀더 지혜를 모을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으로 화제를 전환합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가 지난 22일 후원의 날 행사를 가졌습니다. 이날 토론회도 진행됐는데, 국가인권위원회가 출범한 지난 2001년부터 2008년까지 장애로 인한 차별 진정 통계를 분석한 결과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날 발표된 통계에 따르면 장애로 인한 차별 진정은 2001년 13건 → 2002년 20건 → 2003년 18건 → 2004년 54건 → 2005년 121건 → 2006년 115건 → 2007년 246건까지 늘어나더니, 2008년에는 무려 530건으로 가파르게 증가했습니다.

특히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시행된 올해 4월 11일 이후로 287건의 진정이 제기됐습니다. 지난 2001년 이후 8년간 장애로 인한 차별 진정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진정이 장차법 시행 9개월 만에 제기된 것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하지만 국가인권위는 장차법 진정을 소화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장차법 관련 행정인력이 한 명도 증원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현실을 알고서 그러는지 모르고서 그러는지 MB정부는 국가인권위 조직을 반토막내겠다고 칼을 꺼내들었습니다.

장차법 주무부처인 복지부를 보면 참 암담합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정신과 실효성을 후퇴시키는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복지부입니다. 장애인차별금지법과 관련해서 해야할 일이 태산인데 예산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방금 들어온 소식인데요. 다행히 장애인계의 의견을 수렴해 장애인당사자 국회의원들이 장애인차별금지법 개정안을 오늘자로 발의했습니다. 복지부의 개정안에 대응하기 위한 것입니다. 장차법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복지부에 장애인차별 시정 추진단을 설치하는 방안도 포함시켰습니다.

마지막으로 사법연수원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최영씨가 결국 사법연수원 입소 연기를 선언했는데요, 그 배경을 두고 말이 많습니다. 최영씨는 개인적인 사정을 이유로 제시했지만, 사실 최영씨가 예정대로 입소했더라도 제대로 공부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사법연수원 연수시스템은 한 마디로 말해서 장애감수성이 전혀 없습니다.

장애인을 고려하지 않는 연수시스템, 당연한 것 아니냐고요? 그래서 지금 바꾸려고 하지 않느냐고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 생각을 뛰어넘어야합니다. 장애인이 사법고시에 합격하고, 사법연수원에서 평등하게 연수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져 있어야 했던 것이 당연한 것입니다. 미리 준비돼야했던 것이 당연한 것입니다.

사법연수원의 태도는 참 황당합니다. 시각장애인 대표단체가 실태를 점검하자고 협조를 요청했는데 거부했고 에이블뉴스가 취재를 요청해도 참 황당한 이유를 내세우며 거부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라는 것 중의 하나는 언론재단에 등록되지 않았다는 것인데, 법을 다루는 사람들이 참 무식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언론재단은 언론사들이 등록하는 곳이 아닙니다.

이제 2008년의 마지막 주간브리핑을 마무리합니다. 크리스마스 연휴 관계로 조금 이른 주간브리핑이었습니다. 애독자 여러분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대박나시기 바랍니다. 에이블뉴스는 항상 열려있습니다. 문을 두드려 주세요. 항상 여러분들의 대변인이 되겠습니다. 소통의 공간이 되겠습니다. 2009년은 에이블뉴스를 통해 '소통이 되는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그럼 이만 소 기자는 물러갑니다. ^^;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