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장애인의 날 장애인들의 행진을 가로막고 있는 전경 차량 사진입니다. ⓒ에이블뉴스

이번 주는 세계장애인의 날 주간이었습니다. 바로 지난 12월 3일이 제16회 세계장애인의 날이었는데요. 수많은 장애인들은 거리로 나와 축하가 아닌, 투쟁을 외쳤습니다. 아직 풀어야할 장애인 인권 과제가 너무 많은데,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인권의 시계가 거꾸로 돌고 있다고 정부를 향해 불만을 쏟아냈습니다.

장애인들은 서울 도심 행진을 벌이며 시민들에게도 장애인 정책에 대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지난 2일에는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출발해 국회의사당까지 행진을 했고, 3일에는 종로구 계동 보건복지가족부 청사 앞에서 무교동 국가인권위원회까지 행진을 벌였습니다.

이날 행진에 앞서 장애인단체들은 20개 항으로 구성된 2008 장애인 인권 선언문을 발표했습니다. 내주 세계인권선언 60주년 기념일에 맞춰 각 부문별 인권선언이 이어지고 있고, 그 차원에서 장애인 인권선언도 이뤄진 것입니다.

국내 주요 장애인단체들과 정당들은 성명을 내어 이구동성으로 장애인 인권을 보장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는데요. 먼저 한국농아인협회는 "대한민국에 농아인들의 인권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비판했고,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는 “1981년 세계장애인의 날이 선포되고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우리의 현실은 변함없이 비참함과 울분 뿐”이라고 개탄했습니다.

사회당은 논평을 내어 "이명박 정부가 고소득층에겐 감세정책이란 선물을, 그러나 장애인과 사회 약자에겐 복지예산 삭감이란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고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놓았습니다.

세계장애인의 날에 맞춰서 전국장애인부모연대가 출범식을 가졌습니다. 장애인부모연대는 장애인교육권 투쟁의 경험을 통해 각 지역별로 조직된 장애인 부모단체와 전국장애인부모연대의 활동 방향에 동의하는 기존의 장애인 부모단체가 한데 모여 결성한 조직으로, 현재 16개 시·도 지부와 84개 시·군·구 지회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출범선언문에서 “일부 장애인부모들의 사업운영기관으로 전락한 기존 부모단체의 한계를 극복하고 모든 장애인의 생애주기에 따른 보편적인 권리 확보를 위해 힘차게 나아갈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습니다. 한국장애인부모회를 직접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문구였습니다.

상임대표직은 윤종술씨가 맡게 됐는데요. 윤 대표는 “우리는 지난 4년 동안 장애인교육을 위해 투쟁해왔는데, 이제는 장애인 자녀들의 전 생애에 걸친 모든 문제를 걸고 싸우고 쟁취해나갈 것”이라고 강도 높은 투쟁을 선언했습니다.

반가운 소식도 있었습니다. 국제 장애인 권리협약 비준동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는 소식인데요. 세계장애인의 날을 하루 앞둔 지난 2일 장애인권리협약 비준동의안이 드디어 처리됐습니다. 장애인권리협약은 지난 2006년 12월 유엔에서 회원국 만장일치로 채택되어 만들어진 것인데, 만 2년 만에 국내에서 비준동의안이 처리가 됐습니다. 국회 표결에는 250명의 의원이 참석했는데, 250명 전원이 만장일치 찬성으로 비준동의안을 가결했습니다.

이제 장애인권리협약 비준서가 외교통상부를 통해 UN사무국에 기탁이 되면, 30일 이후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이 발휘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장애인의 보험 문제를 다루고 있는 25조의 마항은 비준을 유보하기로 했고, 선택의정서에 대해서도 비준을 유보하기로 했습니다.

상법 개정안에 대한 심의는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 심의가 마무리되고, 상법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25조 마항은 유보 철회가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국회 심의과정에서 선택의정서에 대한 비준을 미룰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정부가 선택의정서에 대한 비준동의안을 조속히 내놓아야할 것 같습니다.

12월 3일 세계장애인의 날에 한국장애인인권상 시상식도 열렸습니다. 쟁쟁한 개인과 단체가 상을 받게 됐는데요. 먼저 정책개선 부문 인권상은 장애인편의시설촉진시민연대가, 교육실천 부문은 김승국 단국대 명예교수가, 문화예술 부문은 송경태 전북시각장애인도서관장이, 생활실천 부문은 (주)엑스비전테크놀로지, 특별상은 경기도 성남시가 수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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