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인천장애인교육권연대 출범식에서 사회를 보고 있는 양승은 집행위원장모습. <에이블뉴스>

바쁘다는 핑계로 또한 나 자신이 장애인이고 또한 장애아동의 부모로서 시선을 돌리는 것이 괴로워서 어찌 보면 애써 외면해왔던 부모회 활동을 어찌해서 참석하게 된 인천통합교육부모회 부모교육으로 인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지금도 거의 그렇지만 어머니들만이 하는 부모활동이 주였고 간간히 아버지들이 결합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렇게 오래 가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아버지들 몇 명이 나갔던 모임에서 더 이상 어머니들은 헤쳐 나가기 힘드니 아버지들이 나서서 뭔가를 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그런 얘기를 듣게 되면서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던 것 같다.

지난해 전국장애인 교육권연대 공동대표와 집행위원장이 국가인권위에서 단식농성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서 지지방문을 하면서 장애인교육권연대라는 단체를 알게 되었다. 외면하고 피하는 것이 아니라 정면으로 맞서서 싸우고 있는 용기 있는 사람들을 보고서 많은 것을 느끼게 되었다.

인천에서도 장애인교육권연대를 만들 필요성이 제기되어 준비위가 만들어 지게 되었으며 14가지 요구안을 준비위 이름으로 인천시 교육청에 발송하였다.

2004년 여름에 장애인교육권연대의 전국순회 투쟁이 인천에서도 진행되었다. 하루 동안 천막농성을 하고 교육감과 면담을 진행하였으며 14가지 요구안을 수용할 것을 요구했다. 교육청에서는 미온적인 답변으로 일관하였으며 장애인 교육에 대해서 당연한 권리와 의무로서 생각하기 보다는 아직도 시혜와 봉사 차원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1인 시위 등을 진행하면서 몇 가지 진척된 부분이 있었지만 성과가 거의 없었다.

올해 2005년에 다시 14가지 요구안을 5월18일 시 교육청에 발송하였으며 그에 대한 답변을 5월28일 받았다. 그런데 그 답변이 실현가능할 수 있도록 예산이 수반된 구체적인 계획이 아니라 그저 답변하는 것 그 자체에 머물러 있었으며 특수교육에 대한 교육감의 의지를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내용들로 가득 차 있었다. 또한 일반학교에 있는 장애아동에 대한 무상급식과 관련해서는 아예 답변조차 하지 않은 무성의함을 보여 주었다.

5월25일 인천장애인 교육권 연대 출범 과정에서 14가지 요구안에 대한 시 교육청의 답변이 만족스럽지 못할 경우에는 천막농성을 비롯한 강력한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듯이 14가지 요구안이 관철되는 그날까지 무기한 교육감실 점거농성에 돌입하였다.

말로는 통합교육이라고 하지만 현재의 학교 현장은 장애아동들이 방치되어 있는 실정이다. 현재의 특수교육예산과 시 교육청의 정책방향을 볼 때에는 나아질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신문지상이나 이런 곳에서 발표되는 교육감의 말과 행적을 볼 때에 인간이 인간답게 살수 있게 만드는 인간화 교육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약육강식의 경쟁만이 일삼는 그러한 경제논리의 첨병 역할을 인천시 교육청이 하고 있다는 인식을 지울 길이 없다.

신자유주의의 첨병인 경제자유구역청이라는 겉만 번지르르한 이름 아래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장애인 교육에 대한 관심과 정책은 뒷전으로 밀리고 인간성을 말살하는 경쟁의 논리만이 판치는 인천의 교육행정을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고 방치할 수 없다.

얼마 전 부모회의 한 회원으로부터 전화가 온 적이 있다. 학생이 초등학교를 다니는데 장애가 좀 심한 편이란다. 어차피 학교만 다니고 말수 있는 것이 아니고 학교를 졸업하면 비장애인과 어울려 살아가야 하는 것이기에 어렵지만 일반학교에 보내고 있는데 얼마 전에는 그 학교의 교장이 이 아동을 특수학교에 보내라고 노골적으로 얘기하더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 회원은 아동의 미래를 위해서는 통합교육이 반드시 필요하기에 중학교도 일반학교에 보낼 것이라고 하였다.

그래서 부모회에서 찾아가서 얘기를 하고 강력히 항의하겠다고 하였더니 그것만은 극구 마다하였다. 학교 현장에서 비일비재하게 이런 일이 벌어지지만 부모님들은 가슴앓이를 앓으며 이것이 알려지면 혹여 더욱 더 많은 불이익이 아동에게 오지나 않을까 두려워서 부모회가 개입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슴 아픈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는 예산 등을 투여하여 통합교육을 할 수 있는 그러한 환경을 만들어 내지 않고 모든 것을 교사 일개인에 맡겨버리고 헌신성만을 요구하는 그러한 환경이 주요한 문제라 생각한다.

또한 학교를 나가라느니, 전학을 가라느니, 특수학교에 가라느니 하는 말을 쉽게 내뱉어도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게 되는 것이 현재 인천교육의 현주소이다.

이를 바꾸어 나갈 것이다. 장애인의 인권을 말살하는 이러한 현실을 바꾸어 나가기 위해서 7월26일 오후 5시에 인천시 교육감실 점거농성에 돌입하였다. 14가지 요구안이 관철되는 그날까지 교육감실 점거농성은 계속될 것이다.

지난 1일 인천시 교육청 앞에서 열린 장애인 교육권 확보를 위한 집회에서 양승은 집행위위원장이 한 참가자에게 마이크를 대주고 있다.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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