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연금법제정공대위 유흥주 공동대표. <에이블뉴스>

얼마 전에 보건사회연구원서 연금관련 연구용역 결과가 나와 자문회의에 참석했었습니다. 결과는 정식발표가 있겠지만 그래서 모두가 알면 동감하겠지만 내용은 실망 그 자체입니다. 그러나 더욱 실망스러운 것은 늘 정부와 관변단체들이 하는 말 “경제가 어려워서…”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현실성을 감안한 결과였다는 논리였습니다. 웃었습니다(속으로) 그리고 분해서 울었습니다(속으로) 이런 이야기를 듣자고, 이런 논리가 아직도 설득력을 가지는 우리의 무지한 관용을 더 이상 용납해야 하는가?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 희생을 선택하는 못난 모습을.

정말 우리나라의 경제가 어려운가? 그래서 가지지 못해 줄곧 고통 받아왔던 노동자와 농민, 장애인, 노인, 빈민들이 다시금 허리띠를 졸라 매임과 침묵을 강요받아야 한다는 말인가? 그들이 국민 구성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이 땅에 주인공이며 국가 부의 혜택을 누려야 할 이들임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우리는 가진 자에게 약한 국가와 언론 그리고 알지 못하면서 아는 척 하는 소위 지도층이라고 잔머리 굴리는 비겁한 이들의 논리에 "아니다! NO!"라고 외치며 우리의 갈 길을 가야 할 것입니다. “자, 빠져 봅시다.” 지금 우리 경제의 현실로.

2004년 12월 현재 총 외채는 1천667억 달러이고 그동안 수출을 통해 벌어들인 외환 보유액은 199,699억 달러이다.(삼성경제연구소, 2005년 2월 경제동향보고, 국내통계자료.) 그래서 이론적으로 빚을 다 갚고도 300억 달러가 남는 재정흑자 국가입니다. 다음 그림을 보면 경제상황을 좀더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최근 한국경제 현황(삼성경제연구소. 2005. 2.).

통계상으로 나타난 결과만 보면 그렇게 경제가 어렵다고 정부와 언론이 떠들었던 2004년 은 IMF 이후 지난 5년간 평균보다 훨씬 상황이 좋다는 것입니다. 수출이 점점 하락하고 있어 내용이 좋지 않다고 하지만 실제로 보면 전체적으로 경상수지 흑자 폭이 늘었고, 2004년 매달 흑자 폭도 하향변동 없이 꾸준하게 벌어들이고 있는데, 몇몇 수출종목에 편중되어 있다는 비판은 정부와 기업이 주력전략업종으로 육성한 성공적 사례인데 칭찬해 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

더욱이 이러한 결과가 환율이 1,197원서 1,026원으로 170원 떨어진 상황서 얻어진 것이라는데 의미가 다르다는 것입니다.(2003년 수출업체들은 2004년에 수출전망서 환율이 1200원 내외를 유지해야 수출타당성·가격경쟁율·흑자지속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것은 싼 값의 경쟁력이 수출과 흑자의 주요요인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170원이 떨어진 상황서 2003년 123억달러 흑자서 2004년은 252억으로 130억 달러를 더 벌어 들였다.) 공장 가동률도 평균 80%를 웃돌고 경기가 나아질 것을 예상할 수 있는 선행지수 또한 일년 내내 111을 내려가지 않았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통계수치 가지고 장난하지 말라고 하겠지만 이러한 수치가 모든 정부정책 수립과 운영에 근거가 되기 때문에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한국경제가 어려운 것, 세상 살아가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대부분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데 그것은 사실입니다. 최소 지난 5년간 1천억 달러 이상의 돈을 벌어들인 수출효과가 대부분 국민에게 돌아가지 못한데서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수많은 근로자들을 구조조정이라는 명분으로 일자리를 뺏고 그 대가로 향상된 기업여건으로 돈을 번 기업주들은 그 돈을 정당한 세금과 투자로 근로자와 사회와 일자리에 내놓지 않기 때문입니다.

4주택을 소유한 사람이 13만 명에 이르고, 부모 재산이 50억 이상인 결혼정보회사 VIP 회원인 선남선녀가 수천에 이르고, 일반 국민은 돈 백만 원만 때문에 신용불량자에 노숙자가 되는데, 회사를 말아 먹은 사장이라는 사람은 가정부를 2~3명씩 두고 식구수대로 자가용을 굴리고 상위 1%의 사람들이 전체 토지의 45%를 소유하는 이런 불공평한 사회 그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입니다. 청년의 취업이 어렵고 시장과 가계의 경제적인 여건이 어려운 것은 바로 이런 부의 공평하지 않은 분배 때문에 일어난 것입니다. 정부와 가진 자들이 그 가진 부를 대다수 국민과 함께 나눌 수 있다면, 그래서 만족할 순 없겠지만 그런대로 삶의 환경이 나아진다면, 그래서 대다수 국민의 주머니에서부터 소비의 심리를 유발 시킬 수 있다면 우리의 피부로 느껴지는 경제 상황은 훨씬 나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소비가 증대되어 전체적인 경제 구조가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다면 거기에 닫혔던 공장의 문이 열리고 그럼으로써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 것이고 새로운 투자가 발생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수출이 호조를 보이는 지금의 상황에서는 내수가 살아날 수 있다면 우리나라의 경제는 세계에서 가장 튼튼하고 안정된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가 선진국 국민으로써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그런 세상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지금 우린 한쪽으로 치우쳐진 부의 공평한 분배를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사람들은 만약 지금 부의 분배를 논한다면 경제성장은 물론 국민소득 2만달러도 달성 할 수 없을 것이라고 그래서 수출 주도형 경제구조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하지만, 지금도 나누어지지 않은 부의 분배가 2만달러가 되고 경제가 고속 성장한다 하여도 그 때가서 이루어진다는 보장은 불가능한 것입니다. 80%이상의 대다수 국민들이 경제성장과 2만달러 또는 3만달러의 목적을 위해 언제까지 희생될 수는 없는 것입니다(일본이 2만달러를 속히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엔화절상이 가장 큰 요인이었고 한국도 원화절상 중에 있다). 지금 우리가 지체되더라도 한번쯤은 부의 불공평한 현실을 정리해야 합니다. 그래야 진정 튼튼한 경제구조를 소유하는 나라로, 선진국 나라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20여 년 동안 불황의 긴 터널에서 헤맸던 일본의 경우 내수 시장을 진작시키지 않고 수출주도와 증시 중심의 정책을 강행한 결과 중시몰락으로 부동산 거품이 빠져 끝없는 불황을 자초했던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 입니다. 70~80%에 이르는 탈세를 막고 합리적이고 당당한 과정을 통해 세금을 걷고, 새로운 형태의 조세제도를 발굴함으로써 마련되는 예산으로 정부의 사회보장제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확대된 사회보장제도를 통해 일자리가 생기고 내수가 활성화 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근본적인 변화를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리더십’입니다.

우리는 작년 광화문 바닥에서 촛불을 켬으로서 대통령을 살려냈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현실에 있어서 살아있는 대통령과 리더십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이는 앞서가는 모든 대통령들이 현실을 운운함으로써 진정 대다수 국민이 원하는 개혁을 포기하는 죽은 대통령, 죽은 리더십 속에서 실망해 왔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한 방송사에서 조사되었던 ‘빈부격차가 더 심해졌다 94%’ 국민의 생각에 귀 기울여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요즘 경기가 좋아지고 있다고 연일 언론이 보도하고 있으나 이는 앞의 통계표를 확인하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또한 100조원의 예산을 상반기에 조기 집행한 단기부양정책의 효과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닙니다.

누차 이야기 하지만 사회보장제도는 국가와 사회공동체의 부를 재분배 하는 기능을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선진국가란 사회보장제도가 잘돼서 아주 만족할 만큼은 아니더라도 국민 대다수가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되는 국가를 말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우리가 ‘장애인연금법’을 주장하는 것은 사회적 약자에 해당되는 더욱이 신체적 어려움까지 가져 더욱 어려운 장애인들의 삶의 문제를 해결하고, 이것이 시작점이 되어 경제정의가 실현되는 나라를 만들어 가자는 것입니다.

언제까지나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떨어진 빵조각을 가지고 으르렁 거리며 비참하게 살아갈 수는 없지 않은가? 선진국가, 민주국가를 실현한다는 것이 무엇인가? 급격한 신분상승으로 모두가 상류층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아닐 겁니다. 지금의 사회적 신분계층을 유지하더라도 인간다운 대접을 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말하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가 불안한 것은 인간다운 대접을 받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