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로 문명잔질인(文明殘疾人)이라고 하면 우리들이 흔히 말하는 엘리트 장애인이라고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 엄연히 엘리트장애인이 존재한다면 중국에도 역시 문명잔질인이 있다.…

나는 1995년부터 중국 대련시 잔질인(大連市 殘疾人)들과 교류해오고 있다. 이곳에는 소아마비로 휠체어에 않아 생활하는 중증장애인이 있는데 대련시잔련 부이사장(副理事長)이다. 한사람은 이 양(李楊)이라고 하고 또한 사람은 여세명(呂世明)이라고 한다.

1999년 여세명씨는 대련시잔련보다 상급인 요녕성잔련(療寧省殘聯) 부이사장에 임명되었다. 그리고 나서 2002년 이사장에 임명된 후 2004년 현재는 북경에 있는 중앙잔련(中央殘聯)으로 자리를 옮겼다.

대련시잔련 부이사장이었던 이양 선생도 2002년 대련시잔련의 이사장이 되었다. 이양 이사장은 한국에도 와본 일이 있고 일본의 장애인복지계를 방문해 본 일이 있는, 그는 분명한 문명잔질인이다.

성급잔련(省級殘聯)과 대도시(大都市)의 잔련대표(殘聯代表)들이 장애인 당사자들로서 장애인복지에 큰 변화가 있지 않을까 나는 나름대로 기대한바 있다. 그러나 결국은 한기관의 대표가 장애인당사자라는 의미를 너무 과대평가할 필요는 없다고 보게 되었다.

우리는 17대 국회에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과 시각장애인이 입성하고, 민주노동당과 같은 진보주의 정신이 투철한 분들이 국회의원에 당선됐다고 해서 국회가 정말로 변화하겠구나하는, 기대는 버려야할 것 같다.

장애인고용촉진공단 이사장이 여성분으로 그분 역시 장애인이셨다. 그분의 말을 빌리면 "나는 외국에서 오래 살았기 때문에 한국의 장애인 형편을 잘 알지 못 한다"라고 말을 한다. 그분의 표현은 어쩌면 솔직한 것 일수도 있다. 그렇게 치부해버리면 그만이다.

한 개인이 노력해 엘리트가 되고 한 분야에서 책임있는 자리에 오르고 많은 수입을 올리고 하는 것을 우리는 시기해서는 안 된다. 격려하고 박수를 보내야 할 것이다.

우리가 다만 알아주길 바라는 것은 성급잔련 이사장(省級殘聯 理事長)이 장애인 당사자가 되고, 고용촉진공단 이사장이 장애인당사자가 되었을 때 그 스스로 이 자리에 앉아있으면서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 늘 자문해보는 도량을 가져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장애인복지법 몇 조에는 이런 문제가 있고, 장애인고용촉진및직업재활법 몇 조에 이런 문제가 있으니 분석하고 연구해 개선을 위한 투쟁을 하거나, 농성을 하고 행동으로 보여줄 각오를 하는 것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라는 의미 정도는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박제완 기자는 에이블뉴스 누구나기자로 1993년부터 장애인직업생활상담원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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