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에 사는 김모(32)씨는 뇌병변2급장애인 장모님을 투표장에 모실 일이 걱정이다. 파킨슨씨병으로 장애를 입은 장모님을 위해 거소투표를 신청하려 했으나, 신청날짜에 맞춰 신청하지 못하고 말았다.

김모씨는 2003년 결혼을 하며 장모와 장인을 한달전부터 집에 모시고와 생활하고 있다. 두 부부는 맞벌이이고, 나이 일흔이 넘은 장인이 장모를 간병하고 있는 형편이다. 장모는 평소 정치에 관심이 많았고, 누구보다도 정치적 표현이 강했던 분인데, 장애를 입으시면서 가장 소극적인 참여인 투표만이라도 꼭 하고 싶다며 자식내외에게 거소투표를 신청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부부중 거주지 동사무소와 가까운 위치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김모씨가 근무중 시간을 내어 동사무소를 찾았다. 장모의 복지카드를 가지고 가 거수투표를 신청하려했으나 접수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거동을 할 수 없다는 통, 반장의 확인서야 있어야만 한다는 것이었다.

국가에서 발급한 장애인복지카드에 뇌병변2급 장애라고 명시되어있고, 뇌병변2급이면 거동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아는 공무원도 법이 그렇기 때문에 신청을 받아 줄 수 없다고 답변한다. 병원에 가서 전문의에게 진단을 받고, 그 진단을 검토한 후 국가에서 인정한 장애등록만으로 거동가부가 판단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뻔히 거동 할 수 없음을 알면서도 통, 반장의 확인을 받아야 한다면 장애인과 그 보호자는 또 한번의 수고로움을 겪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요즘 사회는 이웃의 개념이 거의 없어지지 않았는가. 이웃에서 사람이 죽어도 몇 개월을 모르는 사회에서 한 집안에 거동 할 수 있는 자가 있는지 없는지를 통, 반장이 확인한다는 것이 더욱 더 믿지 못 할일이 아닌가?

결국 신청을 하지 못하고, 김모씨와 처는 고민에 빠져있다. 투표 당일 장모님을 모시고 어떻게 투표장으로 가는지 하는 것이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중중장애인투표보조 신청을 받고 있긴 하지만, 그게 모든 장애인에게 다 혜택이 돌아갈지도 알 수 없고, 또 접근한다 하더라도 투표소 편의시설 설치여부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휠체어가 오를 수 있는 경사로가 되어있는지, 높은 턱과 계단이 있는 것은 아닌지 또한 걱정이다.

장애인도 이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써, 또한 이 사회 소외된 계층으로서 더욱더 정치 참여, 투표행위는 중요한 일일 것이다. 장애인이 자신의 의사표현을 포기하지 않도록 하는 사회, 한명의 장애인으로 인하여 여러 가족이 고통 받지 않는 사회가 하루 빨리 이루어지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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