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혈과 가난을 딛고 수퍼볼 MVP가 된 '하인스워드'의 이야기는 매체를 통해 알고 있을 것이다. 지금의 그가 있기까지는 그의 어머니의 자녀에 대한 헌신적인 믿음과 사랑이 있었고 그것이 그대로 이루어진 것이다. 우리는 소위 이런 꿈의 실현을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라고 말을 한다.

즉, 자기 충족적 예언, 어떻게 행동하리라는 주위의 예언이나 기대가 행위자에게 어떤 영향을 주어 결국 그렇게 행동하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처음에는 뭔가를 기대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해도 마음속에서 믿고 행동함으로써 상대를 자신의 기대대로 변하게 만드는 신기한 능력이 우리마음에 있다는 것이다. 긍정적인 사고와 그렇게 되리라고 믿는 마음은 늘 기적처럼 이루어진다.

그런 반면 세상을 살아가면서 편견과 선입관만큼 인간관계의 답답한 벽을 만드는 것은 없을 것이다. 얼마나 고약한 말실수인지, 그 말꼬리가 사람을 얼마나 힘들게 하였는지, 우리 삶 속에 굴절되고 투영되었던 기억의 편린들을 한번쯤은 경험하였을 것이다.

이를 낙인효과(Stigma Effect)라는 것이 있는데 시뻘겋게 달군 인두로 가축에게 낙인을 찍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해 부정적인 암시나 태도, 선입관을 가지고 대하면 그에 부응하는 행동으로 반응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4천800만의 인구가 더불어 잘(?) 살아가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장애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겹고 고달픈 일상인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익히 알고 있다. 예닐곱 살 개구쟁이한테도 장난삼아 꾸짖거나 듣기 싫은 이야기를 하면 얼굴을 돌리는데 자기 앞가림을 하는 성장한 사람들 간에 남을 업신여기거나 비하하고, 자칫 굴절된 시각으로 상대방을 평가한다는 것은 낯부끄러운 일이다. 그런데도 생활하다 보면 무시로 마주치는 사람들의 능력이 다 다르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서로의 취미나 개성과 신체 능력을 인정해 주는 배려의 마음이 너그럽지 못할 때가 많다.

한국사회가 극복해야 할 과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아직도 사회저변에 깔려있는 분별력 없는 이분법적 흑백논리로 울타리를 만들고 있는 기득권이란(?) 참으로 애매모호한 말이다. 오히려 스스로 차별이란 울타리를 쳐놓고 상대편을 평가하는 사람들이 장애인이 아닌 가 반성해야 한다.

인류 역사를 뒤져봐도 가진 자들만의 사회, 능력 있는 자들만의 사회, 비장애인들만의 사회가 존재했던가. 이런 사회는 영원히 존재하지도 않을 것이고 불가능하다. 여기에 건강하고 건전하고 이상적인 사회로의 다양성 존중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이제는 인류의 새로운 다양성 존중의 패러다임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구별 없이 어울리는 성숙된 미래사회로 진입을 위해 진정한 정신적 편견인 낙인의 부정의 장벽이 무너져야 할 것이다.

장애인들에게 칭찬하고 격려해보자. 우리가 먼저 알지 못했던 능력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장애인에게 먼저 마음열고 잘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함께 어울리는 연습을 시작해보자. 장애인이 행복한 세상은 우리 모두에게 행복한 세상이다.

피그말리온 신화, 오늘날에도 반드시 그 신화는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이 글은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부산지사 고용지원팀장 류규열씨가 보내온 기고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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