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0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향군회관에서 열린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2006 제1회 임시총회 및 회장선거’ 모습.

장애인 단체에서는 오늘도 쉬지 않고 장애인차별철폐운동에 열을 올리며 목에 쇳소리를 내며 투쟁하고 있다. 효율성과 경쟁만 강조하는 경제적 논리를 앞세워 가진 자만을 더욱 배불리는 비상식적인 사회의 횡포라고 아우성인 것이다. 실제적으로 장애인은 장애가 없는 사람들과 많은 차이가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차이를 차별과 구분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철저하게 장애인을 사회 속에서 배제하고 인간의 기본 권리에서도 외면당하고 있다.

교육권, 노동권, 이동권 등 이 땅에 살고 있는 모든 장애인들은 아무것도 보장 받은 권리는 없다. 특히 시각장애인은 이동권은 물론이며 알 권리에서도 외면당하고 있다. IT강국이라고 자처하는 대한민국에서 시각장애인들이 인터넷으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한계는 매우 제한적이다. 이처럼 우리 사회는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지금도 사회적 권리를 박탈당하고 있다. 마치 보이지 않는 쇠사슬로 손과 발 그리고 귀도 눈도 막아 억압과 차별로 살아있음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생존하고 있을 뿐이다.

부정선거 당사자가 다시 회장 출마

그러나 더욱 기가 막히는 일이 있다. 장애인 단체에도 사람이 움직이는 곳이니 어느 정도 부정과 비리는 존재한다고 치더라도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내부적 갈등을 지켜보면 좀 심하다는 느낌이 들고 눈살 찌푸리게 만든다.

사회 속에 또 하나의 사회, 차별 가운데 또 다른 차별이라고 할까? 그렇다. 사회를 향해 차별철폐를 외치면서 같은 고통을 안고 있는 장애인들이 서로 차별하고 배제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보기 흉한 모습이다.

아마 여기서도 효율성과 경쟁만 강조하는 경제적 논리를 앞세워 가진 자만을 더욱 배불리는 비상식적인 횡포가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를 한 자락 들치고 보면 그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2006년 3월에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장을 선출하기 위해 서울대의원 선출과정에서부터 전국 곳곳에서 금권이 나도는 부정선거로 회원들의 비난이 빗발쳤던 사실은 알만한 장애인계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 추한 모습은 시작에 불과했을 뿐이었다. 4월에 치른 회장선거에서도 역시 금권이 나돌면서 양식 있는 시각장애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더니 선거에서 승리한 논공행상에 불만을 품은 내부적 갈등으로 선거 당시에 같은 편이었던 사람들끼리 편을 가르고 급기야는 회장직무정지가처분신청과 업무상횡령으로 고소하기에 이르렀고 결국 당선된 회장은 선거 당시 동지였던 사람들의 배신으로 꼴사납게 8월에 사표를 제출하고 마는 부끄러운 촌극이 연출되었다.

그러나 더욱 꼴불견은 그 후에 치른 선거였다. 4월 회장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되기는 했지만 금권선거로 퇴진한 후보가 또 다시 재신임이라는 명분으로 출마한 비양심적이며 도덕적으로 지탄 받을 일도 볼썽사나운 일이며, 4월 회장선거를 금권선거로 끝냈으면서 여전히 망신을 자초하려는지 부끄러움 자체를 모르는지 당선만 된다면 좋다는 식으로 열심히 돈을 뿌리는 두 후보들이 보여준 도덕적 불감증은 가히 권력마법에 걸린 넋 빠진 짓거리 같이 보였다.

한시련 집행부 자정능력 잃어…개혁 절실

어디 그것뿐인가. 그 뒤에 일어난 일은 더욱 가관이었다. 금권후보자가 금권후보자를 물리치고 승리했다고 의기양양하다가 단 며칠 못가서 회원들의 비난과 패배한 후보 진영의 금권선거 증거물을 수집해 고소하겠다는 으름장에 금권선거로 당선된 후보는 연합회 건물에 입성도 못하고 당선 사퇴로 막을 내리고 일단 끝이 났다.

이거야말로 완전히 부정부패 불감증환자가 아니고서는 도저히 연출 할 수 없는 꼴불견의 연극 같다. 들리는 소문에 회장선거 출마하려면 후보당 대략 3억이라는 비용이 소요 된다고 하는데 두 번 회장선거를 치렀다면 후보 1인당 3억씩 후보가 두 명이었으니 6억원이고 보궐선거에서도 역시 6억 그러면 현재 모두 12억원이 소리 없이 회장선거로 사라졌다. 그리고 앞으로 치르게 될 12월 26일에 3차 보궐선거에서도 역시 최소한 6억이 또 사라지게 될 것은 뻔한 일이다. 이건 결코 작은 금액이 아니다.

후보들 박 터지게 싸움질은 그렇다 치고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회장선거판에서 이사회와 선관위의 움직임 역시 볼만한 풍경임에 틀림없다. 보궐선거에서 금품제공 증거자료도 선관위에 제출된 상태라 당선무효로서 모든 요건이 갖추게 되었지만 보궐선거 당선자 편을 들고 싶었던지 당선 무효선언을 방해하기 위해 선관위원 2명이 불참하는 억지스러움도 보였다.

눈살 찌푸리게 하는 일이 어디 그것뿐인가! 12월 26일에는 올 해에만 3회나 치르게 되는 회장보궐선거가 있을 예정이며, 후보로서 자격이 박탈당해야 마땅한 금권선거의 당사자가 또 회장후보등록을 했다는 사실을 어떻게 해석해야할지 난감한 일이 벌어졌다. 이에 전국에서 회원들의 항의소동이 일어나자 때 맞춰 이사진에서 후보로 나섰던 두 금권선거 장본인들에게 불출마 권고를 결정하고 선관위에서도 경고성 공고를 냈지만 금권선거 당사자는 떠들고 싶으면 떠들어 보라는 식으로 눈 하나 깜짝 않고 있다.

하기사 간선제로 선거가 이루어지는 마당에 대의원들에게 줄 것 다 주었고 지난선거에서도 비록 금권이긴 했지만 승리하였으니 권력마법에 걸릴 만도 하다. 이렇게 도덕적 윤리도 버린 채 양심에 거리낌도 없는 일이 진행 되고 있는 것을 지켜보면서 이제 한시련 집행부 스스로 시정조치가 있기를 기다리기에는 이미 그 한계가 넘은 것 같다는 생각이다.

여기서 또 다시 세 번째 파행적인 회장선거로 이끌어 간다는 것은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전 회원들의 인격적 모독이며 수치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는 몇몇 기득권자들의 잔치를 준비하려는 곳이 절대 아니며, 회원을 위한 회원들의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다. 회원들의 목에서 쇳소리가 나도록 외치는 민주적인 투명성 운영에 대해서 어떤 대안이 마련되었나! 현재로선 아무것도 없다.

회원들을 위한 회원들의 한국시각장애인 연합회는 그 존재 여부가 의심스럽다. 이대로 시각장애인을 등에 업고 운영되는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를 관망만 할 것인가! 이사진과 선관위의 직무유기는 말할 것도 없으며, 기본적인 도덕성을 상실한 채 후보자로서 자격상실이 되어야 마땅한 금권선거 당사자가 다시 후보로 등장한다는 것이 이치에 맞는단 말인가!

이러한 비민주적이요, 비도덕적이고 불법적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에 대해 강력한 항의와 함께 어떤 방법으로라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며,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 누가 됐던 간 문제 해결에 대한 강구책은 있어야겠다.

회원들의 진정한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장애인 각 단체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인권을 보호하겠다고 오늘도 사회를 향해 추위와 배고픔을 안고 거리로 나서서 인간기본권리를 박탈당하고 있다고 목청을 돋우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집권층들에게도 인권보호를 외칠 수 있는 자격이 있을지는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원들의 변화에 대한 목소리는 들은 척도 않으면서 사회를 향해 무엇을 외칠 수 있을까? 인권이란 그 사회에서 받거나 누릴 수 있는 것을 인간이라면 당연히 받거나 누릴 수 있는 것이라고 정의 할 때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기득권층에 있는 사람들은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원들이 원하는 목소리를 외면 않고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오늘도 장애인차별철폐 투쟁은 계속되고 있다. 때문에 사회에 장애인인권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게 되었고 장애인 인권보호가 활성화 되고 커다란 성과도 볼 수 있는 분위기도 조성되고 있다. 이처럼 오늘도 장애인차별철폐를 위한 법률제정, 장애인생활권, 교육권, 노동권 등을 위한 사회적 장애인인권 확보를 요구하며 차별받는 장애인을 위한 투쟁은 계속되고 있다.

이런 마당에 시각장애인 사회에서는 우물안 개구리 모양 아귀다툼으로 공익보다는 사익에 눈이 어두워 싸움으로 나날을 보내는 데에 누가 그들을 곱게 볼 것인가?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사회 속에서 차별로 배제되고 있는 일도 통탄 할 일인데 같은 동질의 아픔을 안고 생활하는 동료들에게 차별을 강요당한다는 일은 슬픔 속에 또 하나의 슬픔이다.

정부에서도 단지 관리하기 쉽다고 시각장애 내부적 차별에서 오는 이중적 심한 차별로 몰리는 시각장애인을 위해서 좀 더 깊이 있는 관심을 보여야하며, 시각장애인 스스로도 자신들의 정당한 요구를 당당하게 표현 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 글은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회원이자 시각장애인 후원단체인 라이프존(Life Zone) 대표인 조승현씨가 보내오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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