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의 입체적 복합적 구조. ⓒ이계윤

사회복지사는 전문가인가? 너무 단도직입적으로 질문을 한다.

실제로 이 질문은 무모한 질문이다. 이 질문이 성립하기 위해서 더 구체적인 질문이 요구된다.

사회복지현장은 다양하게 구분된다. 체계상으로 보면 Micro system, Mezo system, Macro system으로 구분되어진다. 범위로 보면 Generalist, Specialist로 구분된다. 대상으로 보면 아동, 장애인(장애영유아, 장애청소년, 장애노인 등), 여성, 노인, 군인 등이다.

그렇다면 사회복지사는 장애인 분야에서 전문가인가?, 사회복지사는 노인 분야에서 전문가인가?, 사회복지사는 아동 분야에서 전문가인가?

실제로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No!”이다. 이유는 대학에서 공부하는 4년간 사회복지학과에서 장애인복지론 3학점만 이수한다. 게다가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 고시에서는 “장애인 복지론”이 선택과목이다.

장애인 복지론 과목 하나를 이수하였다고 전문가라고 볼 수 없다. 특히 장애인분야는 더더욱 복잡하다. 생애주기로 영아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전 연령을 포함한다. 범주로 보면 15개 범주이다. 정도로 중증에서 경증, 경계선, 그리고 위험군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이와 같이 복잡하게 구성된 장애인 복지를 단 3학점으로 이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사회복지학과 졸업을 의학공부에 비교하면 2학년 기초과목을 이수한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적어도 복지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의사와 같이 인턴, 레지던트 과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Generalist가 된다는 것은 의사로 보면 가정의학, 보건소, 일반 의원과 같은 전문가가 담당해야 할 영역이다.

분야별 전문가라 함은 Specialist의 경우 전문의과정과 같은 과정을 이수하도록 해야 한다.

왜 이와 같은 이야기를 하는가? 현장에서 보면 사회복지사가 전문가인가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아동복지관과 장애인복지관, 노인복지관에서 채용하는 사회복지사자격증 소지자를 살펴보자. 또한 아동복지시설, 장애인복지시설, 노인복지시설에서 채용하는 사회복지사자격증 소지자를 살펴보자.

알고 보면 모두 동일한 사회복지사자격증 소지자를 대상으로 한다. 그러나 이용자의 입장에서 보면 장애인복지시설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와 아동복지시설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 노인복지시설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가 각기 분야별 전문가인 것처럼 오해할 수 있다. 실제로는 모두 동일한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데도 말이다.

더 웃기는 일이 있다. 예를 들면 여기 장애아동이 있다. 어느 시설로 가야겠는가? 아동복지시설인가? 장애인복지시설인가?

물론 장애인복지시설로 가야한다고 말할 것이다. 이유는 그곳에 장애인복지 분야의 전문가가 일하고 있기 때문에, 장애인에게 더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러한가? 결코 그러하지 아니하다. 자격증과는 무관하다. 실제로 다른 것이 있다면 클라이언트 수에 따른 인력배치만이 다를 뿐이다.

실제로 사회복지사자격증 소지자로만 보면, 다를 것이 전혀 없다. 오히려 통합(Inclusion)의 관점에서 보면 아동복지시설로 가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비장애아동들과의 통합을 통하면 더 많은 긍정적인 자극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사회복지사 자격만을 따지면 분야별 전문성을 담보한다고 볼 수 없다.

우리는 여기에서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최근 한국사회복지사협회 회장 선거를 치러졌다. 이들의 공약을 보면 사회복지사 2급을 국가자격증으로 시험을 통해 제공하려고 한다. 과연 이것이 당면과제인가?

나는 그러하지 않다고 본다. 이 시점에서 더욱 필요한 것은 분야별 Specialist로서 사회복지사이다.

아동복지전문 사회복지사가 아동복지 분야로 진출하여야 하고, 장애인복지전문 사회복지사가 장애인복지 분야로 진출하여야 하고, 노인복지 전문사회복지사가 노인복지 분야로 진출하여야 한다. 기타 분야도 분야별 전문가가 배출되어야 한다. 한국 사회복지사는 이 분야에 대하여 연구하고 노력하여야 한다.

더 나아가 사회복지시설 기관장(시설장)의 자격증 제도를 연구해야 한다. 사회복지시설 기관장(시설장)도 전문자격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

독일에서는 박사학위를 취득했다고 교수자격을 주지 않는다. 박사학위는 공부를 한 결과이다. 별도로 교수자격을 취득하여야 대학에서 교수가 될 수 있다. 교수 중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와 연구에 집중하는 교수가 구분되기도 한다.

이와 같이 사회복지시설 기관장(시설장) 자격증 제도 도입에 대하여 본격적으로 연구하여야 한다.

분야별 전문성을 담보하지 않는 사회복지사는 그 자격이 1급이라고 전문가라고 볼 수 없다. 단지 국가가 공인하는 1급사회복지사자격증 소지자일 뿐이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 스스로 솔직하고, 사회복지분야에 있어서 전문성을 갖춘 진정한 전문가가 배출되어 다음 세대의 사회복지사가 전문가로서 당당하게 일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인천 보라매아동센터 이계윤 원장이 보내온 글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취재팀(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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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윤 목사는 장로회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숭실대학교 철학과 졸업과 사회사업학과 대학원에서 석·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한국밀알선교단과 세계밀알연합회에서 장애인선교현장경험을 가졌고 장애아전담보육시설 혜림어린이집 원장과 전국장애아보육시설협의회장으로 장애아보육에 전념하고 있다. 저서로는 예수와 장애인, 장애인선교의 이론과 실제, 이삭에서 헨델까지, 재활복지실천의 이론과 실제, 재활복지실천프로그램의 실제, 장애를 통한 하나님의 역사를 펴내어 재활복지실천으로 통한 선교에 이론적 작업을 확충해 나가고 있다. 이 칼럼난을 통하여 재활복지선교와 장애아 보육 그리고 장애인가족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독자와 함께 세상을 새롭게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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