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장애인의무고용제도에 따른 부담기초액과 의무고용율은 올라가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대기업의 장애인 고용은 명단공표로 인한 기업의 이미지 실추의 문제뿐 아니라 현실적인 문제가 되어 가고 있다.

매년 대기업들은 수십억에서 수백억 수준의 부담금을 납부하고 있다. 물론 이 기금이 장애인 직업재활 사업과 장려금의 재원이 된다는 점에서는 고마운 느낌도 든다.

나는 과거 직업재활시설(보호작업장, 근로사업장 둘 다)에서 근무를 한 경험이 있다. 직업재활시설에서는 장애인 근로자의 임금을 맞춰주기 위한 생산과 평가받기 위한 행정에 몰두하다 보면 직업상담, 평가, 직무조정 등 직업훈련교사가 마땅히 해야 할 일들을 할 수가 없다. 자연스레 이용자분들의 고용과 훈련의 질이 떨어질수 밖에 없다.

훈련교사 뿐 아니라 사무원, 국장, 원장 다 똑 같은 상황이다. 주 52시간은 장애인근로자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다. 시설 종사자들이 일을 하지 못해서 똑똑하지 못해서 그러한 게 아니다. 상황이 그렇다. 어쩔 수 없다.

2019년도에는 여러가지 요인들로 인해 더 힘들어 진다고 한다. 이러한 현장의 어려움을 공무원들이 알아 줘야 한다. 일단 직업재활시설의 어려움은 여기까지 하겠다.

나는 현재 포스코의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인 포스코휴먼스에서 장애인재활상담사로 근무하고 있다. 우리 회사에서는 여러 사업을 하고 있지만 발달장애인들이 일하는 곳은 제철소의 작업복을 세탁하는 클리닝사업이다.

발달장애인 근로자 분들은 다른 직무로는 배치되어 있지 않다. 우리 회사의 클리닝사업과 대부분의 직업재활시설에서 발달장애인들이 종사하는 직무나 난이도는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우리 회사의 발달장애인들의 생산성이 시설에 근로하시는 분들에 비해 그렇게 높다고 말할 수도 없다.

하지만 근로자로서의 보상은 크게 다르다. 임금은 장애인근로자와 비장애인근로자나 관리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이나 다르지 않다. 똑 같은 임금테이블을 활용하며 최저임금을 훨씬 웃도는 급여를 받는다.

적용제외 평가 같은 제도는 생각할 필요가 없다. 당연히 발달장애인 근로자 분들 중 많은 분들이 나보다 많은 급여를 받고 있다. 똑 같은 임금테이블이니. 다른 복리후생규정도 차이를 두지 않고 있다.

포스코의 임직원들이 활용할 수 있는 회사의 휴양시설을 다른 직원들과 똑같이 이용할 수 있으며, 상여금, 격려금 역시 똑같이 다 받는다. 연간 수억원이 되는 장려금도 다시 직원들의 교육과 복지로 환원한다.

모기업 입장에서는 연간 수십억원의 부담금을 면제해주고 명단공표를 막아주니 더 바라는 것도 없다. 그저 제역할을 잘해내는 고마운 그룹사일 뿐이다. 당연히 지역사회의 많은 장애인분들이 우리 회사에 입사하고 싶어 하며, 더 이상 배치할 곳이 없어 회사에서도 신규장애인 근로자를 더 채용하기 위해 새로운 직무를 발굴할 계획이다. 장애인재활상담사로서도 어떻게 하면 질적인 고용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을까 고민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

발달장애인 근로자분들의 생산성에는 큰 차이가 없는데 왜 이렇게 직업재활시설과 우리 회사는 이렇게 상황이 다를까? 여러 요인들이 있겠지만 둘 다 일해 본 내 생각은 결국 시작을 어떻게 하느냐다.

대기업이 내는 연간 부담금을 고려하면 초기 투자 10~20억원이 그리 큰 금액은 아닐 것이다. 또한 모기업과 그 계열사를 고객으로 둔다면 사업아이템은 무궁무진 해진다.

굳이 홍보와 납품에 열을 올리지 않아도 된다. LG그룹 같은 경우는 많은 계열사에서 다수의 표준사업장을 설립해서 운영한다. 해보니 생각보다 괜찮더란 이야기다.

장애인 고용을 생각하는 우리사회의 입장에서 그리고 기업의 입장에서 본다면, 그 답은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이다. 부디 많은 기업에서 표준사업장을 설립해 장애인 고용과 사회공헌의 두마리 토끼 맛을 볼수 있길 바란다.

최근에는 많은 대기업에서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설립을 위해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협약을 맺는 기사들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양적인 성장도 좋지만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역시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에 대한 지속적인 정책연구, 확실한 사후지도와 컨설팅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물론 위에서 언급한대로 직업재활시설에 대한 정책 역시 잘 마련되어 지역사회내에서 그 역할을 잘 해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글은 포스코휴먼스 경영지원그룹 교육복지 장애인재활상담사 박세진님이 보내온 글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편집국(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도록 기고 회원 등록을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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