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재활원 본관 1층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최우수 기관 선정' 현수막. ⓒ한국장애인재활협회

한국장애인재활협회가 주관하고 신한금융그룹이 후원하는 ‘2017 장애청년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다’의 한국팀이 지난 3일부터 15일까지 ‘Move the world forward together!'를 주제로 연수를 진행했다.

장애청년드림팀은 글로벌 시대를 이끌어갈 국내외 유능한 장애 청년을 발굴하여, 미래 지도자로서의 비전과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종합 연수 프로그램으로 한국팀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9개 국가, 9명의 장애청년 참여했다.

한국팀은 지난 10일 서울시 강북구에 위치한 국립재활원(National Rehabilitation Center, NRC)을 방문했다.

국립재활원은 국내 최대 규모의 재활기관으로, 현존하는 국내 6개 지부 중 가장 대표적인 국가 중앙기관이다. 주요 시·도마다 설립된 총 11 개소의 보조기기센터(National Assistive Technology Center, NATC)와 전국 곳곳에 위치한 275 개소의 공공정신보건소들을 산하에 두고 있다.

이들 하위 센터들과 지역사회보건소들을 통해 지역사회기반 재활(Community-Based Rehabilitation, CBR) 보장에 힘쓰고 있다.

주요 사업으로는 재활병원부터 공공·특수재활사업, 훈련·교육 사업, 재활연구 사업까지 폭넓은 분야를 포괄하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이하 WHO)와 연계한 국제협력 사업까지 진행하고 있다.

국립재활원의 국제협력 사업은 국제연합UN을 비롯한 범세계적 차원의 장애인 인권 보장 운동에 일조한다.

배경 설명을 위해 덧붙이면 지난 2013년 인천에서 선포된 ‘인천전략’은 유엔 경제사회위원회(UN ESCAP)의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이하 UN CRPD)을 실현하는 구체적인 행동지침들을 담고 있다. 1, 2차 계획을 거쳐 현재 ‘제3차 10개년 계획(2013~2022)’이 인천 송도에서 선포되었고, “Make the Right Real"이라는 기조 하에 각종 사업들이 마련되어 실행되고 있다.

국립재활원의 경우 올해로 이행 10년차인 UN CRPD에 의거 장애 실태에 대한 통계 자료들을 수집하고 있고, 비정기적인 국제 연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모델 장애 설문조사(Model Disability Survey, MDS)’를 통해 국내 장애인 실태조사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호주 등 총 8개 협력국 지부들과 연계하여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의 범지역적인 장애 실태조사 자료망(DB)을 구축하고 있다.

국립재활원 국제 사업의 핵심인 ‘세계보건기구 국제 장애 실행 계획(WHO Global Disability Action Plan, 이하 GDAP)’은 2014년에 시작, 오는 2021년까지 진행된다. 이는 인천전략 기간 내에 포함되어 있어 이 둘 간의 연계성을 엿볼 수 있다.

이상의 국제사회 차원의 장애인 인권 운동과 국립재활원 사업 간의 상호연계성은 인천전략기금 운영사무국인 한국장애인개발원(KODDI) 홈페이지의 국제기구협력사업 안내에서 소개하는 4대 세부 사업 내용인 통계구축 프로젝트 지원, 본부 접근성 센터 지원, 인천전략 워킹그룹회의 개최, 아·태평양 챔피언 회의 개최 지원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과연 국립재활원의 본 모습은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화려함만큼이나 아름다울까? 이처럼 완벽하게 선포된 계획 그대로 세부적인 지침들이 이행되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국립재활원의 범세계적 권익옹호(advocacy) 사업은 실재하나, 실질적인 수준의 국제협력은 아직 걸음마 단계로 보인다.

물론 WHO GDAP 계획에 따라 아태평양 지역 내 8개 지부들과 함께 각종 재활 및 사회복귀 지원, 보조기기 공급 등의 협력 사업을 진행하고, 관련 국제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있으며, 범국가적인 MDS 통계DB도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기관 차원의 정규 교육과정(대학)이나 국제연수 프로그램은 부재하며, 후자의 경우 특별채용의 방식으로 온라인 문의나 요구를 통해 개별적으로 기획되고 있었다. 또한 MDS 통계망(DB) 구축이 초기단계인 것은 사실이나 캄보디아, 필리핀, 방글라데시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통계 대상에서 아예 제외되어 있었다.

즉, 지역사회 차원의 긴밀한 협력에 앞서 국가 차원의 협력과 소통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 이 때 장애인 지도자들의 인적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장애인기구DPO들의 협조를 얻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이다. 통계든 회의든 연수든 간에 결국 ‘사람’이 핵심적인 자원이지 실마리이기 때문이다.

이로써 한국팀 참가자들의 희망사항이었던 ‘청년 중심의 국제 재활연합’도 구축될 수 있을 것이며, 보다 효율적이고 실질적인 국제협력이 가능해질 것이다.

대한민국은 지난 1991년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설립으로 말미암아, 세계 최초로 수원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된 국가가 되었다. 이는 분명 국제사회의 공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제는 대한민국이 앞으로의 국제사회의 요구와 부름에 함께 응답할 시점이다.

대한민국 재활사업의 대표기관이자 ‘얼굴’인 국립재활원이 관련 인적 네트워크를 면밀히 구축하고, 보다 실질적인 인적 교류와 지원을 선도함으로써 현 시대 세계 주요 사업인 국제협력 사업에 일조하는 기관이 되기를 바란다. 그래야만 ‘최우수기관’이라는 종합평가가 진정 무색하지 않게 될 것이다.

*이 글은 '2017 장애청년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다' 한국팀의 이학건님이 보내왔습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취재팀(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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