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도가 심한 지체장애인으로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입니다. 당연히 전동휠체어를 타고 있지요.

좋은 세상을 만나 6년에 한 대를 정부로부터 무상지원 받고 있습니다. 값은 209만 원짜리지요. 거기에다 소모품 교환 수리비로 1년에 15만 원씩을 지원받고 있으며 그것과는 별도로 18개월마다 배터리를 교환할 수 있는 금액의 절반인 18만 원을 지원받고 있습니다.

문제는 전동휠체어의 핵심부품이 자체 결함으로 고장이 났을 때인데, 보증기간 1년이 지났다고 자비로 수리를 하라 합니다.

나 같은 경우 지난 2018년 6월 19일 전동휠체어를 새로 지원받았는데, 지난달부터 이동 시 극심한 소음이 발생하여 업체를 찾아갔지만 길이 없다며 수리비 70만 원을 요구했습니다. 이제 2년 조금 넘게 탔는데 앞으로 4년을 어떻게 버틸 수 있을지 눈앞이 막막합니다.

가난한 현실에 70만 원은 한 달을 살아야 하는 생활비입니다. 결코 적은 돈이 아니지요. 70만 원을 어렵게 마련한다 해도 또 다른 고장이 날 텐데 그럴 때마다 수리비를 감당할 능력이 없는 저로서는 이러다 바깥 세상과 단절하고 갇힌 생활을 하겠구나 싶어 서글퍼 집니다.

장애 정도가 심한 사람이 전동휠체어를 사용하고, 장애가 심하다 보니 경제 활동을 하지 못하여 정부로부터 무상지원을 받는 것인데, 전동휠체어가 고장이 나면 본인이 거액의 수리비를 부담해야 하는 것은 전동휠체어 무상지원사업의 취지에 맞지 않습니다.

전동휠체어 고장이 잦은 것은 제품이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무상지원사업으로 나누어주는 휠체어의 질을 높여주던가, 새로운 휠체어를 받을 때까지 무상으로 수리를 해주던가 해야 중증장애인들이 우리 사회에서 이동하며 살 수 있지 않겠습니까? 제발 현실에 맞는 지원을 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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