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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장애계의 국제 협력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0-01-08 17:07:34
김형식 전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 위원.ⓒ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김형식 전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 위원.ⓒ에이블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일 신년사에서 강한 톤으로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밝혔다. 장애 계에 시사 하는 함의는 없겠는가? 늘 구상하던 주제인 남·북한 장애계의 국제 협력을 화두로 던진다.

남·북한은 나름대로 6.25 이후에 수많은 전상자들의 문제에 대응해온 국가들이다. 북한대로의 독특한 이야기가 있겠지만, 남한만을 보더라도 한국은 전쟁과 빈곤으로 인해 한국의 장애 당사자들이 당면했던 경제ㆍ사회ㆍ의료적 문제는 현재 80%이상의 지구촌개발도상국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거의 모두 겪었고 극복했다고 할 수 있다.

적어도 장애 문제에 관한 한국은 다른 나라가 가지고 있지 못한 독보적인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지난 30여 년간 한국은 한국 장애의 역사가 완전히 정리 된 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장애인 당사자들과 DPO의 자조(self-help) 정신, 관련 입법제정과 정부의 예산지원. 한때는 빈국으로서 경제 성장을 이루며 동시에 점진적이기는 하나 교육, 시설, 취업, 의료 등 다 방면에서 장애인의 재활을 추구해온 역사와 경험이 있다.

이 기고문은 어떻게 남·북한 장애계가 협력을 할 수 있겠는 가이다. 북한을 잠정적으로 개발도상국으로 설정해도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본 기고문은 ‘남·북한 장애분야의 국제협력 방안’의 모색을 함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입장은 우리의 장애 극복 체험, know-how, soft/hard ware등을 총 망라하여 남·북한 협력 사업으로 재창출해 내는 기회로 삼아보자는 것이다.

최근에 KOICA와 「공동모금회」의 지원으로 장애 계에 국제협력이 부상되지만, 우리는 북한에 대해서 너무 무지했고, 무심했고 안이했다.

남·북한의 평화, 통일, 인권 등 모든 주제에서 다 그러하지만... 최근에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오래 동안 ‘북조선 장애자연맹’을 총 책임지던 김 문 철 씨를 한국 장애계의 지도자들도 싱가포르나 태국에서 종종 만났었다. 그럴 때 마다 그 김 선생은 남·북한 간 장애계의 협력을 희망했었다.

1990년대의 정치적 상황이 그런 계기를 만들어 주지도 못했지만, 남한의 장애 계 인사들은 북과의 관계를 어느 단체가 여하히 ‘선점’할 것인가에 너무 집착했었다는 생각이다. 이 기고문에서는 남·북한 장애 계의 공동협력의 가능성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국제협력은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어느 국가, 시기를 막론하고 수행할 수 있는 사안이지만, 우선 반가운 것은2008년 5월 3일에 효력을 발생한 국제 장애인 권리 협약(UN Disability Rights Convention) 제 32조에서 국제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UN이 장애인 권리협약을 채택했다는 것은 그만큼 사안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며, 국가적 차원에서의 정당성을 부여한다.

제32조 : 국제 협력의 내용을 살펴보면, 당사국은 현행 협약의 원리와 목표 실현을 위한 국내적인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서 국제협력과 국제협력 증진의 중요성을 인정하며, 이와 관련된 국가 간 국가 내에서 적절하게 관련 국제, 지역적 기구와 시민단체 특히, 장애인 단체와의 제휴를 통해 적절하고 효과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러한 조치는 특히, 다음을 포함한다.

(a) 국제개발프로그램을 포함한 국제협력에 장애인을 포함시키고, 접근가능 하도록 보장
(b) 정보, 경험, 훈련 프로그램과 선례의 교류 및 공유를 포함한 역량 구축의 촉진과 지원
(c) 연구에서의 협력과 과학적 기술적 지식에 대한 접근성 촉진
(d) 적절한 기술이전을 통한 접근 가능한 기술과 보조기술에의 접근성과 공유 촉진을 포함한 기술적, 경제적 지원 제공.

생각해 보면 한국의 장애 계는 위의 a,b,c,d 의 모든 영역을 원만히 수행해 낼 수 있는 역량이 있다. 남 북간 장애계의 협력은 우선 물량 지원이 필요할 것이지만 그 핵심은 재활 (북한에서는 ‘회복’) 가치 와 Technology Transfer의 중성을 강조하여 기술 자원이전 라고 할 수 있다.

한국 장애복지의 역사 중 가장 괄목할 만한 성과 중의 하나는 장애인 재활과 관련된 아주 풍부한 재활프로그램의 개발이다. 이것은 한국 장애의 역사가 가지고 있는 최대의 자산이다.

즉, 한국의 협력전략은 과거 Koica의 접근대로 비용이 많이 들고 전시효과적인 infra 등 시설건축이 아닌 software의 등 재활 technology 의 전달과 활용에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기대효과도 영향평가의 관점에서 result 보다는 impact를 강조하며, Capacity Building, Empowerment, Disability Rights, Equality & Inclusion을 평가의 지표로 설정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 과거 선진국 형의 재활사업은 top down 방식으로 전문가 중심의 접근으로서, 마치 식민지 통치 관리가 지역의 행정을 전담하듯이 이해 당사자의 논의 대화가 없이 일방적으로 시설과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운영하는 방식이었다.
아마도 북한 장애계도 이런 식의 협력은 원치 않을 것이다.

이러한 개발 협력은 당사자와의 논의, 협상, 선택 등 자기결정의 기회를 박탈하는 결과 중심적인 협력이어야 하며, 선택을 위한 참여와 이에 대한 책무성, 대가 등 과정을 무시해서도 안 된다.

2005년 파리 선언 등을 통하여 이구동성으로 강조되고 있는 '주인의식 (Ownership)' 의 원칙이 과거의 한계성을 잘 설명해 준다. 과거의 개발 협력이 실패했던 가장 큰 요인 중의 하나는 개발 협력의 대상이 되는 국민/주민의 참여가 없는 타자에 의한 우월적인 개발원조의 방식이었다.

과거의 오류를 피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것은 어떠한 형태의 협력이 가장 필요할 것인가를 결정하기 위하여 기초조사, Needs Survey가 필요 할 것이며, 초기의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처음부터 포괄적이거나 대규모 사업보다는 우선순위를 정하기 위해서라도 Needs Survey/ Disability Survey는 필요할 것이다.

2016년 필자의 조사에 의하면, 유럽 연합 벨지움 개발 협력 국 스웨덴 개발협력 국 SIDA, 북한주재 네덜란드, 영국, 독일 대사관, Handicap International, 중국장애인협회, 국제장애인 그린추리 재단, 세계휠체어 재단 등 에 의하여 약 1백 4십만 불의 기부금이 모아졌다.

고작 140만 불이라니! 이 자료는 우리로 하여금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평양주재 외국 공관들의 기부는 공식적인 기부가 아닌 기껏해야 자선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동시에 보잘 것 없는 액수를 보면서 탄식을 금 할 수가 없다.

그 이유는 미국만 하더라도 2014년에 해외개발원조로 3940억(US$ 394억)을 투입했고, 한국의 국제협력 단 (KOICA))만 해도 2016년에 6500억 원을 투입했다. 그런데 북한은 이러한 세계적인 개발협력에서 단 1달러의 혜택을 못 받고 배제, 소외 당 하고 있는 사실을 개탄하는 것이다.

북한은 헌법상 대한민국 영토라 ODA 로 간주하지 않으며, 북한 지원은 주로 남북기금으로 하는데 현재 경제제재로 거의 기금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한국장애 계는 그대로 손을 놓고 있을 것인가 묻고 싶다.

필자가 정리했던 2005년도 북 조선 장애인 단체의 희망사항은
(1) 장애관련 전문기술, 자료, 문헌, 훈련 및 의지 보조기 생산기자재 확보
(2) 교정기구 제작 등의 기술지원
(3) 보청기와 약시용 안경, 휠체어, 클러치(목발), 맹인용 흰 팡이가 우선 필요하며, 의지보조기의 경우 완제품도 필요하지만 북한에 있는 공장에서 제작할 수 있는 기술과 장비, 재료가 필요하며, 수량은 많을수록 좋다고 함. 현재 함흥 교정기구 공장을 비롯해서, 송림 영예군인 교정기구 공장과 서해지역에 공장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고 하며 전국적으로 약 20-30개가 더 필요한 것으로 파악.

(4) 조선장애자지원협회는 ① 일꾼(전문가)양성, ② 물적 토대강화, ③ 협회 역량 강화 등을 내부 목표로 세워 조직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하며 아울러 약 2500평 규모의 「장애인종합재활센타」건립을 희망했었다.

반면에 2013년에는,
• 각종 보장구(흴 체어, 지팡이, 보청기, 목발 등) 의 제작, 서비스 및 공급의 개선
•. 고용 보장을 위한 직업 훈련, 소규모 수익 사업체
•. 장애아동들을 위한 교육 여건 개선 및 ICT Training
•. 정신사회 및 인지 장애인들을 위한 서비스 개선
•. 보행자들 대상 교통사고 방지 교육
•. 건물 등 공공시설의 장벽제거
•. 장애인 단체 직원들의 정보, 교육, 의사소통 등의 역량강화 교육
•. 국, 내외 유관 기관들과의 협력체계 구축
•. 평양 종합재활원 구축 등을 희망했다.

2005년과 2013 년의 요구 사항에는 큰 변화가 없는 듯하지만, 분명한 것은 장애 분야의 발전을 위한 열망은 대단한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나라의 장애인 복지와 ICT Training을 위해서는 한국 장애인개발원, 사회복지공동 모금회, KOICA 기업을 통해서는 매년 수억의 예산이 집행되면서도 북한은 겨우 1억 5000만 원 정도의 후원금으로 장애인 복지를 이끌어 가고 있다. 지면의 제약 상 두 가지만 요청한다.

첫째, 이제는 국제협력에서 ~를 ‘위해서’(for) 가 아니라 ‘함께’(with) 라는 정신으로 임해야 한다. 둘째는 한국의 장애계가 분분하지 않고 총 연대하여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누구의 명예를 위하여 남북 장애계의 국제협력을 시도하는 것이 아니다.

*이 글은 김형식 전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 위원이 보내왔습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취재팀(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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