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지역장애인보건의료센터 동료들과 함께. ⓒ한국척수장애인협회

나, 김희지는 호주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하던 중 급성횡단성척수염으로 척수장애인이 되었다.

장애인이 된 후 나의 관심은 호텔경영에서 건강과 복지분야로 변경되었다. 그렇게 나의 새로운 삶은 시작되었다.

2014년, 병원생활 중이던 나는 한국척수장애인협회의 일상홈 사업을 알게 되었고 당시에는 파일럿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있어 지금의 일상홈과는 다른 모습이었지만(당시에는 병원기반형의 프로그램이었다) 새로운 공간이 아닌 내가 생활하고 있는 병원에서 일상생활훈련을 할 수 있다는 것에 호기심을 갖고 참여하게 되었으며 이를 통해 나는 자신감을 얻었고 대학원 진학까지의 용기를 낼 수 있었다.

대학원을 다니면서 자격증 시험공부까지 병행하며 사회복지사와 장애인재활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하였고, 자연스럽게 장애인복지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지금의 직업까지로 연결선을 이어갈 수 있었다.

평소 건강권에 관심이 많았던 차에 여러 가지 환경으로 인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건강 차이가 나타난다는 것을 인지한 후 관련 직종의 직업을 찾던 중, 척수협회 직업재활부에서 진행하는 중증장애인직업재활지원사업의 상담을 받은 후 지금은 양산부산대학교병원에 있는 경상남도 지역장애인보건의료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다.

센터는 지역 내 장애인 건강보건관리 사업 전달체계를 구축하고 실행하는 기관으로 나는 그 중에서도 사례관리와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처음으로 직장에서 비장애인들과 같은 업무시간과 업무량을 소화하고 있다. 일이 많을 때는 야근까지 불사하며 동료들과 함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실, 입사 초반엔 동료들 또한 중증장애인과 함께 업무를 하는 것이 처음이라 어려움이 있지 않을 까 하는 막연한 걱정이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걱정은 함께 일하면서 노력하는 모습을 통해 조금씩 줄어들었고 지금은 동료로써의 인정을 한 몸에 받고 있고 그만큼 스스럼없는 사이가 되었다.

그렇게 시작한 사례관리는 담당자의 의지와 노력에 따라 그 결과가 하늘과 땅으로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더 의지를 가지고 유관기관과 협업하여 대상자 분들이 훨씬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도움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때문에 출장이 잦고 업무수행에 어려움이 많지만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행되는 사례관리 과정을 보면 그 뿌듯함이 다른 것에 비할 수 없는 보람이 되어 지금은 일에 대한 어려움 보다 즐거움을 더 찾아 가고 있다.

앞으로도 ‘나의 일은 대상자의 건강과 관련된 일이며, 이는 곧 삶의 질과 연결이 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지역 내의 장애인 대상자분들이 사회에서 소외되지 않고 건강권을 행사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옆에서 힘이 되고자 한다.

‘2019 척수장애인대회’에서는 자랑스러운 척수장애인상을 수상한 뒤 기념촬영. ⓒ한국척수장애인협회

나의 성공적인 취업사례는 한국장애인개발원에서 진행 중인 ‘중증장애인직업재활지원사업’의 우수사례 공모에 선정되어 우수상을 수상했다.

또한 한국척수장애인협회가 주최하고 보건복지부가 후원하는 ‘2019 척수장애인대회’에서는 자랑스러운 척수장애인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게 되었다.

중증장애인의 취업은 개인의 노력은 물론 많은 지지자들의 격려가 함께해야 완성되어진다고 생각된다. 앞으로 취업을 꿈꾸는 많은 중증장애인들에게 조그마한 격려가 되었으면 한다.

*이 글은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직업재활부에서 진행되는 '중증장애인직업재활지원사업' 참여해 경남지역장애인보건의료센터에 취업한 김희지 님이 보내온 기고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편집국(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도록 기고 회원 등록을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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