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7층 높이에서 떨어지는 낙상사고를 겪게되어 흉수 4번이 손상되었다. 가슴 밑으로부터 하지마비라는 판정을 받고 두 곳의 재활병원에서 총 1년 4개월이라는 시간을 보냈다.

병원에 있는 동안 나는 사소한것 하나한 간병인의 도움을 받았었고, 가족과 있을 때에도 부모님 또는 남동생의 도움을 받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었다.

퇴원하기 하루 전, (사)한국척수장애인협회와의 인연이 되어 일상홈 프로그램을 알게되었고, 일상홈에서는 혼자 스스로 모든 일을 해결해 나가는 방법을 알려준다는 안내를 받았다.

욕심도 있었고 무엇보다 겁이 없었던 나는 일상홈 신청을 했고 초기면접을 통해 퇴원 후인 지난 4월 22일부터 한달간 일상홈에 참여하게 되었다.

채수민님의 일상홈 환영식 모습. ⓒ한국척수장애인협회

혼자 살게 되는 곳이라고 해서 걱정했는데 같은 휠체어를 타고 있는 코치님과 함께라 안심이 되었다.

퇴원 후 부모님과 같이 생활했기 때문에 청소나 설거지, 식사 준비등은 할 일이 없었고 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일상홈에서 청소, 설거지, 분리수거, 빨래 등 가사활동을 하나씩 하게 될 수록 자립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일상홈에서 청소하는 채수민님.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일상홈에서 식사준비를 하는 채수민님.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원하는 일정이 있으면 코치님과 함께 외부활동을 하는 것도 프로그램 중 일부였다.

사고 후 문화생활을 하게 되면 누군가가 뒤에서 휠에처를 밀어주느라 마음 한편이 미안하고 어디를 갈때마다 부탁을 해야했기에 불편했는데 코치님과 함께 내 의지만 있으며 휠체어를 밀고 가고 싶은곳을 갈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면서 마음 편하게 다닐 수 있었다.

그래서 영화관람, 트레킹, 뮤지컬관람, 쇼핑 등의 많은 외부활동을 하면서 자기관리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문화여가활동 중인 채수민님. ⓒ한국척수장애인협회

트레킹 체험에 참가한 채수민님.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일상홈에서 가장 열심히 하던 연습은 제일 자신이 없었고 어려웠던 차량 트랜스퍼와 변기 트랜스퍼이다.

나만의 노하우를 습득해야한다는 코치님의 조언 아래 일정 사이사이에 틈틈히 연습을 계속 했다.

이제는 차를 탈때도 운전석이든 조수석이든 잘 탈수 있게 되었고, 밖으로 나가게 되어서도 화장실 다녀오는 일은 식은 죽 먹기가 되었다. 그 외에도 머리감기, 샤워 등의 자기관리도 잘 할수 있게 되었다.

차량트랜스퍼 훈련중인 채수민님. ⓒ한국척수장애인협회

변기 트랜스퍼 훈련중인 채수민님. ⓒ한국척수장애인협회

그리고 일상홈을 무사히 수료한 지금, 스스로 집에서 병원까지 운전을 하면서 다니고 있고, 집에서나 밖에서나 부모님의 동무 없이 저혼자 할 수 있는 일이면 스스로 하고 있다.

나에게 한달이라는 짧고도 긴 시간을 일상홈 프로그램으로 성장할 수 있게 기회를 주신 (사)한국척수장애인협회와 (사)한국척수장애인협회 서울특별시협회 관계자분들게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더 많은 분들이 이 프로그램을 경험했으면 좋겠다.

더불어, 이렇게 생활할 수 있는 일상홈의 공간이 확대되어 전국에 있는 척수장애인분들 이용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채수민님의 일상홈 수료식 모습.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이 글은 한국척수장애인협회와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서울특별시협회가 함께하는 '척수장애인 일상홈' 프로그램에 참여한 채수민님이 보내온 기고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편집국(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도록 기고 회원 등록을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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