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에이블뉴스 독자 여러분. 저는 안지수라고 하고 2013년에는 안지수의 Take a Rest라는 카테고리로 연간 칼럼니스트로서 뵌 바 있습니다. 2019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저는 에이블뉴스 이외에도 여러 곳에 글을 쓰고 있습니다. 그중 한 곳에 기록하길 필자의 올 한 해 목표이자 키워드가 ‘존버’라고 말씀드렸는데요.

견디고 또 견딘다는 뜻을 가진 말이지만 신조어이기도 하고 동시에 속어이기도 해서 굳이 풀어서 말씀드리진 않기로 하겠습니다. 아마 이 글을 보시는 많은 독자분들께서도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제가 이렇게 펜을 든 이유는 새해 인사를 드리기 위함도 있지만 그보다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자 함이 더 큽니다. 그 당부는 다름 아니라 화합의 한 해가 됐으면 하는 것입니다.

돌이켜 보면 느끼기에 따라선 매정하게 여겨질 정도로 슬픈 일과 아쉬운 일들이 많았지요. 그 와중에도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았습니다.

수많은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치는데 기다려주지 않는 무자비한 시간 가운데서 무엇을 추구했는가 고민해보게 되네요. 또한 우리는 장애인이란 이름으로 얼마큼 끈끈하게 연합했는지도요.

가족 활동보조 반대 집회. ⓒ 에이블뉴스 DB

멀리 갈 것도 없이 에이블뉴스에 실렸던 2018 장애계 이슈 결산만 봐도 그렇습니다. 뜨거웠던 가족 활동보조의 화두는 합의를 이루고 진전이 있어야 할 시점에 아직도 “내가 옳으냐, 네가 옳으냐!” 하는 싸움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찬성과 반대 의견 모두 일리 있습니다. 그리고 각자의 생각과 바람대로 정책이 집행되어 좋은 삶을 누리길 원함은 인지상정이죠.

하지만 본인의 의견을 말씀하시기 전에 이 정책이 왜 필요하며, 또 누구에게 필요한지… 더 나아가 찬성과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이의 이유는 무엇인지를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가족 활동보조 촉구 기자회견. ⓒ 에이블뉴스 DB

너무나 갈 길이 먼 복지의 산입니다. 말하자면 우리는 제대로 된 산악장비도 구비하지 못한 채 험한 산을 오르는 것과 같습니다.

산을 오르려면 앞에서 추진력을 세우고, 중간에서 중심을 잡으며, 뒤에서 오는 이를 위해 격려해줘야 하는데 마치 정상으로 가는 루트를 두고 옥신각신 하는 것만 같습니다.

단식과 집회로 수고하시는 마음은 압니다만 그 어떤 방법이든 합의를 이루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 탄식만 나오는 것이 사실입니다. 혹시나 가족 활동보조의 관한 제 입장이 궁금하신 분들은 제 기고문을 찾아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만에 하나 저의 바람이나 입장대로 이뤄지지 않더라도 모두가 동의하고 고개를 끄덕일 만한 정도의 합의가 있다면 좋겠습니다. 비단 가족 활동보조 문제뿐 아니라 장애계 복지 문제 전부 다 말입니다.

2019년은 기해년… ‘황금돼지의 해’라고 하지요. 바라고 소망하시는 일들 모두 이루시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더불어 하나님의 축복이 가득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이 글은 경기도 성남에 사는 독자 안지수님이 보내온 기고문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편집국(02-792-7785)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도록 기고 회원 등록을 해드립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언제나 열정과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30대의 철없는 뇌성마비 장애인이다. 주관적인 옳고 그름이 뚜렷해 정의롭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일에는 분노하고 바꿔나가기 위해 두 팔 벗고 나선다. 평범한 것과 획일적인 것을 싫어하고 항상 남들과는 다른 발상으로 인생을 살고픈 사람. 가족, 사람들과의 소통, 이동, 글, 게임, 사랑. 이 6가지는 절대 놓을 수 없다고 주장하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다. 최신 장애 이슈나 미디어에 관한 이야기를 장애당사자주의적인 시각과 경험에 비춰 연재한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