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정신장애인에 대한 특강을 들은 적이 있었다. 특강 말미에 강사는 때로는 뉴스들을 보다보면 정신장애인들에 대한 커다란 오해를 가지게 된다고 말했다. 몇 년 전부터 늘어나는 강력범죄들을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일으켰다고 하는 뉴스들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나는 지난 10월 14일 일어난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도 정신장애인들에 대한 오해를 가지게 하는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살인 현장에서 검거 된 범인이 경찰조사에서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말하면서. 그날 알바생을 흉기로 30차례 찔러 죽었던 것도 우울증 증상으로 감정조절 못했기 때문이라고 진술했던 것이다.

현재 범인은 치료감호소에서 검사받고 있다. 한 달쯤 지나면 범인이 실제로 우울증을 앓고 있는지 아닌지 진실이 밝혀진다. 범인이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판정이 되면 ‘심신미약으로 사리분별 못하는 사람이 범죄를 일으켜도 처벌하지 아니한다’고 명시 되어 있는 형법 제11조 1항과 2항의 의거해서 가벼운 처벌을 받게 될 것이다.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말하는 범인에 대한 국민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범인이 법을 이용하여 자신의 죗값을 치루지 않겠다는 모습으로 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범인이 우울증을 알고 있더라도 감형시키지 말라고 하는 글에 동의한 국민들이 백만 명이 훌쩍 넘었다.

나는 치료감호소에서 범인에 대한 어떠한 검사결과가 나오던지 국민들이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잠재적 흉악범들로 보게 될 것이라고 한다.

검사결과가 범인이 정말로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오면 국민들은 모든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자인한 공격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 반대 검사결과가 나올 경우에도 국민들은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을 가지게 할 것이다.

원래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잔인한 공격성을 가지고 있지 않는다. 환경적인 원인이나 도파민과 세로토닌과 같은 기분을 조정하는 호르몬이 불규칙하게 분비되는 생물학적 원인으로 감정변화가 아주 심하다.

이 때문에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일상생활을 하는데 많은 어려움들 경험하고 대인관계를 맺는데 어려움이 있어 사회생활을 하는데 힘들어 한다. 하지만 강서구 PC방 알바생을 잔인하게 살해했던 범인처럼 잔인한 공격성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도파민과 세로토닌이 정상적으로 분비되게 하는 약들을 복용하고, 심리상담 치료를 정기적으로 받으면 별 어려움 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과도 좋은 관계를 맺으면서 사회생활도 할 수 있다.

주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으면서 사회생활을 하는 것이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특효약이 될 수 있다.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사회생활 하는 중에 우울증이 치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조울증을 비롯한 다른 정신장애들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정신장애인들이야 말로 사회 속에서 살아야 된다. 하지만 법을 이용해서 자신의 죗값을 치루지 않으려고 하는 한 흉악범 때문에 국민들이 정신장애인들을 세상과 분리된 곳에서 살아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될까봐 걱정이 된다.

*이 글은 전주에 사는 장애인 활동가 강민호 님이 보내온 글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편집국(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도록 기고 회원 등록을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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