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인권 관련 일을 하는지라 주로 장애인거주시설을 자주 찾는다. 이로 인해 시설협회의 단톡방에는 이미 내 사진과 인상착의가 돌고 있는 상태다.

최근 한 거주시설로 이용인 인권교육을 나갔는데 시설장과 인사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 시설장이 내가 얼마 전 다녀온 시설에 대해 물으며 그곳이 어땠는지를 물어왔다. 그곳에 다녀온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생각됐는데, 시설협회 단톡방이었다.

우선 그 시설은 종교 재단이 운영하고 있으며 3층짜리 조립식에 1층은 생활관, 2층은 사무실로 그곳에 거주하는 이용인은 30명이상이다. 남녀로 나뉘어 방 두 칸에 거주하고 있는 상태인 낡은 건물이었다.

시설 자체도 사람이 살기 힘든 열악한 환경인데, 어떻게 이런 곳이 신고시설로 정부 보조금까지 받으며 운영되고 있는 것일까? 하며 의구심을 품는 도중에 다른 시설의 장에게 그런 질문까지 받으니 원래부터 문제가 있기로 유명한 곳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까지 들며 내게 질문을 한 시설장에게 되물었다

"그럼 원장님은 그곳이 사람이 살 수 있는 환경이라 생각 하십니까?"

돌아오는 대답은 어땠을까?

"아니오"였다.

그러면서 그곳의 내부 구조는 시설 점검 활동 나가서 잠깐 훑어 본 나보다 더 잘 아는, 그렇게 잘 알고 있다면 같은 장애인거주시설을 운영하는 장으로서 내부의 자정노력을 통해 개선 권고라도 하고, 그것이 미흡하다면 관련 기관에 신고함이 마땅한 것 아닌가. 그저 점검한 사람에게 "그곳에 가보니 어떠셨어요?"라 묻기만 하는 모습이 실망스러웠다.

외형적으로 드러나는 문제도 문제거니와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시설 내부의 문제 또한 해당 시설을 처음 방문한 나조차 10분만 둘러봐도 훤히 보이는지라 답답함의 한숨만 나왔다. 그런데 관련 공무원들의 묵인은 그렇다 쳐도 같은 단체에 소속되어있는 시설장마저도 '가보니 문제 많지 않냐'는 질문을 받으니 뭐라 말이 안 나왔다.

얼마 전 한 장애인단체에서 국가인권위원회를 방문, 장애인거주시설 신규입소 금지를 외치며 기자회견을 가진 일이 있었다.

난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함과 동시에 지금 운영되고 있는 시설들에 대한 확실한 전수조사를 벌여 위법한 상황과 인권 침해실태 발견 시 발 빠른 법인 설립 취소와 더불어 관련한 법적조치를 최대한 가동, 다시는 위법행위자가 명의변경 등을 통해 같은 시설을 재운영하지 못하게 하여야함을 주장한다. 또한

시설협회 등 운영자 단체들도 조사원 신분과 점검일정 등만 공유하여 만일의 사태에만 대비하는 모임이 아닌, 문제가 있는 시설은 관련기관 고발, 내부규약에 의거 회원권 박탈 등의 조치들로 사회복지사업법 등 관련법을 100% 지켜 나가도록 운영자 간 서로 권고하고 스스로 개선하는 단체가 되어야 할 것이다.

*정의당 장애평등강사 강민님이 보내온 기고문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편집국(02-792-7785)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도록 기고 회원 등록을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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