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수장애인 지역사회복귀훈련을 통해 운전면허를 취득한 전상우(좌) 씨와 정상일 코디네이터(우).ⓒ한국척수장애인협회

2010년 산업재해로 척수손상을 당한 후,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하여 병원에 진료 받으러 가는 것 외에는 외출을 상상할 수 없었다. 집 안에서도 휠체어에서 침대로 이동하거나 화장실 이용, 목욕 등 일상생활조차 혼자 하지 못해 계속 가족의 도움을 받다보니 점점 더 자립적인 생활과는 멀어지고 있었다.

그러던 중 경상남도척수장애인재활지원센터에서 일상생활에 대한 훈련을 시켜준다는 소식을 듣고 참여 신청을 했다. 그리고 며칠 뒤 지역사회복귀훈련 코디네이터가 통영에서 거제도 우리 집까지 찾아왔다. 처음 상담을 받을 때는, 집안에서 도움 받지 않고 혼자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코디네이터는 실내뿐 아니라 외부활동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거제도에서도 외곽에 살고 있는데 어떻게 그게 가능할까…’ 그런 생각부터 들었지만 일단 신청했으니 훈련을 받아보기로 결정했다. 낮은 턱 오르내리기, 휠체어에서 침대로 옮겨 앉기 등 기본적인 휠체어 이용 기술부터 배우기 시작했다. 별것 아닌 것 같은 기술이었지만 걸음마를 배우듯 계속 반복 연습을 하고 익혔다. 익숙해지기까지는 꽤 많은 노력과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집안 생활이 훨씬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실내에서 자신감이 생기자 밖으로 나가고 싶은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코디네이터와 외출하고 싶은 내 의지에 대해 상의하였다. 그동안 일상생활 훈련으로 신체 기능이 향상되어 운전면허시험에 도전하기로 결정하였고 단기간에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에겐 평범할 수 있는 이 작은 도전이 나에게는 마치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은 성취감이었다.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운전, 사랑하는 딸과 함께 드라이브를 다녀오면서 이것이 현실이라는 사실이 꿈만 같았다.

첫 도전의 결실 이후, 다른 장벽들은 자연스럽게 무너졌다. 지역의 스포츠모임에도 참여하고 가족과 함께 캠핑도 다니게 되었다. 지역사회복귀훈련은 나의 일상을, 그리고 나 자신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나의 도전은 계속 될 것이다. 지금까지 이끌어 준 정상일 코디네이터와 경상남도척수장애인재활지원센터 허길도 사무처장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2017년 척수장애인 활동가 기본교육을 수료한 전상우 씨(오른쪽에서 두 번째).ⓒ한국척수장애인협회

*이 글은 경상남도에 거주하는 척수장애인 전상우 씨가 보내왔습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취재팀(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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