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발달장애인 평생교육 욕구조사결과가 발표되었다. 문화여가 프로그램에 대한 욕구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능력향상교육은 그 다음이었다.

얼핏 생각하면 일자리와 관련된 욕구가 더 클 것 같은데 예상 밖으로 문화여가욕구가 1순위로 나타났다.

아마 10년 전이었다면 직업능력향상 욕구가 가장 높았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560여개의 장애인직업재활시설, 260여개의 장애인표준사업장에서 일하고 있는 장애인 대다수가 발달장애인임을 감안하고 그동안 투입된 사회적 노력을 고려하면 이제 다른 욕구가 분출될 시기가 왔다고 볼 수 있다.

그렇게 보면 문화여가 욕구가 1순위인 것이 납득될만하다. 게다가 국민소득 3만불을 내다보는 국가가 맞나 싶을 정도로 장애인을 위한 문화여가에 대한 관심은 전무한 실정이다.

특히 장애를 가지고 있는 청소년(청소년기본법상 만 9세~24세)에 국한하면 더욱 극명한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청소년활동진흥법, 청소년육성기본계획에는 학교 및 청소년단체 등을 통해 이루어지는 모든 수련활동에 장애청소년과 비장애청소년에 차별을 두고 있지 않다. 즉 장애, 비장애를 떠나 청소년들의 능동적인 참여를 통해 심신을 단련하고 자질을 배양하며 다양한 취미를 개발하고 정서를 함양함으로써 청소년들로 하여금 지덕체를 고루 갖춘 전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장애인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장애청소년, 특히 발달장애 청소년은 갈만한 곳도, 이용할만한 프로그램도, 전담하여 지도할 전담지도사도 매우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그마나 지난 수년간 지역에 장애인복지관이 늘어나고, 생활권 청소년수련시설이 증가하면서 지역 내 욕구를 충족시켜 나가고 있지만 자연권 청소년수련시설은 전무한 실정이다.

실제로 장애청소년들과 함께 1박 2일의 수련활동을 위해 전국에 있는 수많은 시설을 물색하다 보면 불편한 점과 고려해야 할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교육부의 2015년 특수교육 통계에 나타난 우리나라 장애청소년 현황은 특수학교 167개소, 특수학급 7,397개소, 통합학급 6,972개소, 특수교육지원센터 196개소로 이들 특수교육 현장에서 공부하는 장애인은 총 88,067명이다.

이 외에도 장애인복지관, 주간보호센터, 거주시설을 이용하고 있는 청소년층을 포함하면 그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고 여기에 장애 청소년을 두고 있는 가정은 비장애 가족에 비해 문화여가생활이 결코 수월하지 않다는 현실까지 더해지면 그 필요성에 대한 논의는 더 이상 의미가 없을 것이다.

그동안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이후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지지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더불어 문화여가, 가족지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늘어나 마음 편히 장애인과 그 가족이 자연친화적인 환경에서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이 늘어나면 좋겠다.

그 중에서 가장 필요하고 시급한 것이라면 장애청소년을 위한 전문 청소년수련시설의 설치이다. 각종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지고 장애청소년을 위한 전문 프로그램이 개설되고 때로는 가족, 때로는 비장애청소년과 함께 할 수 있는 통합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이런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춘 우수한 전담 인력이 있는 그런 청소년수련시설 말이다.

장애인과 그 가족이 마음껏 웃고, 편안히 지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그런 사회, 공정한 사회의 첫 출발이라고 생각한다.

*이 글은 성남시한마음복지관 평생교육지원센터에 근무하는 이지혜님이 보내왔습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취재팀(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