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정부예산안이 올해 대비 3.7% 증액된 400조 7000억원으로 편성됐다. 이 예산안은 오는 9월2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국회를 통과하면 최종확정 된다.

정부예산안에는 내년 군부대 숙박시설에 에어컨설치비를 지원하는 예산이 편성됐다. 또한 요즘 우리나라의 심각한 문제인 청년과 노인 일자리 창출 하는데 올해보다 10% 증액된 예산이 투입되고, 독감예방접종 같은 어린아이들이 해야 되는 필수예방접종지원에도 올해보다 더 많은 지원비가 투입된다.

이 같이 증액되는 분야와 달리 올해와 같은 수준에서 동결이 된 예산도 있다. 지난 10년 동안 채 13%도 인상되지 않은 장애인활동지원 시간당 수가이다.

2007년 시범사업으로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사업이 시작할 때 시간 당 수가는 8000원이었다. 2011년 10월 장애인활동지원제도로 제도화되면서 지원 받은 장애인들이 엄청나게 늘어나는 지났지만 그 동안 수가는 고작 1000원 오른 9000원이다.

내년에도 이 수가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예상 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시간 당 수가를 10% 인상한 9900원을 기획재정부에 제출했지만, 기획재정부는 올해와 같은 9000원으로 동결했다.

물론 많은 활동보조인들이 임금을 생각하면서 장애인들의 손과 발이 되어주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들이 흔히 먹은 9900원인 피자 한판 값도 되지 않은 시간 당 수가를 내년에도 계속 받아야 하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다.

장애인들이 침대에서 일어나서 다시 침대에서 잠들 때까지 필요한 모든 활동을 할 때 도와주는 사람들이 활동보조인들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올해보다 좀 더 높은 수입을 보장하는 것이 상식일 것이다. 기획재정부에서는 이 상식을 깡그린 무시하고, 시간 당 9000원으로 동결했다.

대중들은 활동보조인들이 시간 당 9000원 받고 있는 것을 내년 최저시급인 6470원보다 아주 높은 것으로 생각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활보조인들이 9000원을 다 받은 것이 아니라 수수료로 2200원을 제외하고 시간 당 6800원을 받고 있다.

내년 최저 시급보다 겨우 약 300원을 더 받은 것에 불과하다. 때론 강도 높은 물리적인 힘도 필요하고 때론 자기 시간도 온전히 포기해야 하는 활동보조 일을 생각하면 아주 부족한 보상이다.

현행 방식으로 한명의 장애인활동보조인이 한 달 동안 일할 수 있는 시간을 다한다고 해도 약 117만원 밖에 되지 않는다. 내년 최저임금인 약 126만원에 9만원 정도가 낮은 임금이다.

이런 낮은 임금으로 인해 활동보조 일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실제로 제주도에서는 낮은 수가로 인에 활동보조인을 그만두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말을 들을 적이 있다.

활동보조인들이 줄여들면 장애인들이 사회활동은 물론 일상생활을 하는 것이 힘들어진다. 다시 시설로 들어가는 장애인들도 생길 것이다.

우리나라 정부에서는 내년 예산을 세울 때 국방과 교육과 복지의 예산을 중점적으로 증액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분명 장애인복지도 복지의 한 영역인데 이런 장애인복지에서 가장 중요한 장애인활동보조지원 시간당 수가를 한 푼도 증액하지 않는 정부의 모습을 어떻게 받아들어야 할까?

혹시 우리나라 정부에서는 아직도 장애인복지는 국가가 크게 인심 쓰고 하고 있는 시혜사업으로 생각하고 있는지 의심이 된다.

*이 글은 전주에 사는 장애인 활동가 강민호 님이 보내온 글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편집국(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도록 기고 회원 등록을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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