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 미(pick me), 픽 미(pick me), 픽 미 업(pick me up)”

이 노래는 지난 13일에 치러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모 정당의 캠페인 송으로 길을 걷다 한번쯤 들어 봤을 노래라 생각한다. 사실 이 노래는 원래 선거를 위해 만들어진 캠페인 송은 아니다.

어느 한 케이블 방송에서 방송된 프로그램 주제가로, 이 프로그램은 가수 데뷔를 준비하고 있는 101명의 소녀들 중에서 최종 11명을 선발하여 걸그룹을 만드는 프로젝트였다. 최종 11명은 방송 프로그램을 시청한 시청자들이 101명에 대해 인기투표를 한 결과 투표율이 높은 순으로 선정되었다.

늘씬하고 예쁘게 생긴 여자 아이들이 대규모로 나와서 춤과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고 예뻐서 우연히 스치듯 본적이 있었다. 그런데 방송을 보면서 뭔지 모를 불편함이 찾아왔다.

101명의 아이들에게 똑같은 방송시간이 주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비슷한 실력을 가진 아이들 중 유독 외모가 눈에 띄는 아이들이 화면에 자주 보여지고, 편집이라든지 화면에 보이는 자막에 따라 시청자의 선택이 왜곡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세상 모든 일이 눈에 보여지는 것이 전부가 아닌 데 우리는 겉으로 드러난 것이 전부라고 착각해서 잘못된 판단을 할 수도 있겠구나 하였다.

장애인을 보는 시선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다. 넘어질 듯 뒤뚱거리며 걷는 모습, 지팡이에 의존해 길을 걷는 모습, 휠체어에 탄 채 올라가야 하는 계단을 망연자실하게 쳐다보는 모습... 장애인을 하면 떠오르는 신체적인 불편함들만이 장애인을 이해하는 유일한 코드가 아닌가 싶다.

우리는 신체적인 불편함 속에 감추어진 무언가를 보기보다는 그냥 그렇게 불편한 몸, 그 이상을 보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마치 외모가 뛰어나면 뭐든 잘 할 것이라는 편견을 갖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 주변에는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고 자신들의 역량을 십분 발휘하는 장애인들이 있다. 지난 3월 프랑스 보르도에서 개최되었던 제9회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에서도 비록 불편한 몸이지만 역경을 극복하고 우리나라 대표 선수단이 종합우승을 거머쥐며 6연패를 이루어내기도 하였다.

그간 우리 국민들의 의식이 많이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우리 사회는 불필요한 편견과 차별로 여전히 장애인이 살아가기에는 힘든 현실이다. 특히 아직도 많은 기업들은 장애인의 업무 능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어, 장애인들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 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장애인고용률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법에서 정한 민간기업의 장애인 의무고용률은 2.7%인데 현실은 아직 그에 미치지 못하는 2.48%정도이다. 장애인의무고용률을 이행하는 곳은 50.8%로 절반에 그치고 있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장애인 고용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와 더불어 ‘장애인은 일을 할 수 없다’는 편견을 걷어낸다면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일자리의 기회를 얻어 당당하게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을 것이다.

4월은 장애인고용촉진강조기간으로 장애인의 날(4월 20일)이 있으며, 장애인과 장애인 고용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들이 치러진다.

이 시기에만 잠깐 외쳐지는 구호로 그치지 않고, 일회적인 행사에 그치지 않는 일시적인 관심이 아니라 진정 우리 사회에 내재하고 있는 장애인에 대한 부적절한 인식과 편견이 해소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이 전개되었으면 한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장애인의 경제적 자립에 가장 필요한 일자리가 확대될 수 있기를 진정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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