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성근이영양증이라는 근육병으로 인해 하루 24시간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살아가는 지체1급 중증장애인입니다.

타인의 도움없이는 아무것도 할수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남편과 같이 산다는 이유로 현재 남편직장 추가시간해서 191시간의 활동보조시간을 받고 있습니다.

시간이 부족해서 평일에는 아침 9시부터 오후5시까지 하루 8시간 활동보조선생님이 오셔서 저를 돌봐주십니다. 토요일은 활동보조시간이 부족해서 4시간만 서비스를 받고 있습니다. 일요일은 전혀 혜택을 못받고 있습니다.

저같은 호흡기중증장애인에겐 너무나 부족한 시간입니다. 남편이 7시에 출근하고 난 후 2시간 남편이 저녁 8시에 퇴근해서 집에 올때까지 3시간해서 혼자 있는 5시간 동안은 호흡기로 인한 사고가 나지않기를 매일 기도하며 불안과 고통속에 살고 있습니다.

남편이 밤 8시에 퇴근해오면 그때부터 저는 마음의 안정을 찾는 시간이지만 반대로 남편은 퇴근 후 잠시 쉴틈도 없이 제 욕창방지를 위해 매일 3시간 간격으로 체위변경을 하고 신체수발을 들다보니 밤에도 잠 한번 편히 못자고 출근하는게 벌써 3년째입니다.

그리고 주말에는 남편이 혼자서 24시간 저를 돌봐야하기 때문에 직장인들이 제일 기다리는 주말이 제 남편에게는 지옥과 같답니다. 주5일 회사에서 받은 업무 스트레스를 주말에는 편히 쉬면서 몸도 마음도 재충전의 시간을 가져야되는데 오히려 저로 인해 쉬지도 못하고 고혈압에 고지혈증까지 앓고 있는 남편을 볼때마다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10년동안 점점 진행되는 제 병으로 인해 병원비,간병비는 자꾸만 늘어나서 가정형편은 점점 나빠지고 남편이 혼자서 모든걸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벅찬 현실입니다.

그런데도 남편은 늘 긍정적이고 잘 웃고 가슴이 따뜻한 사람이었답니다. 그런 남편이 점점 지쳐갑니다.어느날 혼잣말로 희망이 없는 삶이라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싸움을 하는것 같다고 빨리 죽고 싶다는 말을 하는데 가슴이 쿵하고 내려앉았습니다.

한번도 싫은 내색없이 저를 돌봐온 사람인데? 죽음을 생각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남편이 얼마나 힘들까를 생각하니 불쌍하구 미안해서 하루하루가 고통스럽습니다. 혹여 남편이 너무 힘들어서 잘못된 선택을 할까봐 두렵고 힘들어하는 남편을 위해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제자신이 한없이 원망스럽습니다.

이제부터라도 남편이 주말에는 친구도 만나고 자기가 좋아하는 낚시도 다니고해서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좀 해소 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다른지역에 사는 저처럼 호흡기를 하는 근육장애인은 지자체에서 추가시간을 지원해줘서 하루 24시간 활동보조서비스를 받고 있습니다. 장애로 인해 차별 받는것도 서러운데 왜 똑 같은 장애인인데 사는 지역에 따라 차별을 받아야하는가요?

하루 24시간까지는 바라지 않습니다. 평일과 주말 오전7시부터 오후 8시까지라도 추가시간을 지원 받도록 도와주세요.

더 이상 남편이 저로 인해 삶의 희망과 웃음을 잃지 않고 고통을 안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제발 착한 남편을 지옥 같은 삶에서 구해주세요.

*이 글은 경북 경산시에 사는 에이블뉴스 독자 최주현씨가 보내온 기고문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편집국(02-792-7785)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도록 기고 회원 등록을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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