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역사를 바로 알기 위하여 박물관에서 경험을 하고, 미래지향적인 삶을 영위하기 위하여 도서관을 이용한다는 말이 있다. 과연 내가 사는 동네에는 어떤 도서관이 기다리고 있을까?

계명대학교 사서교육원에서 어린이청소년서비스론 과제로 박영숙의 ‘내 아이가 책을 읽는다’와 김명하의 ‘우리동네 어린이 도서관 101프로 활용법(봄날, 2010년)’ 중에 하나를 선택하여 독후 에세이를 제출하라는 과제를 받았다.

나는 그 중에서 ‘우리동네 어린이 도서관 101프로 활용법’을 선택하고 경북점자도서관 이효정 선생에게 소리책(음성도서)으로 부탁하고 2주일 만에 내가 접할 수 있었다.

조금 옆길로 빠져서 음성도서를 만드는 과정을 살펴보면, 시각장애인들은 책을 눈으로 볼 수 없기에 시각을 제외한 다른 감각기관인 청각, 촉각 등으로 볼 수 있도록 하는데 청각을 이용한 도서로 만들기 위하여 도서선정을 하고 직접 녹음, 모니터 과정을 거쳐 한 권의 음성도서가 세상에 출현하게 된다.

‘우리동네 도서관 101프로 활용법’은 음성도서 분량으로 부록을 제외하고 녹음하니 7시간 도서로 만들어졌다. 녹음은 7시간 분량이지만 제작하기 위해서는 2배 이상 더 시간이 소비되기에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아도 이해가 되리라 본다.

어쨌든 소리책이 만들어 졌기에 이 과목은 내가 직접 작성할 수 있어서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점자도서관이라는 시설이 있기에 혜택을 본 셈이다.

지금 수강하고 있는 사서교육원은 정규대학과정이 아니기에 장애인이 학교로부터 받을 수 있는 서비스는 제공받지 못하고 1년 과정인 사서교육원의 두 번째 학기를 다니고 있는데 그야말로 도박에 가까운 일이 되었다. 가장 기본적인 교제가 한 권도 없고 강의도 시각을 필요로 하는 강의 위주로 되다 보니 그야 말로 뜬구름에 가깝다. 이왕 시작한 것이니 계속 시간을 흘려보내 볼 생각이다.

다시 변두리를 벗어나 어린이도서관으로 돌아와 우리나라 어린이도서관의 현황을 알아보면 문화체육관광부 국가도서관통계시스템의 도서관주소록에는 공공 어린이도서관 83개, 같은 사이트 도서관검색 리스트에는 85개로 나타난다.

어른들이나 국가기관, 민간단체 등에서는 꿈과 희망이 있는 어린이들에게 새로운 삶과 자유로움, 도전, 신비성, 놀이 등 융성한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책임을 다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아직은 도서관에 대한 관심과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으니 후대에 부끄럽지 않기 위하여 어른들은 최선을 다하여 노력해야 할 것이다.

어린이는 물론이요, 흔히 말하는 정보로부터 소외받고 있는 다문화 구성원, 장애인 등 독서에 장애를 가진 이들에게 이제는 인본주의에 바탕인 차별받지 않고 기회 균등에 어긋나지 않는 도서관 서비스가 필요한 것이다.

예를 들어 공공도서관에 소리책 몇 권, 점자 책 몇 권, 조그마한 장애인 열람실을 만들어 놓고 장애인서비스를 한다고 큰 소리 치고 있는데 이것은 예산을 쓰고도 효율성이 전혀 없는 전시행정에 불과한 것이다.

요즘은 소리책의 일종인 오디오북을 인터넷을 통해 공공도서관에서 장애인 서비스를 한다면서 홈페이지를 구성해 놓았지만 시각장애인들은 문을 두드려도 홈페이지에 자유롭게 접근을 하지 못하게 해 놓고 자랑은 거창하여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말을 상기해 보면 해답이 보일 것이다.

이왕 시작한 김에 조금 더 설명을 하면 오디오북은 시각장애인도서라고 공공도서관에서 홍보하고 설명하고 있는데 이것도 아주 잘못된 안내이다.

시각장애인들은 도서를 눈으로 보지 못하기에 책 내용 전체가 필요한데, 오디오북은 값도 비싸기도 하지만 내용을 많이 축약하고 드라마 식으로 하다 보니 원래 내용을 벗어난 것도 모니터 해 본 결과 많이 접할 수 있었다.

문화에서도 어린이들이 이용하기 편한 서비스, 다문화·장애인 등에게 맞춤형 도서관, 어르신들에게 큰 활자 책이 보기 편한데 작은 글자 책만 잔뜩 있다면 고객이 만족 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 주위에 도서관이 넘쳐나도록 기대하면서 문헌정보학 용어사전에서 어린이도서관에 대한 것을 인용하면서 마무리한다.

■어린이 도서관=유아·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공공도서관. 설치형태로는 독립적인 것과 공공도서관의 일부로 설치된 것이 있다. 뒤의 것은 보통 아동실·어린이실·아동코너 등이라고도 한다.

어린이가 자유로이 좋아하는 책을 선택하여 독서의 즐거움을 느낌으로써 자연스럽게 독서습관이 몸에 배도록 하기 위해 많은 배려가 베풀어지고 있다. 즉 자진해서 도서관에 들어가고 싶을 만큼 밝고 유유자적한 분위기 조성, 폭넓고 변화성 풍부한 자료구성, 지역사회와 어린이에 대한 배려, 그리고 아동도서에 대해 충분히 연구하고 있는 전문적 직원의 배치 등이 선진 여러 나라에서 실행되고 있다.

특히 직원의 기능은 이 도서관 서비스의 중심으로 양서의 선택·수집, 알맞은 서적의 제공, 갖가지 회합의 기획·실행 등을 실천한다.

어린이도서관은 1803년 미국의 보스턴에서, 교사이며 서점 주인이기도 했던 C. 빙햄이 출생지 코네티컷주 솔즈베리에서 150권의 책을 기초로 열었던 것이 처음이었다.

그 뒤에도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이 각 지역에서 도서관을 열었는데, 당시는 일요학교 등 종교·자선단체가 어린이에게 책을 제공하고 있었던 정도로 그다지 발전을 보지는 못했다.

그러나 <어린이의 세기>라고 일컬어지는 20세기로 접어들어, 도서관원의 노력도 더해져 급속히 발전하게 되었으며, 오늘날에는 공공도서관 서비스 중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출처: 문헌정보학 용어사전)

*이 글은 경북점자도서관 이재호 관장이 보내온 글입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편집국(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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