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성마비 아들과 함께 사는 엄마입니다.

지금부터 다소 쓴 소리를 듣더라도 장애인당사자 단체들에 대해 다소 개인적인 사견을 피력할까 합니다.

“장애인의 문제만큼은 그 어떤 전문가 집단이 아닌 바로 장애를 겪고 있는 당사자들이 최우선적인 전문가이며, 자신의 장애와 관련된 가장 큰 발언권을 행사할 수 있다.”

우리 아이들의 ‘장애’를 바라보는 가장 큰 매력 포인트이자 우리 아이들이, 부모가 없어진 뒤 당당한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 같이 어울리며 살아갈 수 있는 가장 좋은 명분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솔직히 우리 아이가 ‘큰소리치며 살아갈 수 있다’라는 기대감으로 인해 상상만으로도 즐거운 통쾌한 감정을 느낄 수도 있었습니다. 아마 아이가 어렸을 적 일반학교나 일반 어린이집에 입학시키기 위해 선생님들이나, 다른 아이들의 부모들께 ‘우리 아이들은 해가 되지 않는다’며 구걸 아닌 구걸을 해보신 경험이 있으신 어머님들이라면 그 ‘통쾌함’이란 어원에 대해 절실히 공감하실 수 있을 듯합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실제로 이것은 장애운동으로 이어져 많은 효과를 나타내기도 하였죠. 현재 중증장애인 당사자와 부모들에게 꼭 필요한 요소로 각인되어 가고 있는 ‘활동보조서비스’가 그렇고, 아직은 부족하지만 장애인들의 이동권 보장을 위한 환경적 기반 조정에 기여하고 있는 ‘이동권 투쟁’ 그렇습니다.

하지만 어느 샌가 장애인단체를 운영할 수 있는 ‘기본 수익사업구조’란 것이 발생하면서부터 그 본질을 잃어가는 느낌입니다.

얼마나 더 많은 이 땅의 장애인들의 권익을 대변할까라는 근본적 고민보다는 얼마나 더 많은 활동보조 이용자를 유치할까라는 근본적인 개념을 우선적으로 고민하려하는 변질된 개념의 단체 및 센터들이 ‘우후죽순 생성되어지고 있다’라는 것이 저의 솔직한 감정입니다.

얼마 전 경기도 모 지역의 장애인 당사자주의를 표방하는 모 단체의 일인데 최근 공금횡령 건에 휘말려 대표자가 자진사퇴하고, 관할지역의 처벌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소식을 언론을 통해 접했습니다. 더욱이 그 단체의 후임 대표자 역시 식당에서 100만원 어치 공금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등 요즘 흔히들 얘기하는 ‘막장’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여러분 장애자녀를 둔 엄마로서 얘기합니다. 장애인단체들의 역할은 우리 아이들의 삶의 질을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먼 미래에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그러한 환경을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물론 모든 단체가 전부 그릇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실망감이 크게 느껴지는 건 사실입니다.

우리나라의 모든 장애인단체의 임직원 여러분께 감히 부탁을 드립니다. 당신들은 우리 아이들의 미래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자신들의 장애로 인해 차별받지 않도록, 부모의 도움 없이도 정정 당당히 살아갈 수 있도록 지금 우리 부모들이 꿈꾸는 세상을 만들어 주세요. 그리고 그러기 위해 부디 부끄럽지 않은 당신들의 모습을 보여주시길 감히 부탁드려봅니다.

*이글은 충북 옥천에 사는 뇌성마비 장애 아이를 둔 엄마가 보내 온 기고문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취재팀(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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