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픈 뱀이 두꺼비를 잡아먹으려 할 때 저 멀리서 독수리가 나타나 뱀과 두꺼비를 함께 먹어버리는 광경을 우리는 동물의 세계에서 흔히 본다. 동물의 세계는 철저히 약육강식의 원칙이 순환하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어 그 질서를 유지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의 경우엔 이와는 조금 다르다. 인간은 함께 살아가는 형태의 공동체사회를 구성하면서 약자에게 배려와 연민을 가지기 시작한 것이다. 고대 철학자인 아이스킬로스는 “신들을 사랑하는 것보다는 인간을 사랑하는 것을 ‘philanthropia’(인간애)”라고 불렀다. 이것이 훗날 박애정신(인간의 인격·휴머니티를 존중하고, 각자 평등이라는 사상에 입각하여 인종·종교·습관·국적 등을 초월한 인간애)으로 현재 사회복지의 기본정신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러나 과연 우리 일부 사회복지공무원들의 행태는 이 정신과는 거리가 있는 것 같아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참으로 개탄과 분노를 느끼는 바이다.

사회복지가 무엇인가? 사회적으로 약자를 위해 국가 또는 국민들의 배려가 아닌가. 그런데 이런 일을 일선에서 담당하는 일부 공무원들이 복지예산을 횡령했다는데 대해서 심한 모멸감을 느낀다.

사회적 약자를 위해 편성된 예산이 눈먼 돈이 되어 공무원의 개인 승용차를 구입하는데, 골프를 치는데, 자신의 재산을 불리는데, 해외여행을 즐기는데 쓰였다니 할 말이 없다. 한 끼의 식사를 해결하고, 한 달의 방세를 내어야 하며, 아픈 몸을 위해 약을 구입해야 하는 그런 돈이 그렇게 쓰이는 동안 도대체 감독기관은 무엇을 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6월 10일 감사원은 전국 지자체의 사회복지 행령과 관련한 일제 감사에서 약 8억원이 공무원들의 배를 불리는데 사용되었다는 내용의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복지예산을 행령하는 데에는 사망한 자신의 아버지의 주민등록증을 위조하고, 정신병원의 환자들의 계좌를 관리하여 자신에 사익을 취하는 등 복지예산의 전반적인 체계화를 주문했다.

필자가 비공식적으로 일부 사회복지공무원들의 횡령액수를 신문을 토대로 산출해보니 약 45억원이라는 금액이 나왔다. 이런 돈이 개인의 품에서 알을 낳는 동안 이 돈을 받아야 할 수혜자들은 배가고파 몸부림치고 있었던 것이다.

본 사건은 살인행위와 진배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필자의 소견이다. 사회적 최약자의 생계비를 자신의 재산을 형성하는데 썼다는 점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사회악적 범죄라고 생각한다.

이 기회에 사회복지 전달체계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 필자가 생각하는 대안은 간단하다.

첫째는 전자시스템의 구축이다. 투명하게 누구나 자신의 권리를 열람할 수 있는 전자시스템의 구축이야 말로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이와 관련해 자신이 직접 인증을 받아 승인이 이뤄 질 수 있는 구조로 구축해야 할 것이다.(이에 대해서는 전자바우처 카드의 사례가 좋은 것으로 보인다.)

둘째 복지공무원의 판단에 의존하는 현행 수급권의 결정을 시민들이 참여하는 단위 기구를 만들어 결정하고 직접 감독을 할 수 있도록 상시적으로 열람권을 부여하여 자신들의 결정이 정확히 수행되고 있는지를 감시하는 동 단위의 위원회를 운영해야한다.

셋째 감독체계를 지역사회에서 구축하여 2차 감독이 언제든지 가능하게 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 글을 통해 밤낮으로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고생하는 대다수의 복지공무원들께는 진심으로 치하를 하는 바이다. 지금도 늦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범죄를 막기 위해서라도 보다 근본적이고, 다각적인 논의를 통해 투명한 복지서비스의 역할을 기대한다. 사회적 약자(양들)들의 행복을 위해서라도!

*이 글은 대한안마사협회 울산지부 사무국장 박경태씨가 보내온 기고문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편집국(02-792-7785)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도록 기고 회원 등록을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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