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회 장애인의 날 하루 전인 지난 19일 홀트일산요양원에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합창단 '영혼의 소리로'의 노래를 감상하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청와대

제29회 장애인의 날 당일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열린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결의대회에서 탈시설 퍼포먼스가 벌어지고 있다. ⓒ에이블뉴스

우리는 MB의 눈물을 기억하고 있다. 서울시장 퇴임사를 하던 중, 새벽시장 노점상에 목도리를 선물하면서, 촛불집회의 아침이설을 들으면서 그는 눈물을 보였다. 그러나 그의 눈물의 결과는 어떠하였던가?

MB정권이 들어서면서 노점상들은 갈 곳을 찾지못해 생존의 위협에 내몰려 있고, “죄송하다 앞으로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하며 흘린 눈물 뒤에는 시위시민들의 무차별적 연행과 일명 유모차부대(유모차를 몰고나온 어머니들)에 대한 조사, 경찰의 과격 해산 등이 숨어 있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그럼 이번 장애인의 날 하루 전에 흘린 눈물 뒤에는 또 무엇이 숨어있을까?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직 축소(인권사각지대에 있는 장애인들의 권리묵살), 복지부 내 장애인권익증진과, 재활지원과에 흡수 통합, 복지부 장애인정책국 4개과에서 3개과로 축소,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국가 책임 회피(무력화 시도) 등의 꽁수를 감추기 위함은 아닌가 생각한다.

이 날 조연을 맞은 우리 대한민국 언론들은 국민이 감동하기도 전에 감동했다며 부산스럽게 기사를 게재했으며 정작 장애인의 날 장애인들의 정당한 요구와 정책대안의 토론회는 꼬리를 감추고 말았다. 아마도 MB의 전략적 계산에 따른 눈물의 의도에 언론이 춤을 췄으며 실제 장애인의 날 장애인에 대한 진지한 논의나 정책은 없이 MB의 눈물만이 장애인의 날을 기념하고 있었다.

이날 주요 신문기사를 보면 ‘이 대통령의 참을 수 없는 눈물’(조선일보), ‘오히려 위로받은 대통령의 눈물’(국민일보), ‘이 대통령, 장애아 합창에 눈물’(동아일보)이란 제목으로 비중 있게 보도했다. TV의 마찬가지 보도로 장애인의 날 장애인에 대한 정책 및 사회적 편견의 벽을 허물기 위한 노력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너무나 답답하고 억울한 장애인이 장애인의 현실을 알리기 위한 기습시위에 MB정부는 연행과 조사로 대응했으며, 정작 이들이 요구하는 9개항의 정책은 공허한 메아리가 되어버렸다.

과연 MB의 진심의 눈물은 무엇일까? 감동의 눈물일까? 아니면 정치적 효과를 위한 쇼일까? 필자는 잘 모르겠지만 분명한 사실은 MB의 눈물에 감동한 언론이 있었지만, MB의 눈물에 감동한 국민 그 중에서도 장애인은 별로 없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MB의 눈물보다 실질적 장애인의 삶을 보장할 수 있는 정책을 요구한다. 또한 요구한다. MB정권이 어려운 때 지난 4월 19일 3류 드라마는 다시 재방송하지 말아달라고. 장애인들이 구토난다. 시청률 98%이었는지 모르겠지만 감동은 0%였다.

*이 글은 대한안마사협회 울산지부 사무국장 박경태씨가 보내온 기고문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편집국(02-792-7785)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도록 기고 회원 등록을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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