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함께하는 여행'에 참가한 사람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에이블복지재단

한국관광공사(사장 직무대행 강기홍)·SK이노베이션(대표 구자영)이 주최하는 ‘2013 함께하는 여행(제4차 강원도)’이 지난 14일부터 2박3일간의 일정으로 진행됐다.

이번 여행은 ‘2013 함께하는 여행’의 마지막 순서로 시각장애청소년들을 위해 청각 및 촉각 체험형 여행으로 준비됐다. 특히, 영랑호 화랑도 체험관광지에서의 승마체험과 한국앵무새학교에서의 앵무새 공연은 앞을 볼 수 없는 시각장애청소년들에게 큰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또한 시각장애청소년 1인과 자원봉사자 1인이 매칭돼 여행지에서의 안전과 여행지 설명, 식사보조 등 효율적으로 진행돼 의미를 더했다.

생애 첫 자원봉사 “동생한명이 생겨서 기분이 좋아요”

4학년 2학기를 남겨놓고 휴학을 한 모인권(남, 25세)학생. 아르바이트와 공부를 병행하고 있지만, 무언가 놓치고 있는 생각이 들었다고.

“제가 휴학을 한 진짜 이유가 무엇일지 곰곰이 생각을 해봤어요. 세상을 좀 넓게 보자라는 의미가 컸거든요. 우연히 아는 선배한테 전화가 와서 봉사활동 같이 해보자는 말에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 바로 신청했어요”

소양호 유람선에서 시각장애청소년에게 설명중인 모인권 학생. ⓒ에이블복지재단

자원봉사 경험이 전무한 모씨는 약간 처음에 긴장한 듯 시각장애청소년과 인사를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대화가 많아지더니 이윽고 형·동생처럼 장난도 치면서 여행을 하기 시작했다.

“민재가 만족할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이렇게 표현을 많이 할 줄은 몰랐어요. 평소에 말을 잘 하지 않는 편인데 저도 모르게 나뭇잎사귀 하나까지 민재한테 설명해 주고 있네요. 첫날에는 무엇을 어떻게 설명해줘야 할지 몰랐는데, 얘기를 많이 하다보니까 괜찮아졌어요”

남이섬, 제이드가든, 소양호 유람선, 영랑호 체험관광지, 경포해변, 한국앵무새학교, 세종대왕릉까지 3일내내 둘은 길가의 꽃과 나무를 느꼈고, 말과 새의 소리와 숨결을 느꼈으며, 바람과 향을 느꼈다.

제이드가든에서 산책을 하고있는 모인권 학생과 시각장애청소년. ⓒ에이블복지재단

“민재가 너무 좋아하네요. 제가 설명을 잘 못해주고 있는 것 같은데, 이렇게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까 너무 기분이 좋아요. 승마체험도 처음에는 무섭다고 안타더니 결국엔 너무 좋아하며 탔어요”

마지막 날 모씨는 너무나 아쉬운 마음을 뒤로했다.

“봉사가 처음이다 보니까 편견을 갖고 시작했던게 너무나 아쉬워요. 제 동생같은 아이들인데.. 단지 조금 불편한 건데.. 나중에는 형, 동생하면서 다닐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요. 여행이 끝나도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밥도 먹고 놀러다니기로 했어요”

한편 한국관광공사는 관광지에 대한 정보에 취약한 장애인 등 교통약자를 위해 여행정보 스마트폰 어플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개발해 무료로 배포 중이며, 한국관광공사 홈페이지(http://korean.visitkorea.or.kr) 및 스마트폰 앱스토어에서 검색하면 내려 받을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와 SK이노베이션이 함께하는 ‘2013 함께하는 여행(제4차 강원도) 따라잡기

강원도 여행을 계획하는 시각장애인 여행객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기 위해 주요 방문여행지의 편의사항을 설명드리며, 참여자들의 평가를 싣는다. 참고로 이번여행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유도블록, 점자안내판이 없었다는 것을 참고하길 바란다.

■ 남이섬: 모든 곳이 기본적인 BF를 갖추고 있다.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한다는 점이 단점이 될 수도 있지만, 배를 탄다는 그 자체가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이 무렵 남이섬의 떨어지는 낙엽을 밟으며 걷는 것은 오감이 충족되는 느낌이다.

- 낙엽 소리, 숲의 바람, 깔끔한 길.. 한편의 시적인 장소(5점만점에 4.6점)

■ 제이드가든: 멋진 꽃들과 나무들이 있는 수목원으로 이 무렵 방문은 약간 쌀쌀한 느낌이 있다. 하지만 다양한 종류의 꽃들과 향과 손끝으로 느껴지는 풀들의 느낌은 일품이다. 되도록 따뜻한 날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

- 다양한 꽃과 풀의 내음, 의외의 풍경인 가을의 수목원(5점만점에 3.8점)

■ 소양호유람선: 유람선 2층에서 느껴지는 바람과 뱃소리가 좋다. 하지만 그것뿐이다. 기본적인 편의시설이 없을 뿐 아니라 유람선 내 높은 문턱과 계단이 있고, 화장실이 설치가 되어있지 않아 불편하다. 또한 소양강에 대한 설명도 아주 간단한 것에 지나지 않아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 시원한 바람과 뱃소리, 그러나 너무도 불편한 시설(5점만점에 3점)

■ 경포해변: 동해안 최대의 해변. 바다소리와 바다내음을 맡으며 거니는 백사장은 일품이다. 데크로드와 깔끔한 백사장은 시각장애인들이 다니기에도 불편함이 없다.

- 바다와 백사장의 촉감, 바다 내음, 불편함이 없는 길(5점만점에 4.2점)

■ 영랑호 화랑도 체험관광지: 신라의 영랑이 풍경에 반해 자리를 잡았다는 영랑호. 그 한편에 자리잡고 있는 화랑도 체험관광지. 말을 직접 느낄 수 있는 승마체험과 먹이주기체험은 시각장애인들에게 안성맞춤이다.

- 승마체험, 먹이주기체험, 직접 몸으로 느끼는 말의 모든 것(5점만점에 4.5점)

■ 한국앵무새학교: 국내 유일의 앵무새 쇼를 관람할 수 있는 카페로 다양한 앵

무새들을 볼 수 있다. 생각보다 장소가 조금 협소하지만 앵무새공연, 먹이주기체

험은 다양한 소리와 감촉으로 시각장애인들의 흥미를 유발시킨다.

- 촉각과 청각을 이용한 앵무새 체험. 공연은 초등학생들이 적합한 듯.

(5점만점에 4.2점)

■ 세종대왕릉: 조선시대 문화의 황금기를 이룩한 세종대왕의 능. 이곳저곳 세종

대왕시대의 해시계, 자격루 등의 발명품 및 업적을 만날 수 있다. 또한 단체여행

객의 경우 미리 문화해설사를 신청하면 해설을 받으며 관람할 수 있다.

- 세종대왕을 만날 수 있는 장소. 그러나 시각장애인에게 문화해설사가 없다면?

(5점만점에 3.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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