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학교 이냐시오관에는 가파른 계단이 있어 장애인들은 이용하기 힘들다. ⓒ박종태

이냐시오관 벽을 허물어 세워진 멋진 엘리베이터. 고 장영희 교수의 노력이 이룬 결실이다. ⓒ박종태

힘든 공사 끝에 세워진 엘리베이터. 건물 디자인이 아름답다. ⓒ박종태

지난 13일 고 장영희 서강대 영미어문 영어문화학부 교수의 장례미사가 열리던 서강대학교 이냐시오관 성당. 이 성당은 이냐시오관에 위치해 있는데, 이 건물에는 고 장영희 교수가 장애학생들을 위해서 노력해 설치한 엘리베이터와 연결통로가 있다.

휠체어 탄 장애인들은 “고 장영희 교수가 학교 측에 간곡히 요청해서 설치된 엘리베이터”라고 말했다. 이 엘리베이터의 외벽은 마치 탑처럼 예쁜 모양이 인상적인 건물이다. 이냐시오 관처럼 붉은 벽돌을 사용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외벽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면 건물이 망가진다고 생각하지만, 이곳은 오히려 건물의 디자인을 살리고 있었다.

엘리베이터는 장애인들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다. 장례식날도 보니 비장애인들이 무거운 짐을 갖고 이용을 하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장애인 편의시설은 장애인들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고 모두가 함께 이용하면서 장애인들에게 우선 양보하고 배려하는 시설이다.

장례식 날, 고 장영희 교수 장례 묘지로 떠나는 차량은 엘리베이터 앞에서 출발했다. 고 장영희 교수의 노력으로 세워진 엘리베이터도 배웅을 하는 것 같아 마음이 찡했다. 장애인 학생들은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서 본인도 장애인이면서 장애인들을 위해서 노력한 고 장영희 교수를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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