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토론회에 푯말만 있는 보건복지부.ⓒ에이블뉴스

29일 장애등급제 폐지와 장애인연금제도 개선 토론회가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렸다. 현재 장애계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이자, 박근혜정부가 대선 공약으로 내놓은 내용인 만큼 뜨거운 현장 분위기를 예상했었다.

주최 측에서는 앞서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서 보건복지부 관계자를 섭외중이라고 기입했고, 현장에서도 토론자 명단에 복지부가 나와 있어서 장애계의 의견에 대한 정부의 의견이 궁금했다. 하지만 복지부 관계자는 나오지 않았다. ‘앙꼬 없는 찐빵’과도 같은 상황.

앞서 주최측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토론회의 취지를 설명하며, 장애등급제 폐지를 논의 중인 복지부 장애인정책과에 요청했지만, 장애인정책과에서는 ‘연금관련은 장애인자립기반과니 그쪽에 의뢰해라’라는 보다 황당한 답변을 내놨다는 것.

과연 장애인정책과가 ‘장애종합판정체계 개편기획단’을 구성해 장애판정도구를 개발하는 부서인지 의문이다.

지난 4월 본지에서는 구성된 기획단에서 위원 24명중 장애계 인사가 4명일뿐이라고 의견수렴 부족의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기획단에 장애계 인사는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김동범 사무총장,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원종필 사무총장,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하성준 사무국장,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이종성 사무총장이다. 나머지 20명은 학계 등으로 구성됐다.

당시 기자는 복지부에 “의견 수렴이 부족하지 않냐”고 의문을 제기했지만, 복지부 담당자는 “위원 포함이 아닌 공청회 등에서 의견을 수렴하면 되지 않냐”는 반응을 보였다.

장애판정도구 개발이다 보니 전문가적 입장의 의견이 많이 필요한 만큼 장애계 목소리는 공청회나 별도의 의견 수렴을 통해 충분히 받겠다며 “걱정 말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러나 장애등급제 폐지, 그것도 폐지의 핵심인 장애인연금제도와 관련한 토론회에 복지부 담당자는 없었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푯말만이 테이블 끝에 걸려있었을 뿐이었다.

이에 대한 토론자들의 유감의 목소리도 있었다. 한 토론자는 “복지부가 판정체계 개편과 관련해서 장애인여론 수렴해야 하는데 언제 들을 것인가, 어디서 들을 것인가, 어느 단체에게 들을지 정해놓고 있는 것 같다”며 “심히 유감스럽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용익 의원도 서면 축사를 통해 “복지부는 종합장애판정도구의 연구가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고, 하반기 시범적용을 논의하는 단계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공청회 등 기본적 의견수렴조차 계획하고 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었다.

또한 “기획단 회의에서는 일부 위원의 제안으로 핵심 쟁점인 장애인연금제도에 관한 토론회를 추진하기로 했음에도 복지부는 예산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토론회를 진행할 수 없다고 하고 있고, 오히려 장애인계가 추진하고 있는 토론회에도 극히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자 또한 매우 유감스럽다. “(의견수렴 할 테니) 걱정마라”던 복지부 담당자는 어떤 장애계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장애등급제 폐지는 장애계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이자, 정부의 의지에 달린 부분이다. 장애등급제에 대한 장애계의 작은 의견 하나하나라도 소중히 가져가야 한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