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이 시각장애인을 부축하고 주민센터에 다녀오고 있는 모습. ⓒ차명진 의원 홈페이지

지난 23일과 24일 참여연대가 마련한 최저생계비 체험을 하고 나서 "황제의 식사가 부럽지 않았다"고 후기를 올려 네티즌들의 뭇매를 받은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

차 의원 홈페이지는 지금 찾아오는 이들이 많아 다운 상태다. "호스팅서비스의 일일전송량 초과로 인해 차단됐다. 금일 밤 12시에 일일전송량이 초기화되며, 그 이후 다시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다"는 메시지만이 접속자들을 맞을 뿐이다. 27일 다운된 후, 28일 복구됐다가 접속자가 많아지자 다시 다운됐다.

차 의원은 사태가 커지자 결국 홈페이지에 공식 사과문을 올려 "쪽방촌 체험수기가 물의를 빚어 죄송하다"며 "저 역시 기초생활수급자분들이 어렵게 살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초생활 수급자들의 생활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최저생계비 뿐만 아니라, 주거, 통신, 정보, 의료 등의 사회 안전망을 튼튼하게 제공해서 의욕적으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라며 새로운 체험수기를 올리고, 자신의 체험수기를 읽어달라고 권했다.

차 의원이 올린 최초 후기와 두번째 후기를 모두 읽어보니 장애인과 관련한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첫번째 후기에서 세 끼 식사를 황제처럼 마치고 남은 1,000원을 사회에 기부했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거슬리는 표현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제가 만난 사람은 1급 시각장애자"라는 표현이었다. 두번째 후기에는 "1급 시각장애란다"라며 장애자라는 표현을 슬쩍 뺐다.

장애자 용어는 비하의 의미를 담고 있다는 이유로 오랜 논란 끝에 이제는 통용되지 않는 단어다. 1989년 12월 30일 심신장애자복지법이 현재의 장애인복지법으로 개정되면서 장애인이 공식 용어가 됐다. 이미 20년이 지난 일이다.

물론 장애인행사장에 초대된 정치인들 중에서도 장애자라는 말을 쓰는 이들이 가끔씩 눈에 띈다. 장애인 문제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쓰지 않을 표현이기에 그 단어를 들을 때마다 그 정치인의 장애인문제에 대한 진정성에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차 의원의 '6,300원짜리 황제의 삶' 수기를 읽으면서 마찬가지 생각이 들었다. 애초부터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를 개선할 목적으로 체험에 참여했는지, 언론 배포용 보도자료를 만들기 위해 참여했는지 진정성에 의문이 갔다. 차 의원은 이번 수기에 대해 체계적인 사회안전망 구축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항변하고 있지만, 평소 어려운 이들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는 사실만을 들키고 말았을 뿐이다.

지난해 10월 발표된 민주노동당 곽정숙 의원과 1017빈곤철폐의날조직위원회, 기초생활보장권리찾기행동 등에서 발표한 2009 기초생활수급가구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 가구의 52%는 장애인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진정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개선책을 찾고 싶다면 장애인문제에 대한 기초공부부터 다시 시작하기를 권한다.

최저생계비로 황제식사를 했다고 말해 질타를 받고 있는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 홈페이지(www.chachacha.or.kr)가 다운 상태다. 허용된 트래픽을 초과했다는 메시지가 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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