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13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단식을 시작한 이후, 오늘로 31일째이다. 처음 30여명의 단식참가자로 북적였던 농성장은 많은 분들이 중도에 탈진으로 인해 병원에 실려가고 이제 남아 있는 사람은 세사람이다.
이제는 어지럼증이 심해져 걸어다니는 것조차 조금은 힘에 부치고 있지만 최소한의 요구에 대하여 교육부총리가 책임있는 답변을 하지 않는한 단식을 풀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만은 명확한것 같다.
왜 이렇게 단식을 할 수밖에 없는가? 단식과 연이은 집회를 통하여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가?
그것은 정확히 표현하면, 작금의 현실이 어떠한가를 장애계의 내부만이 아니라 우리사회 전반에 장애인교육의 열악한 현실을 명확하게 알려내기 위함이며, 수십년동안 끊임없이 재발되어지고 있는 교육현장에서 차별이 발생할수 밖에 없는 근본적인 문제들을 이제는 더이상 덮어둘수 없고 이제는 바꾸겠다는 장애당사자및 학부모님들의 굳센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또한 교육현장의 열악함으로 인하여 적절한 교육지원이 이루워지지 못하고 방치되거나, 졸업후 진학할 학교가 없어 어려워 하는 제자들의 모습과 교육이후 지역사회의 통합이 아닌 시설이나 방에서 생활할수 밖에 없는 제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슬픔의 눈물을 지었던 수많은 선생님들이 더이상 이대로는 안된다라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지난 30일날 진행되었던 1000여명의 학부모님들의 삼보일배와 4월8일 진행되었던 특수교육진흥법의 장례식은 변화의 시작을 알려내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이론속의 공허한 특수교육이 아닌 현실속에 존재하는 교육현장에서 장애인의 학습권과 교육권이 최소한의 틀속에서 보장되고 교육적지원이 가능한 법률체제를 원하는 것이다.
단식 30일이 지나면서 몸의 이상을 느끼면서 단식을 지속해야 겠다는 자신감이 없어지는것이 사실이다. 북적북적하던 농성장에 몇사람 남지 않는것 역시 자신감이 없어지고 외로움이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누구와도 싸움이 아닌 자신과의 싸움인것 같다.
작금의 교육차별을 바꾸어야 한다는 사실과 바꿀수 있다는 희망이 있기에 외롭고 힘들더라도 단식을 지속할것이다. 함께하는 학부모님이 계시고, 장애당사자가 있기에 현장의 특수교사로서 더욱더 의지가 되면서 혼자가 아닌 학부모와 장애당사자 그리고 특수교사가 함께 꿈을 꾸면서 현실을 바꾸어 갈것이다.
혼자꾸는 꿈은 꿈에 머물지만 여럿이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라는 말을 믿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