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의원이 복지부 장관이 되었다. 파란만장한 과정을 거쳐서 복지부 장관직에 올랐다. 아직도 말이 많다. 그가 제대로 해낼 것인가? 이러한 추측과 의혹의 중심에 유시민장관의 말(?)이 깊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음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나 나는 유시민 복지부 장관에게 기대를 한다. 장애인 복지를 하고, 칼럼을 쓰는 한 사람이 유시민 복지부 장관에게 기대를 한다는 것이 대단한 일도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애를 가진 당사자로서, 장애인 복지를 전공하고, 현장에 있는 사람으로서 유시민 장관에게 기대를 걸고 있음을 드러내고 표현하고 싶은 것이 필자의 소견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시의원이 되었든, 구의원이 되었든, 국회의원이 되었든 혹은 대통령이 되든 간에 그가 가지고 나온 공약의 주된 내용은 모두 국민의 삶의 질 즉 복지와 깊은 관련이 있다. 아니 국민의 복지와 무관한 정책과 공약을 가지고 나선 후보는 아무도 없다. 그러나 그가 당선이 되고 나면 국민의 복지보다는 정당의 정책, 그리고 정치 싸움으로 물든 현장에서 허덕거리는 것을 본다. 이러한 모습을 펼치면서 여전히 "국민을 위하여, 국민의 이름으로" 외치는 그들을 볼 때 우리는 식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과정에서 그동안 보건복지부의 위상이 여러 부처 중에 어느 위치에 놓여져 있는가를 우리 새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조용한 장관, 힘이 없는 부서, 큰 소리 치며 공격적이기 보다는 숨을 고르며 방어적인 위치에 있었던 것이 보건복지부가 아닌가? 그러다 보니 보건복지부 장관 자리라고 하는 것이 그다지 힘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보건복지부 소속 공무원들도 힘든 고생을 다하면서도 대접을 받는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다.

바로 이러한 보건복지부의 위상이 해방이후로 오늘까지 유지되어 온 것은 아닌가 하고 나 혼자 생각해 본다. 그래서 나는 이본 유시민 장관에게 개인적으로 기대한다. 그 이유는 노무현 대통령이 의지와 기대를 가지고 여러 반대에도 불구하고 임명할 정도로 신임을 하고 있는 사람이고, 그 정도의 능력이 있다고 여겨지는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능력이 있는 사람을 다른 부서도 아니도 보건복지부에 배치한 것은 이제 보건복지부의 위상이 높아져야 할 때가 온 것이 아닌가를 추측을 해 본다. 또한 유시민 장관은 나름대로의 논리와 식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임을 여러 매체에서 입증해 보이기도 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유시민 장관에게 기대를 한다. 막연한 기대를 하는 것이 아니다. 다음의 몇가지 구체적인 내용이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재임시에 이루어질 확신을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갖고 기대를 한다.

첫째 유시민 장관의 다짐대로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와 더불어 자신의 보건복지부장관의 임기를 채우기를 기대한다. 대통령이 되거나 다른 어떤 정치적 욕심보다는 보건복지부의 위상과 역량을 높이고 활성화시키기 위하여 적어도 대통령의 임기와 축을 같이 하여주기를 기대한다.

둘째 이러한 임기의 보장과 아울러 보건복지부가 국민의 삶의 질을 증진시키기에 걸맞은 위상을 갖도록 노력해 주기 바란다. 복지를 하는 사람은 보건복지부가 기획예산처나 재경원 등에 예산을 받아내기 위하여 머리를 조아리는 것이 아니라 큰 소리를 쳐서 예산을 확보해 내는 위치에 있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서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부총리급은 되어야 한다. 유시민 장관이 보건복지부 장관을 재임하는 중에 부총리가 되는 축하의 인사를 받는 위치에 있기를 바란다.

셋째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민연금이나 건강보험만을 다루는 자리가 아니다. 물론 이 부분이 대단히 큰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 안에는 장애인, 노인, 아동 등의 복지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당사자들을 위한 분야가 있다. 이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가 힘든 사람들이다. 이들의 권리를 위하여 주체적으로 강력하게 일을 해야 할 담당부서가 바로 보건복지부이고,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들을 전적으로 섬겨야 할 주무담당자이다.

이제 우리나라는 사회적 약자들을 위하여 목소리를 낼 때 "작은 소리로" "겸손하게" 내지르는 시기는 지났다고 본다. 오히려 더욱 당당하게 부르짖는 시기를 맞이했다고 본다. 나름대로의 논리, 주장, 그리고 자신만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 유시민 장관이 보건복지부 수장으로 있다. 이제 유시민 장관이 이들의 대변자가 되어 정치논리가 아니라 복지 논리로 기획예산서, 재경원, 교육인적자원부, 여성가족부 등을 뛰어넘는 보건복지부를 만들어야 한다. 장관이 되기 위한 청문회에서 머리를 조아린 자세가 아니라 보건복지부 수장으로서 이 사회의 사회적 약자들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당당한 장관이 되기를 바란다.

특히 장애인 분야의 여러 가지 과제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나서주기 바란다. 장애인 차별금지법, 장애인복지법을 비롯하여 장애의 발생에서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재활과정을 담을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서 이것이 실질적으로 운영되도록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 특히 생애주기에 따른 장애영유아에서 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의 장애인의 권리를 위해서 관심을 갖고 가장 영향력이 있을 뿐 아니라 장애인 당사자로부터 존중받는 장관이 되기를 바란다.

모처럼 자기 목소리를 가진 장관이 보건복지부 장관 자리에 올랐다. 이제 그 목소리를 장애인, 노인, 아동 등 약자를 대변하는 강한 목소리로 온 국민의 심장을 고동쳐 감동시키는 장관이 되기를 바란다. 이 기대에 부응하는 유시민 장관이 될 줄로 믿는다.

이계윤 목사는 장로회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숭실대학교 철학과 졸업과 사회사업학과 대학원에서 석·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한국밀알선교단과 세계밀알연합회에서 장애인선교현장경험을 가졌고 장애아전담보육시설 혜림어린이집 원장과 전국장애아보육시설협의회장으로 장애아보육에 전념하고 있다. 저서로는 예수와 장애인, 장애인선교의 이론과 실제, 이삭에서 헨델까지, 재활복지실천의 이론과 실제, 재활복지실천프로그램의 실제, 장애를 통한 하나님의 역사를 펴내어 재활복지실천으로 통한 선교에 이론적 작업을 확충해 나가고 있다. 이 칼럼난을 통하여 재활복지선교와 장애아 보육 그리고 장애인가족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독자와 함께 세상을 새롭게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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