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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니 부드러운 남자 ‘요시다 아쯔시’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 대외협력 "봉사자"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5-07-25 11:27:38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 대외협력 봉사자 요시다 아쯔시. <김진희> 에이블포토로 보기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 대외협력 봉사자 요시다 아쯔시. <김진희>
서울 용산에 위치한 IL 단체인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의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유난히 눈에 들어오는 남자가 있었다. 그 이름 요시다 아쯔시.

요시다 아쯔시와 만남은 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독립생활연대의 가을 운동회가 있어서 취재겸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아쯔시가 너무 무서워서 말 한번 제대로 붙이지 못하고 돌아왔던 기억이 난다

그 후로 중증 장애인단체에 여러 번 방문해도 그때의 기억이라고 할까. 그저 얼굴을 보면 목례 정도의 인사만 주고받았다.

어느 날 윤두선 회장님이 “아니 진희씨, 사람을 취재하려면 얼굴에 철판을 깔아야지. 이것저것 다 가리면 어떻게 사람 취재를 하려고 해요. 그러고도 기자하려고. 에고…”라고 한다

그 말에 용기를 얻고, “저기요. 인터뷰해도 되요.”

“네. 그러죠. 언제 할까요. 하지만 저는 할 말이 별로 없어요. IL단체 이야기라면 몰라도요.”

아쯔시는 한국의 IL에 대해서는 구구절절 끝이 없을 정도로 할 말이 많은 것 같다. IL이란 ‘Independent Living’의 약자로 장애인당사주의를 말한다.

아쯔시는 일본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다. 한국어에 유난히 관심이 많았던 아쯔시는 일본으로 유학온 한국인 친구에게서 한국어를 배우고 졸업을 하자마자 다시 한국어 공부를 위해 한국으로 유학을 왔다.

하지만 유학생활이 생각만큼 그리 만만치만은 않았다

첫 번째 부딪치는 것이 언어. 일본에서도 조금 한국어를 배웠지만 한국어는 무척 까다로웠다. 예를 들어 ‘배’ 한 단어만 봐도 먹는 ‘배’인지 신체의 한부분인 ‘배’인지, 아니면 타고 다니는 ‘배’인지 뜻을 정확히 알 수가 없어 혼란스러울 때도 많았다. 단어에 대한 뜻을 제대로 알지 못해서 혹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엄청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도 했고, 도움이 못되는 것 같은 생각에 한심해하고 속상해하기까지도 했다.

두 번째로는 한국의 라이프 스타일(Life style)에서 오는 문화의 차이.

한국 사람들은 빨리 빨리를 외치며 공공시설이나 대중교통에서 사람들을 밀치고 부딪쳐도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잘 안하다.

또 무거운 짐을 들고 힘들게 걷는 연세드신 분들을 봐도 그냥 모르는 척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이런 문화 차이에서 오는 생각의 혼란.

세 번째로는 한국의 장애인시설과 아쯔시의 체력. 아주 작은 예를 들어, 휠체어를 밀고 다닐 때 보도에 나타나는 수많은 턱들. 봉사활동이라는 것이 마음만 먹으면 할 것 같으면서도 곳곳에 나타나는 턱들로 인해 힘 빠지기 일쑤. 그러나 봉사활동 할 마음만 있다면 지식이나 기술은 그 후에 따라 오는 것이고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도 많이 힘들어 도중에 포기하고 돌아갈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한국에 온 목적과 한국 장애인들과의 신뢰관계 등을 간직해야하는 필요성을 느껴 남았다.

꿈이 있고 그 꿈을 실현해 나가는 일본인 청년 아쯔시의 눈에는 희망이 보인다. <김진희> 에이블포토로 보기 꿈이 있고 그 꿈을 실현해 나가는 일본인 청년 아쯔시의 눈에는 희망이 보인다. <김진희>
아쯔시가 말하는 복지는 예를 들어 지하철의 개찰구 앞에서 우왕좌왕 하시는 노인에게 이쪽에서 먼저 ‘도와 드릴까요’라고 묻는 것. 이런 단순한 것이 복지의기본이고 개념이라고 말한다.

사실 어떤 사람들은 도와주고 싶어도 어떻게 도움을 줘야할지 몰라서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혹 도움을 주고 싶어 말을 걸었는데 상대방이 “그런 도움은 필요 없다”는 말을 할까봐 두려워 말을 꺼내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아쯔시는 묻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고 한다.

“생활하기 곤란한 사람을 도와주는 것만이 복지가 아니라 지금 당신이 도와주려고 하는 그 마음이 복지의 정신이다. 또한 조그마한 용기와 남을 생각하는 마음 이것만 있으면 누구나 훌륭한 봉사자가 될 수 있다.”

인터뷰 내내 마음 한구석이 씁씁한 것은 뭘까? 이렇게 한국 사람도 아닌 일본사람이 한국에 와서 장애인들을 위해 자원봉사를 하는데 아직까지도 장애인을 터부시하고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

아쯔시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한국과 일본의 장애인을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아쯔시는 현재 독립생활연대에서 봉사자로 대외협력을 맡고 있으면서 일본의 복지에 대한 책등을 번역하고, 매주 월요일 독립생활연대에서 일본어를 가르치고 있다.

후에 일본으로 돌아가서 한국을 알리는 가이드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그의 눈빛은 밝고 영롱하기만 하다. 꿈이 있고 그 꿈을 실현해 나가는 일본인 청년 아쯔시의 눈에는 희망이 보인다.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 홈페이지는 'www.ilkorea.org'입니다.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 직원들과 함께 에이블포토로 보기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 직원들과 함께

칼럼니스트 김진희 (ukortho@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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