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변공원에서 바라 본 광안대교의 저녁 풍경.

번개는 천둥을 동반하는 대기 중의 방전현상(放電現象)을 말하는데 요즘 같은 장마철에 많이 일어난다. 번개의 방전은 거의 1,000분의 몇 초라고 하는 짧은 시간에 일어나므로 육안으로는 하나의 전광 즉 번쩍 하는 빛으로 보인다.

우리 나라에 컴퓨터가 보급되고 전자게시판 즉 PC통신이란 것이 1991년 ~1992년 무렵부터 생기기 시작했는데 통신에서 만난 사람들이 실제로 모이는 것을 정모, 또는 번개(벙개)라고 한다. 정모는 날짜를 정해놓고 정기적 또는 부정기적으로 만나는 것을 말하는 반면 번개는 즉흥적으로 만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 아마도 정말 번개처럼 번쩍 스쳐지나 가는 것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싶다. 아무튼 정모나 번개는 인터넷 시대의 신조어다.

다음카페 '편한세상 아름다운세상'(http://cafe.daum.net/johnnara 운영자 따스한(도상철))이 정국 순회 정모를 시작했다. 미리 날짜를 정해 놓고 전국 순회를 하는 것이므로 번개는 아니고 정모다.

'편한세상 아름다운세상'은 2002년 1월에 개설되었는데 현재 회원이 8830명이다. 그동안 서울에서는 몇번이나 전체 정모를 가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방 정모는 처음이다.

이번 전국순회 정모는 운영진이 전국을 돌면서 각 지역의 회원들과 만나는 것인데 7월 4일 강원, 5일 대전 충청, 6일 대구 경북, 7일 부산 경남, 8일 광주 전남, 9일 전주 전북의 일정이었다.

편하고 아름다운 만남 -왼쪽 필자 오른쪽 따스한님.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편안한 만남을 위해서 만들었다는 '편한세상 아름다운세상'에 2002년 가을쯤에 필자도 회원 가입을 했다. 그러나 가끔씩 들러 어떤 사람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 지 주로 눈팅만 하는 부실한 회원이었는데 이번에 부산 정모가 있다는 것을 알고 참석하기로 했다.

7월 7일 저녁 광안리 바닷가 광안대교가 눈앞에서 펼쳐지는 수변공원 어느 횟집에서 부산 정모를 가졌다. 생각보다 참석자는 많지 않아 10여명에 불과 했지만, 온라인상에서만 만났던 사람들이 실제로 만나니 무척이나 반가웠다. 창밖으로는 보이는 멋진 풍경에 취하고 한잔 술에 취해서 제각기 사는 이야기하느라고 광안리의 밤이 깊어 가는 줄도 몰랐다. 그러나 운영진에게는 내일의 광주 모임이 예정되어 있으므로 아쉽지만 헤어져야 했다.

비장애인들은 인터넷 동호회에서도 정모나 번개를 자주 하는 것 같은데 아무래도 장애인은 이동의 제약을 받다보니 쉽지 않을 것 같지만 가까운 사람끼리 번쩍하는 번개라도 자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장맛비 속을 뚫고서 따스한님 사랑방님 전국 순회 정모 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내 이웃이 행복하지 않는 한 나 또한 온전히 행복할 수 없으며 모두 함께 하는 마음이 없는 한 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할 운명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진 자와 못 가진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평등하게 공유할 수 있는 열린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쓸모 없음을 쓸모 있음으로 가꾸어 함께 어우러져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사랑으로 용서하고 화합하여 사랑을 나눔으로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복남 원장은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사무총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하늘사랑가족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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