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를 시작하는 <작은 세상>은 초등학교 3학년인 오정원을 중심으로 가족과 학교, 이웃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엮은 동화입니다. 이 글의 주인공 오정원의 어머니는 지체장애인입니다. 어머니 뿐 아니라 정원이 가까이에는 장애인이 참 많습니다. 학교친구, 이웃아저씨, 책대여점 언니, 우연히 만난 꼬마….

“어, 내가 아는 사람 중엔 장애인이 없는데….”

이렇게 말하는 친구들이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하지만 주위를 한번 둘러보세요.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장애인 이웃이 있는 걸 알게 될 거예요. 또 요즘처럼 단 한번의 사고로도 장애인이 될 수 있는 험난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자기가 절대로 장애인이 되지 않을 거라는 장담은 할 수 없을 겁니다.

장애인은 장애를 갖지 않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아주 평범한 사람입니다. 물론 장애인은 ‘질병이나 사고로 신체의 일부 기능을 상실한 사람’이기에 일상생활이나 하고자 하는 일을 해내는 게 무척 어렵고 힘이 듭니다. 하지만 편의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다면, 또 알맞은 보조 장치를 사용한다면 더디더라도 자신이 하려는 일을 훌륭히 해낼 수 있습니다. 시력이 낮은 사람과 안경과의 관계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장애인은 두렵고 불결한 존재이다.’

‘스스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누군가가 끊임없이 돌봐줘야만 한다.’

이런 잘못된 생각은 장애인을 잘 몰라서 갖는 편견일 뿐입니다. 여러분이 장애인에게 관심을 갖고, 친구가 되고, 장애의 불편함까지 이해하게 된다면 그런 편견들은 저절로 사라지게 되겠죠. 중요한 건 바로 우리의 마음가짐입니다.

또 그러한 마음을 좀 더 넓혀서 우리 주위에 있는 외롭고 힘들고 고통 받는 사람들, 길가의 시든 풀, 병든 동물까지, 살아있는 모든 생명들을 아끼고 사랑할 수 있다면 세상은 얼마나 아름답고 멋진 곳으로 변하겠어요? 작은 사랑이 모여 큰사랑을 이루고 가정, 학교, 이웃…, 이런 작은 세상들이 모여 큰 세상을 이루는 것이니까요.

이 글은 그런 큰 세상으로 가는 길목에 작은 안내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쓴 것입니다. 이 글을 읽고 자기주변의 고통에 눈을 돌리고 관심을 가지는 친구가 늘어난다면 그보다 더 큰 기쁨이 없겠습니다.

<작은 세상>의 작가 최현숙은 첫돌 지나 앓은 소아마비 후유증으로 정규교육을 받지 못하고. 독학으로 검정고시를 거쳐 대학에 들어갔다. 대학 새내기 시절에 처음으로 시를 쓰기 시작했지만 대학원을 졸업하며 시를 접었다가 2002년부터 다시 시를 쓰기 시작해 2005년 구상솟대문학상 본상(시인상)을 받았다. 지금은 동화작가·콘티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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