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날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8일에는 종로거리에서 연등축제가 열려 서울시민 모두의의 축제 분위기였다.

불교에서는 ‘장애’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약사유리광여래본원공덕경〉에 나오는 장애인에 대한 불교의 견해를 살펴보면 장애의 원인을 업이라고만 설할 뿐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고 있다. 다만 장애인을 악업(惡業) 결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무기업으로 고통받는 여러 중생 가운데 하나로 여기고 있다.

약사여래의 열두 가지 대원(大圓)을 보면 장애인 구제에 대한 의지를 알 수 있다. 약사여래는 "내가 성불하여 이 세상에 신체 불구자가 없게 하고, 업보로 신체적 불구가 되어 고통받는 자 내 이름을 들으면 즉시 병고에서 구원받도록 하겠다"는 발원. 즉 “온갖 기관이 불구이거나 어리석고 미치거나 그 밖의 온갖 병이 있다면 나의 이름을 듣고 온전히 되게 하겠다”고 서원하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의 출가는 허락되지 않았다. 〈사분율(四分律)〉 ‘수계건도(受戒度)’편을 보면 “손이나 다리, 귀가 없는 이, 풍병이 있는 이 등은 구족계를 받을 수 없다”고 나와 있다. 율장에 근거해 조계종도 장애인의 출가를 금하고 있다. 조계종 승려법 2장8조에 따르면 ‘금치산자, 중풍, 나병, 백치, 중성, 장애인, 난치 혹은 전염병에 걸렸거나 신체조건이 승가로서의 위신상 부적당한 자’는 사미. 사미니계를 받을 수 없다고 되어있다. 이것은 “출가자는 개인 수행을 하는 것과 달리 모든 사람의 귀의처가 돼야 하기 때문에 기준이 엄격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부처는 정신적인 장애에 대해 더 우려하였다. 중아함경에서는 육체적 장애는 극복할 수 있지만 탐. 진. 치에 물든 ‘정신적 장애’는 좀처럼 이겨내기 어렵기 때문이며". “욕심이 없으면 곧 일체의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에서 해탈할 수 있다”설하고 있는 데서도 알 수 있듯 부처님은 중생의 정신적 장애를 구제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근래 10여 년 동안 불교계에서 사회복지재단을 설립하고 운영하는 사회복지시설은 크게 증가했다. 대부분 복지시설을 수탁운영 하는 형태이지만 불교복지시설의 수적 증가는 스님과 재가불자들이 다양한 복지시설에서 활동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었다.

불교복지시설의 수가 괄목할만한 증가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불교복지분야의 전문인력과 자체적으로 설립한 시설의 부족 등으로 향후가 그리 밝지 않았던 불교계에도 요즘 들어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 예로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는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의 사회복지 행정체계 설립 등 10주년 특별사업 추진사업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현 시대에 복지·문화 분야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불교도 이제 “받는 불교에서 주는 불교로, 산중 불교에서 대중 불교로, 찾아오는 불교에서 찾아가는 불교로 변화해야 하는 점을 강조하면서 앞으로 나서고 있다.

조계종복지재단은 10주년을 기점으로 불교가 사회복지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에 본격적으로 나서야 할 시기로 삼고 위탁시설 점검 및 교육·상설화된 연구기관 설립 등 종단 내 사회복지 행정체계 정립의 중요성을 확인하면서 최종적인 불교사회복지 아젠다 개발을 위한 제언 작업으로서 6월에 ‘불교사회복지 아젠다 개발관련 학술세미나’를 개최 예정에 있다.

그러나 아직은 불교계에는 복지시설에서 필요로 하는 여러 영역의 전문인력을 육성할 수 있는 대학과 대학원이 부족한 실정이고 . 그리고 여기서 배출한 인력을 채용하고, 경험을 쌓도록 이끌어 줄 수 있는 시설의 수도 타종교에 비하여 부족한 편이다.

불교복지 전문인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위탁시설이 아닌 불교계 자체시설이 더 많아져야 한다.

조계종에서는 최근 전국의 각 본사와 주요 사찰에 노인복지시설의 설립뿐만 아니라 장애인 복지시설에도 적극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으려면 사회복지사, 의료 및 간호인력, 물리치료사, 자원봉사자, 등 다양한 인력이 확보되어야 한다. 또한 시설 건립에 필요한 재정의 확보를 위해서도 각 사찰의 예산 확보와 많은 후원회의 활성화도 필요하다.

이러한 서비스는 사회 문화적 측면과도 연계되어 있다. 따라서 불교계에서 추진하는 사회복지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 그리고 동참이 필요하다.

최명숙씨는 한국방송통신대를 졸업하고 1991년부터 한국뇌성마비복지회 홍보담당으로 근무하고 있다. 또한 시인으로 한국장애인문인협회회원으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1995년에 곰두리문학상 소설 부문 입상, 2000년 솟대문학 본상을 수상했으며 2002년 장애인의 날에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주요 저서로는 시집 '버리지 않아도 소유한 것은 절로 떠난다' 등 4권이 있다. 일상 가운데 만나는 뇌성마비친구들, 언론사 기자들, 우연히 스치는 사람 등 무수한 사람들, 이들과 엮어 가는 삶은 지나가면 기쁜 것이든 슬픈 것이든 모두가 아름다운 추억이 되어 남으니 만나는 사람마다 아름다운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라고, 스스로도 아름답게 기억되는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속에 기쁜 희망의 햇살을 담고 사는 게 그녀의 꿈이다. ■한국뇌성마비복지회 홈페이지 http://www.kscp.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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