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치니의 ‘아베마리아’ 한 곡으로 전 세계 클래식 비평가들의 귀를 사로잡았던 소프라노 이네사 갈란테의 독창회에 뇌성마비인들과 다녀왔다.

베르디의 <운명의 힘> 중에서 ‘나에게 평화를 주소서, 주여!’와 헨델의 <리날도>의 ‘울게 하소서’, 빌라-로보스의 ‘브라질 풍의 바흐 5번’ 등의 주옥같은 음악을 들으면서

낮게 내린 저음과 함께 숨을 멈추었다가 결코 서두르지 않고 다시 떠올라 서서히 하늘까지 솟아오르는” ‘천상의 목소리’로 깊은 인상이 가슴에 남아 이네사 갈란테를 못 잊어 하는 펜들의 심정을 헤아리고 남음이 있었다.

이네사 갈란테는 옛 소련의 라트비아 공화국 출신으로 1992년 독일에서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의 파미나 역으로 서방권에 첫 선을 보인 이래 이제는 일급 가수의 반열에 올라 유럽을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네사 갈란테가 노래를 부르기에 앞서 쉬운 영어로 곡에 얽힌 사연이나 그녀가 사는 이야기 등을 다정다감한 설명을 덧붙이며 전혀 과장되지 않는 순수한 목소리도 무척 인상적이었으며, 이것은 관객들로 하여금 싱그러운 봄 날 밤의 여유를 가져다 주었다.

우리가 이렇게 갈란테의 독창회를 관람할 수 있었던 것은 노원문화예술회관 함학림 공연기획팀장의 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10여 년전 구청의 공보담당으로 있던 그와 처음 만난 이후, 그는 부서를 옮길 때마다 소식을 주고, 주위의 사람들에게 자원봉사를 권유하면서 장애인들에게 관심을 꾸준히 가져왔다.

지난 4월초 노원문화예술관 공연기획팀장으로 부서를 옮기자마자 장애인들이 좋은 공연을 접할 기회를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바램과 계획을 전화로 이야기하였었다.

공연티켓을 복지관까지 직접 가져온 그에게 뇌성마비인들이 칠보로 만든 핸드폰 장식품에 배려에 대한 답례와 앞으로도 많은 기회를 달라는 소마을 덧붙여 선물을 하였다.

그는 선물로 받은 핸드폰 장식품 중 하나를 이네사 갈란테에게 뇌성마비인들을 소개하며 선물로 주겠다고 연락을 해왔기에 칠보목걸이와 뇌성마비복지회 리플렛, "우리에게 최고의 친구"라고 싸인을 한 시집 한 권을 포장하여 그에게 다시 갖다 주었다.

오늘 아침 이네사 갈란테에게 잘 전해주었다는 그의 전화를 받으며 다시금 세심한 그의 마음과 배려에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장애인의 문화접근권에 대한 관심들이 높아지고 있는 요즈음 노원문화예술회관의 함학림 팀장의 배려와 실천은 지역사회 문화공간에서 비장애인들과 더불어 문화를 공유할 수 있는 물꼬를 터주는 일이었다.

경제적 여건,. 교통과 편의시설 등의 미비한 여건 때문에 공연장을 찾기 어려운 장애인들에게 후원처 개발 등 여러 방법을 모색하여 문화향유의 기회를 늘려주고 싶다는 그의 마음과 바램에 동참하는 이들이 많아져서 더 큰 빛을 발하기를 빈다.

최명숙씨는 한국방송통신대를 졸업하고 1991년부터 한국뇌성마비복지회 홍보담당으로 근무하고 있다. 또한 시인으로 한국장애인문인협회회원으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1995년에 곰두리문학상 소설 부문 입상, 2000년 솟대문학 본상을 수상했으며 2002년 장애인의 날에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주요 저서로는 시집 '버리지 않아도 소유한 것은 절로 떠난다' 등 4권이 있다. 일상 가운데 만나는 뇌성마비친구들, 언론사 기자들, 우연히 스치는 사람 등 무수한 사람들, 이들과 엮어 가는 삶은 지나가면 기쁜 것이든 슬픈 것이든 모두가 아름다운 추억이 되어 남으니 만나는 사람마다 아름다운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라고, 스스로도 아름답게 기억되는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속에 기쁜 희망의 햇살을 담고 사는 게 그녀의 꿈이다. ■한국뇌성마비복지회 홈페이지 http://www.kscp.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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