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사 뒤쪽 위에 LED(light emitting diode) 전광판. <칼럼니스트 박종태>

지난 19일 전북 전주시를 방문했다. 완주군 고산면으로 가는 버스를 탔는데, 버스에서 내릴 정류장 안내 방송을 잘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운전사 뒤쪽 위에 LED(light emitting diode) 전광판이 눈에 들어왔다. 처음에 무엇인가 알리는 안내문구라고 생각했는데 자세히 보니 내릴 정류장과 그 다음 내릴 정류장에 대한 안내문구였다.

청각장애인들이 가장 편리하겠다는 생각이 머리 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비장애인분들이 내릴정류장 안내방송을 못 들었을 경우, 편리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하철 LED 전광판처럼 내릴 정류장을 알려주니 너무 편리하고 감사했다. 서울 일부 버스에서 보았지만 지방 도시에서 시민들의 편리를 위해서 시행하고 있으니 너무나 감사했다.

시내·시외버스, 철도 등이 전국적으로 LED전광판 설치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서울시청 대중교통과에 전화해 LED전광판을 설치해서 청각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시내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부탁하니 직원 분은 BIS 방식이라고 알려주면서 시행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검토 후 꼭 설치해줄 것을 부탁했다.

그리고 한국농아인협회 기획실장에게 전화해 전주시가 시내버스에 LED전광판을 설치해서 편리하다고 전해줬다. 이 기획실장은 ‘장애인·노인·임산부등의교통수단이용및이동보장에관한법률 시행령’에도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LED전광판은 청각장애인들에게만 필요한 시설물이 아니라 비장애인 포함 모두에게 필요하다. 청각장애인에게 필요한 편의시설을 비장애인들도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LED전광판에 영어, 중국어까지 포함해 내릴 정류장을 알려주면 외국인들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건설교통부는 전국 대중교통의 LED 전광판 의무화를 통해 청각장애인 뿐만 아니라 비장애인, 외국인에게 대중교통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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