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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눈엔 뭐만 보이는 모양이다

[세상이야기]박수성 교수의 진료실 이야기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5-02-05 15:59:09
“딸 아들 구별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 하나 씩 만 낳아도 삼천리는 초만원” 1970년대 산아제한 정책의 일환으로 당시 정부에서 홍보하던 표어들이다.

그러한 홍보효과의 덕을 톡톡히 본 탓인지 최근에는 오히려 급격한 출산율 저하와 수명 연장으로 인한 인구의 고령화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출산율 복원과 앞으로 다가올 고령화 사회에 대비해 대통령직속으로 “고령화 및 미래 사회 위원회”까지 생긴 요즈음의 시대상황에 비춰보면 실로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이러한 현상은 일선 진료현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쳐 소아과, 소아외과, 소아정형외과, 소아흉부외과 등 소아와 관련된 진료과의 위축을 가져오고 있다.

출산율이 워낙 급격히 감소하다 보니 소아환자의 방문도 줄어들게 되고 이들을 담당하는 의료진들도 병원에서 기대하는 만큼의 역할을 할 수 없어 자신의 전공 외에 다른 부전공도 같이 해야만 그나마 병원의 눈치를 덜 볼 수 있는 현실이 된 것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소아 관련 진료과가 비 인기과로 전락되어 이를 전공하고자 하는 의사들의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반면 노인 관련 질환을 다루는 진료과에 지원하는 의사들의 수는 계속 늘어만 가고 있다.

아이들을 치료하는 의사들의 수도 줄어들고 고령화대책에 밀려 아이들에 대한 정부당국으로부터의 지원도 줄어들어 희귀 난치병이나 뇌성마비 같은 뇌 병변 장애로 고생하고 있는 아이들이 더욱 더 사회의 관심에서 멀어질까 걱정이다.

지율 스님이 천성산 도룡농을 살리기 위해 목숨을 건 단식 투쟁 끝에 정부로부터 항복을 이끌어냈다 하여 말들이 많다. 또한 이로 인해 공사가 중단되게 됨에 따른 누적 손실액이 2조5000억원에 이른다는 소식도 들린다. 이만한 돈이 장애 아동들을 위해 쓰인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도 단식하면 그만한 지원을 정부로부터 받아낼 수 있게 되어 희귀 난치병이나 뇌병변 장애를 앓으면서도 돈이 없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고 점점 사회로부터 소외되고 있는 아이들을 도울 수 있지 않을까? 뭐 눈엔 뭐만 보이는 모양이다.

칼럼니스트 박수성 (sspark@amc.seou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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