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 송년회가 있다. 난 송년회에 제대로 참석한 적이 없다.
"재미난 송년회예요. 꼭~ 오세요."
"선배 진짜 재미있대. 와인파티에 깜짝쇼까지.."
아이를 마음 편히 누군가에게 맡기는 것이 쉽지 않다.
은혜를 돌보는 것을 사람들은 지레 겁을 먹기에...
일하러 가면 돌봐줄 수 있어도, 놀러가는 엄마의 아이를 돌보기는 싫기에.
"아이땜에 못 갈 것 같아."
"좋은 엄마 노릇 그만해! 자기만 아이 키우냐!! 아이 사랑 안하는 엄마가 어딨어!"
억울하다.
아이와 함께 송년회에 간다.
"부부동반도 있는데, 자녀동반 안될라구!!"
"왔어! 엥?"
결국 일찌감치 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내 자리로 돌아와 아이와 함께 조용한 송년의 밤을 보낸다.
"은혜야 한해가 간단다."
"가? 또 어디가?"
<장차현실의 '별아이 현실엄마'는 세계일보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만화가 장차현실
pen336@hanmir.com
장차현실은 1988년 홍익대 동양화과를 졸업했다. 1997년 페미니스트저널 이프에 <색녀열전>을 연재하면서부터, 프리랜서 만화가로 일을 하기 시작했다.
국민일보 <현실을 봐>, 인터넷한겨레 <장현실의 현실을 봐>, 우먼타임스 <덕소부인> 등 여성과 장애를 주제로 한 만화를 연재했고, 지금도 여성의 시각으로 세상읽기를 하며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펴낸 책으로 도서출판 이프 <색녀열전>, 한겨레출판부 <엄마 외로운거 그만하고 밥먹자>가 있다. 현재 물 맑은 양수리에서 딸과 함께 살고 있으며 앞으로도 장애인과 여성의 현실 등에 대해서 계속 그림을 그리고 책을 펴낼 예정이다.